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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평소 책을 즐겨 읽기로 소문난 문재인 대통령의 서재가 공개됐다. 국민이 직접 만들고 참여한 서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 대통령의 서재는 국민인수위원회에서 5월 25일부터 7월 12일까지 50일간 ‘대통령의 서재’라는 이름으로 꾸려졌고, 취임 100일을 맞아 8월 17일 청와대 경내 개방 행사를 통해 공개됐다.

 


대통령의 서재는 국민이 대통령과 함께 읽고 싶은 책과 국정운영에 참고할 만한 책의 내용을 자신의 생각과 함께 제출하는, 국민인수위원회가 운영한 ‘광화문1번가’ 특별 프로그램이었다.

국민의 높은 관심과 참여 속에 중복도서를 제외하고 총 580여 권의 책이 선정됐다. 소설가 황석영, 시인 신달자, 등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 주부, 학생 등 각계각층에서 보낸 책들도 포함됐다.

국민들은 ‘일은 돈벌이 이상의 존엄과 관계된 가치이며 가장 합리적인 복지’라는 것을 대통령에게 말하기 위하여 <100살이다 왜!>를 추천했으며 교육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왜 학교는 질문을 가르치지 않는가>를 추천하기도 했다. 또한 도서관이라는 사회자산을 되돌아보는 <공공도서관 문 앞의 야만인들>, 환경을 위한 이야기 <굿바이! 미세먼지>, 그리고 어린아이가 추천한 <15소년 표류기> 등의 책도 대통령의 서재에서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8월 17일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출입기자단이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를 둘러보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8월 17일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출입기자단이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있는 서재에 국민 추천 도서를 배치한 것은 항상 국민의 생각을 가까이에서 듣고 공감하며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유명인이 추천한 책과 추천 이유다.

책 읽는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전 경남 양산의 자택에서 책을 읽고 있다. ⓒ연합

소설가 황석영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
책을 읽고 국민과 대화하려는 대통령을 갖게 돼 기쁘다. 추천하고 싶은 책이 많다. 수많은 작가의 책 가운데서 한 권만 고른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고민 끝에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을 추천한다. 한국의 단편소설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문학적으로 뛰어나다. 근현대문학 100년의 시간 속에서 뛰어난 단편 100편을 선정하고, 졸작 1편을 더해서 101편이 됐다. 이 책을 통해 지난 100년 동안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기쁨, 고통, 슬픔을 만날 수 있다. 문학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우리 문학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과, 문학을 통해 사람을 보다 깊고 폭넓게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광고인 박웅현 <사피엔스>
추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유발 하라리를 보면 젊은 나이에 그들이 가진 지식의 깊이, 통찰의 힘, 방대한 독서량과 논리적 구성력, 유머감각까지 갖추고 있다. 어떤 교육 시스템 안에서 자랐을 때 저렇게 자랄 수 있을까 궁금하고 부러웠다. 우리나라도 그런 교육 시스템을 갖췄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내용 때문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다른 생명체, 사피엔스 이외에 다른 생명체와 공존하는 데 대한 화두가 이 책에 있다. 최상의 포식자가 인간인데, 다른 생명체와의 공존을 모색하지 않으면 우리조차 다 없어져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해야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준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대통령이 그런 마음을 국정에 반영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추천한다.

야구선수 추신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야구를 하면서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다. 우연히 접한 이 책에 ‘잠깐 하는 일이 아니라 오랫동안 하는 일이라면 열심히만 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라’는 말이 있었다. 야구선수로서 한 시즌 경기를 치르다 보면 몸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까지 지치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길 바란다. 더욱이 국가 운영으로 힘든 대통령도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는 쉼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청와대 경호원 최영재 <지혜를 읽는 시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경호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의 내면에 있는 지혜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격려하고 있다. 특히 마음에 와 닿는 구절은 ‘지혜로운 사람은 행복을 향한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말하겠다’는 부분이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대통령도 지혜가 필요할 터이므로,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청와대 부대변인 고민정 <나무수업>
평소 대통령이 나무, 식물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책을 보니 나무 한 그루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좋은 구절이 많이 있지만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숲은 제아무리 허약한 구성원도 함부로 포기하거나 버리지 않는다. 만일 그럴 경우 숲에 뻥뻥 구멍이 뚫릴 것이고, 어스름한 빛과 높은 습도를 갖춘 예민한 숲의 기후가 그 구멍 탓에 순식간에 엉망이 되고 말 것이다’라는 구절이다. 숲에는 키가 큰 나무도 있고 작은 나무도 있고 건강한 나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무도 있다. 숲은 건강함을 위해서 모든 나무를 버리지 않는다. 대통령도 다양한 사람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우르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배우 신애라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이 책은 한국에 있는 많은 입양 가정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우리나라 정치인이, 대통령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아이들의 사정을 헤아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많은 아이가 가정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채 자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미혼모가 아이를 키우게 될 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얼른 아이들이 입양, 위탁될 때 가정을 경험하고 사랑을 맛볼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시인 신달자 <세상의 매듭을 푸는 교황 프란치스코>
사회의 매듭, 국가의 매듭, 세계의 매듭을 풀어가는 소통의 힘을 강조한 책이다. 지금 세계, 국가, 개인이 굉장히 어려운 매듭에 묶여 있다. 이 책으로 대통령이 이런 우리 사회의 매듭을 잘 풀어나가고 사회의 모든 소통이 가능할 수 있게 도와주길 바란다. 그리고 대통령이 가진 우리나라의 꿈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만화가 이현세 <이두호의 가라사대>
가장 존경하는 만화가 이두호 선생이 20년 동안 틈틈이 그려서 만든 책이다. 조선시대 21인의 기인들의 이야기를 12가지 채색 기법으로 그린 작품이다. 간단하지만 가볍지 않고 짧지만 긴 울림이 있는 단편 모음집이다. 12가지 채색 기법에서 이두호 선생의 화가로서의 진면목도 볼 수 있다. 기성세대의 고정관념에 대해서 통렬하지만 조용히 짚고 있다. 만화가로서 내내 자유로운 표현 세계를 꿈꾸면서 살아왔지만, 후배들은 더욱 열린 세상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 


임언영|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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