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핀란드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 ‘무민’이 국내 최초로 전시된다. 하얗고 동글동글한 몸에 동그란 눈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무민은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캐릭터다. 이번 전시에서는 무민을 탄생시킨 토베 얀손이 직접 그린 원화부터 무민 저작권사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까지 무민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무민 원화전’에는 토베 얀손이 직접 그린 원화부터 무민 저작권사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까지 무민의 연대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C영상미디어
핀란드에서는 전설이 하나 전해지고 있다. 어린아이가 구석에 숨어들면 무시무시한 ‘무민트롤’이 튀어나온다는 이야기다. 무민트롤은 우는 아이를 뚝 그치게 만드는 ‘망태 할아버지’나 ‘도깨비’ 같은 존재다. 이 전설 속 괴물 무민트롤이 토베 얀손의 손을 거쳐 하얗고 동글동글한 몸매의 귀여운 ‘무민’으로 새로 태어났다.
얀손이 무민을 처음 그렸던 1939년은 유럽 전역에 전쟁의 그림자가 뒤덮였을 때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많은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얀손은 전쟁이 가져다준 비극적인 현실을 동화를 쓰면서 극복하려 했다. 얀손이 쓴 동화의 주인공은 왕자나 공주가 아닌 트롤이었다. 새빨간 눈, 길쭉한 코에 시커먼 트롤은 얀손이 갖고 있는 공포 그 자체였다. 얀손이 그린 무민의 초기 모습은 무시무시한 캐릭터였다. 이후 무민은 점차 외양이 둥글둥글해지고 통통해져서 지금의 귀여운 모습으로 완성됐다.
얀손이 만든 무민의 이야기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것은 1945년이다. 소설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시작으로 〈혜성이 다가온다〉 등은 핀란드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영어, 프랑스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로 출간됐다. 책 전반에는 얀손이 겪은 전쟁의 경험이 녹아 있다. 때문에 무민 가족을 위협하는 존재가 등장하지만, 얀손은 전쟁으로 지친 핀란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따뜻하고 철학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해피엔딩 스토리를 썼다.

▶ 무민과 친구들. 왼쪽에서부터 미이, 무민, 스니프, 해티패티, 스너프킨 ⓒC영상미디어

▶ 무민 연극이 상영될 당시 배우들이 직접 착용한 탈과 의상 ⓒC영상미디어

▶ 무민 영상관 섹션에 있는 무민 밸리 ⓒCCOC
무민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350여 작품 전시
이번 전시는 ‘무민의 탄생, 신화에서 소설로’, ‘무민, 전성기를 맞이하다’, ‘무민 오리지널 카툰’, ‘무민, 책 속에서 세상 속으로’, ‘무민 영상관’, ‘아티스트 토베 얀손’, ‘무민 라이브러리’ 등 총 7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약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무민의 탄생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얀손이 그린 무민 원화뿐 아니라 핀란드 국민 화가로도 유명한 얀손의 예술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무민의 탄생, 신화에서 소설로’ 섹션에서는 무민이 탄생한 역사와 출간된 소설 시리즈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얀손이 기름종이에 연필로 그린 그림책 삽화와 오브제 등 무민 소설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무민 가족과 대홍수〉가 세상에 나오기 전 얀손이 썼던 원고 초안과 1930년 무민을 처음 그린 〈배를 젓는 검은 무민〉에서 초기 무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977년 핀란드에서 출간된 동화책 <위험한 여행>
‘무민, 전성기를 맞이하다’ 섹션에서는 무민이 탄생한 이후 더욱 다양하게 발전한 무민을 만나게 된다. 〈위험한 여행〉, 〈늦가을 무민 골짜기〉 등 세 권의 소설 속 삽화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소개한다. 또한 각국 언어로 번역된 무민 도서도 자리하고 있다. 이 섹션 마지막에는 무민과 친구들의 등신대가 세워진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또 포토존 옆에는 무민 연극 공연에서 실제로 썼던 때 묻은 무민의 탈과 의상이 전시돼 있다.
‘무민 오리지널 카툰’ 섹션에는 핀란드 잡지 〈니 띠드〉에 첫선을 보인 무민 연재만화 코믹 스트립 전시관이 있다. 얀손이 직접 연재한 초기 10년간의 코믹 스트립 원본과 실제 신문에 실린 만화가 나란히 전시됐다. 기름종이에 연필로 그린 무민 원화에서는 얀손이 지우개로 지웠다 새로 그린 흔적까지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무민, 책 속에서 세상 속으로’ 섹션에는 종이 속에 그림으로만 존재했던 무민이 다양한 형태의 조형물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얀손이 공공 예술의 일환으로 그렸던 벽화의 초안과 광고, 달력, 종이 인형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얀손이 직접 만든 무민과 친구들 조형물이다. 제각각 다른 모습으로 서 있는 무민 캐릭터는 조형물로 만났을 때 더욱 귀엽다.
다섯째 섹션인 ‘무민 영상관’으로 들어서는 길에는 무민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인 ‘무민 밸리’가 있다. 무민 밸리는 무민 캐릭터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이상적인 곳이다. 바다, 계곡 사이에 흐르는 강, 우거진 나무숲 등 핀란드의 풍경이 아기자기하게 표현돼 마치 고향에 온 듯한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무민 밸리를 지나면 무민 동화책의 내용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무민 영상관 섹션이다. 이곳에서는 성우의 목소리로 무민 동화책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삽화를 볼 수 있다.

▶ 얀손이 직접 만든 무민 조형물이 전시된 ‘무민 영상관’ 섹션 ⓒC영상미디어

▶ 무민 원화전 전시관 앞에 있는 조형물 ⓒ직장생화연구소


▶ ‘무민 라이브러리’ 섹션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C영상미디어
무민의 어머니, 토베 얀손의 삶과 작품
‘아티스트 토베 얀손’ 섹션은 핀란드의 대표적 예술가인 토베 얀손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얀손은 무민을 탄생시킨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소설 집필, 시각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적 재능을 펼쳤다. 얀손의 작품에 큰 영감을 준 것은 가족과 여행이다. 조형가인 아버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얀손은 예술가로 성장했다. 얀손의 두 남동생도 사진작가와 작가로 활동하는 등 온 가족이 예술가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남동생 라스 얀손은 무민 만화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여행도 얀손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얀손은 여행을 다니면서 보고 느낀 점을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했다. 이 섹션에서는 얀손의 손에서 탄생한 풍경화, 초상화 등이 전시돼 있다. 얀손의 작품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떤 모습으로 변화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마지막 일곱 번째 섹션은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라이브러리에 들어서면 벽면 한쪽을 가득 메운 무민 캐릭터 인형이 먼저 눈에 띈다. 이곳에는 국내외에서 출판된 다양한 무민 도서를 비롯해 무민 이야기에 나오는 캐릭터를 직접 색칠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섹션에서 섹션으로 이동하는 곳곳에 무민 이야기에 나오는 대사와 얀손이 생전 했던 말을 적어놓았다. 그중 ‘일하고 사랑하라’는 얀손의 좌우명도 있다. 이 말은 전쟁으로 지친 핀란드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희망과 관용의 따스한 이야기로 한 얀손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얀손의 작품, 귀엽고 사랑스러운 무민과 그 친구들이 한국의 팬들에게 손을 내민다.
장소 서울 강남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일시 11월 26일까지
입장료 성인 1만 3000원, 청소년 1만 1000원, 어린이 9000원
프로그램 도슨트 작품 해설 단체 오전 11시, 일반 오후 2시·4시·6시
문의 02-837-6611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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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