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청산도 해송길가성비 공감 여름휴가 즐기기_ ‘슬로시티’ 여행 청산도&하동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최소화를 위해 공공 부문의 휴가 가능 기간을 6월 셋째 주부터 9월 셋째 주까지 늘리고 2회 이상 나눠 쓰도록 권고함에 따라 휴가철이 길어질 전망이다. 가족 단위 소규모로 성수기는 피해서 비시즌에 나눠가기 좋은 가성비 공감 휴가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바쁜 도심에 묻혀 살다보면 일상 속 ‘빠름’에 지쳐 기운이 빠질 때가 종종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긴장된 시간을 보내다보니 나를 위한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럴 땐 조금은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느림’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성수기가 아니면 더 좋다. 북적거림을 벗어나 느림의 삶을 통해 마음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슬로시티’ 여행을 추천한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16개의 슬로시티가 지정돼 있는데 그중 대표 격인 1호 슬로시티 청산도와 아름다운 섬진강을 품은 다섯 번째 슬로시티 경남 하동으로 느림보 여행을 떠나본다.
▶청산도 서편제길하늘 바다 들판도 푸른 대한민국 1호 슬로시티 청산도
청산도는 전남 완도에서 19.2km 떨어진 다도해 최남단 섬으로 완도항에서 뱃길로 50분 거리에 있다.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이라 불린다. 자연경관이 유난히 아름다울 뿐 아니라 구들장논, 돌담장, 해녀 등 섬 고유의 풍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덕분에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평화로운 이 섬의 속살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무조건 느릿느릿 천천히 걷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1993년 영화 <서편제>를 통해 청산도의 황톳길과 돌담이 알려지면서 이 섬을 걷고 싶어 몸살이 난 사람이 많았고 먼 길을 마다않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청산도는 유채꽃이 어우러진 봄 풍경이 특히 아름답지만 이때는 사람이 많아 번잡하기 때문에 오히려 늦여름이나 가을이 한가로운 슬로시티의 진수를 맛보기에 좋다.
청산도에는 총 42.195㎞의 ‘슬로길’이 있다. 섬 주민들의 마을 간 이동로로 이용된던 길인데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해서 슬로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미항길, 사랑길, 고인돌길, 낭길, 범바위길, 구들장길, 다랭이길 등 섬 고유의 풍경을 따라 11개 코스(17길)로 이뤄졌으며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에 선정됐다. 이 길을 다 걸으면 자연스레 청산도를 완주하게 된다. 하루에 다 돌아보는 것은 어렵고 짧은 일정이라면 핵심 1, 2코스만 걸어도 좋다.
도청항에서 내려 슬로길 푯말을 따라 예쁜 벽화가 그려진 도락리를 지나면 마을 뒤 해안길이 나온다. 해송이 일렬로 늘어선 멋진 소나무길로 걸어가다보면 슬로길 이정표는 왼쪽 언덕 다랭이밭길로 향해 있다. 이 언덕에 올라서면 바로 그 유명한 서편제 길이 펼쳐진다. 영화 속 유봉 일가가 진도아리랑 가락에 맞춰 어깨춤을 췄던 그 길이 아직 그대로다.
청산도에서 빠름은 반칙이다. 슬로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느릿느릿한 풍경에 몸을 맡기고 마음의 쉼표를 하나 찍어보자. 오래 걷는 것이 부담된다면 배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슬로시티 순환버스를 이용해 구석구석 돌아도 된다.
▶하동차밭 | 하동군시간이 멈춘 듯 풍경이 휴식, 야생녹차의 고향 하동
섬진강을 따라 구례에서 화개를 거쳐 하동을 지나는 19번 국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유명하다. 특히 매화와 산수유, 벚꽃이 활짝 피는 봄날에 이 길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하지만 이때 섬진강변은 꽃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만 실컷 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철지난 계절에 찾기를 추천한다. 국내 다섯 번째 슬로시티 하동의 진면목을 감상하기 제격이기 때문이다.
하동엔 섬진강변의 백사장과 송림공원, 천년 고찰 쌍계사와 십리벚꽃길, 1200년된 차(茶) 시배지,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악양면 등 볼 것이 차고 넘친다. 특히 문체부가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로 조성한 ‘토지길’은 걸어서 하동 땅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총 3개 코스이며 코스별 소요 시간은 4~5시간, 대부분 평탄한 길이어서 큰 부담이 없다.
1코스는 소설 <토지>의 배경인 악양을 느긋하게 돌아보기에 좋다. 평사리공원에서 출발해 평사리 들판~동정호~고소산성~최참판댁~조씨 고택~취간림~악양루를 거쳐 다시 공원으로 돌아오면 된다. 박경리 작가는 이곳을 직접 답사한 뒤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평사리 들판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을 언덕에 소설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최참판댁이 있다.
2코스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로 오르는 유명한 십리벚꽃길이다. 맑고 우렁찬 화개천 따라 이어진 약 5㎞의 2차선 도로에는 양옆으로 토종 왕벚꽃이 심어져 있다. 2007년 문체부의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랑하는 남녀가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서 ‘혼삿길’이라고도 한다.
3코스는 평사리공원에서 시작해 섬진강을 끼고 19번 국도를 따라 화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름다운 섬진강의 은빛 백사장을 타박타박 걸어도 좋고 송림공원 울창한 소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며 강바람을 맞아도 좋다. 슬로시티 하동 여행은 조금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 오랜 세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휴식인 곳, 느림의 미학이 그곳에 있다.
글·사진 정영주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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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