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불멸의 명작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잉글리쉬 페이션트’가 재개봉 열풍을 타고 다시 한 번 관객을 찾는다. 2005년 개봉했던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는 11월 24일, 1996년 처음 상영된 추억의 영화 ‘잉글리쉬 페이션트’는 11월 30일 20년만에 재개봉한다.
지난해 11월 재개봉한 ‘이터널 선샤인’이재개봉만으로 관객 49만 명을 동원해 개봉 당시 관객 수(17만명)를 훌쩍 뛰어넘으면서 재개봉은 하나의 신드롬이 됐다.

▶흥행에 성공한 재개봉작들은 젊은 관객을 겨냥한 멜로 영화였다. 사진은 지난해 젊은 관객을 사로잡으며 4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재개봉 바람을 일으킨 멜로 영화 ‘이터널 선샤인’. ⓒ뉴시스
옛 영화의 재개봉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4편이던 재개봉 영화 수는 2012년8편, 2013년 28편, 2014년 61편을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재개봉한 영화는 107편에 달한다. 5년 만에 26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500일의 썸머’, ‘노트북’ 등 1990~2000년대 상영작 재개봉
중년층 옛 영화 추억에 젖고 젊은 층 고전 향취 느껴
요즘 재개봉하는 옛 영화는 대개 1990년대 혹은 2000년대 상영작들이다. 8월 24일 재개봉한 ‘연인’은 1991년 상영작으로 국내에서는 1992년 개봉했다. 8월 17일 재개봉한‘죽은 시인의 사회’는 1989년 상영됐다. 10월 20일 다시 극장에 걸린 ‘유주얼 서스펙트’는 1996년 작품이다. 9월 22일 재개봉한 세기의 영화 ‘매트릭스’는 1999년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고, ‘비포 선라이즈’와 ‘인생은 아름다워’는 각각 1996년, 1997년 상영작이다. 6월 22일 다시 선보인 ‘피아니스트’는 2002년 개봉했고, 10월 19일 재개봉한 ‘노트북’은 2004년 극장에서 첫선을 보였다.





▶500일의 썸머/ 인생은 아름다워/ 노트북/ 죽은 시인의 사회/ 비포 선라이즈 ⓒ뉴스1, 뉴시스, 동아DB
이들 영화는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을 다시 찾는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장면을 추가하거나 디지털 기법을 활용해 영화를 각색하는 것이다. ‘연인’은 개봉 당시 삭제된 정사 장면을 포함해 무삭제판으로 재개봉했고, ‘피아니스트’는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15년 만에 재개봉했다.
옛 영화의 재개봉이 흐름으로 자리 잡았지만 성적표는 작품마다 천차만별이다. 12년 만에 재개봉한‘노트북’은 재개봉 2주 만에 관객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쟁쟁한 국내외 화제작들 사이에서도 박스오피스 5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명작의 힘을 입증했다.
흥행몰이에 성공한 재개봉 영화는 또 있다. 6월29일 6년 만에 관객을 다시 찾은 ‘500일의 썸머’다. 재개봉 첫날 1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재개봉 영화 중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4월 13일 다시 선보인 ‘인생은 아름다워’도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받았다.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12만 명을 기록했다.
재개봉 영화가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연인’은 관객 1만 명을 겨우 넘었고, ‘매트릭스’는8007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유주얼 서스펙트’와 ‘피아니스트’의 흥행 성적은 더초라하다. 두 작품은 관객 수 각각 5959명, 4731명을 기록하며 극장에서 조용히 퇴장했다.
영화 재개봉 열풍은 잠깐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소규모 영화수입사들의 생존전략이자 예술영화관의 관객 동원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재개봉 영화는 신작이나 대작에 비해 홍보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는 데다 관객의 수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어서다. 중년층과 젊은 층을 동시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도 옛 영화 재개봉 열풍의 한 요인이다.
김정숙 영남대 교수는 "중년층은 옛 영화를 다시 감상하며 추억에 젖고, 젊은 관객은 고전의 향취를 느낄 수있다"고 분석했다.
젊은 관객 겨냥한 멜로 영화들이 흥행몰이 성공
추억팔이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명작으로 재탄생해야
흥행에 성공한 재개봉 영화들은 몇 가지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첫째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터널 선샤인’을 비롯해 ‘노트북’, ‘500일의 썸머’, ‘인생은 아름다워’의 장르는 모두 멜로 영화다.
‘노트북’은 평생을 두고 사랑한 연인의 고백 이야기가 영화의 줄기다. 10대 시절에 만난 첫사랑 남녀가 20대 때 재회해 사랑을 확인하고 이후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하는 과정을 애틋하게 그렸다.
‘노트북’ 수입사인 퍼스트런 측은 "‘노트북’은 최근 몇 년 동안 ‘가을에 다시 보고 싶은 멜로 영화’ 상위권에 올랐고, 추억의 멜로 영화라고 기억하는 관객들의 추억을 자극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 올해 10월 재개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흥행에 성공한 재개봉 영화의 또 다른 공통점은젊은 층 관객을 겨냥했다는 점이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이터널 선샤인’은 재개봉 기간에 영화를 관람한 관객 중 20대가 51.2%, 30대가 25.%에 달했다. CGV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상영된 영화들을 접한 이들의 대부분이 30대 관객들"이라며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 20대와 40대 관객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추억의 멜로 영화라고 하더라도 젊은 관객을 사로잡지 못하면 초라한 성적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연인’, ‘피아니스트’가 멜로 영화임에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다.
영화계는 옛 영화 재개봉 열풍이 단순히 추억팔이나 재탕 수준에 머무른다면 오히려 작은 영화시장을 황폐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옛 영화를 현대적인 시각과 첨단 기술로 리메이크하거나 과거의 명작에서 모티브를 얻어 새로운 명작을 탄생시키는 재창조의 발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재개봉 영화 흥행 순위 TOP 5
1위 ‘500일의 썸머’ 14만1634명
2위 ‘인생은 아름다워’ 12만448명
3위 ‘노트북’ 10만6993명
4위 ‘죽은 시인의 사회’ 5만5670명
5위 ‘비포 선라이즈’ 5만5245명
글· 김건희(위클리 공감 기자)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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