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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국력 낭비하는 소모적 갈등 막으려면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즉 북한과의대치라는 특수 상황에 처해 있어 국가 안보 이슈와 관련해서는 무엇이 진실인지 확인하기가 정말 어려운 환경 속에 있다. 여기에 거짓 정보를 마치 진실인양퍼나르는 일부 사람들 때문에 아무리 정부가 사실을 말하려 해도 진실 공방은 되돌이표마냥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 10여 년간 모든 국민들이 지겨울 정도로 경험해온 바이기도 하다. 이번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논란은 물론 지난 10여 년간 대규모 사회적 갈등을 일으켰던 광우병 사태, 천안함 피격 사건, 메르스(중동호흡기질환), 영남권 신공항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갈등의 이면에는 스마트폰 보급과 누리소통망(SNS)의 발달, 그에 따른 불특정 다수의 여론전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괴담으로부터 자유롭고,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합리적인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부 정책의 대상이 되는 이해당사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원활한 대화를 통한 적극적 소통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도식적이고 원론적인 진리를 구두선에 머물지 않고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선 정부가 갈등 상황을 신속히 인식하고 대응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민간조직과는 달리 다단계의 보고체계와 정책 결정 단계를 가진 공적 조직이기 때문에 상황을 인식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갈등은 증폭되고 루머는 확산돼 거짓 정보가 마치 진실인양 돌아다니기 때문에 정부의 정상적인 보고조차 거짓과 변명인 것처럼 포장되는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정부 조직 내 갈등 관리부서의 기능을 확장해 정부 정책 관련 갈등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신속하고도 체계적으로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에까지 대응할 의무는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의 주장에 더 이상 국력이 낭비돼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과학적 논쟁은 전문가들에게 맡겨둬야 한다. 정부는 과학적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면 된다. 논의를 위한 규칙이나 합의 방식도 그들에게 맡겨서 자율적으로 합의되도록 하고, 전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이것만으로도 정부는 신뢰를 얻게 되고, 거짓 정보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는 경종을 울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조정 전문가들을 활용하는 것도 문제를 객관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셋째, 언론과 국회의 책임 있는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정보들이 진실임을 외쳐도 그 사실을 애써 믿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온라인상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언론이 비과학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을확대 재생산하는 무책임한 행위도 근절돼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과 민심을 누구보다도 잘 읽는 곳이 언론사와 국회이니 다수의 국민의 생각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바르게 알려야 할 언론과 국회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다. 특히 국회는 갈등을 조장하는 곳이 아니라 풀어주고 치유해주는 곳이 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선우

· 이선우 (한국갈등학회 회장·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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