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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유로 2016, 눈을 뗄 수 없는 짜릿한 경기

축구 팬들의 ‘잠들지 못하는 밤’이 시작됐다. 유럽축구연맹(UEFA) 2016 유럽선수권(유로 2016)이 6월 11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팡파르를 울렸다. 15번째 대회. 4년 전까지 16개국이 자웅을 겨뤘지만 올해부터 참가국이 24개국으로 확대됐고, 조별 리그(팀당 3경기)를 거쳐 각조 1•2위 및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4개국이 16강부터 토너먼트를 펼쳐 ‘앙리 들로네(유로 트로피)’ 주인공을 가린다. 치열한 조별 예선 경기를 거치면서 16강 진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유로 2016은 다음 달 11일까지 이어진다.

 

A조 개최국 프랑스를 주목하라

16년 만의 정상 도전이자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꿈꾸는 ‘레블뢰’ 프랑스가 단연 돋보인다. 라파엘 바란과 라사나 디아라 등 핵심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협박 스캔들로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가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음에도 객관적인 전력상 나머지 3개국(루마니아, 스위스, 알바니아)보다 단연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멤버 구성부터 쟁쟁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일조한 공격수 앙투앙 그리즈만이 벤제마의 공백을 채웠고, 항상 탄탄했던 중원을 책임지는 폴 포그바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빼어난 드리블과 패싱력으로 ‘제2의 지네딘 지단(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 포그바는 ‘경계 대상 1호’다.

플레이 메이커 니콜라에 스탄치우를 내세운 루마니아와 ‘알프스 메시’ 샤키리가 포진한 스위스가 2위 다툼을 하는 가운데 타이트한 디펜스를 구축한 알바니아가 어떻게 버틸지 지켜볼 일이다.

 

 유로 2016

▶ 포르투갈 호날두 선수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6 유럽선수권대회 F조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슛을 날리고 있다(왼쪽 사진). 이번 대회 개최국 프랑스 대표팀이 A조 예선 두 번째 알바니아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B조 ‘영(英) 연방’의 격전장, ‘종가’ 잉글랜드의 도전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각종 국제무대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물론 유럽선수권에서도 성적이 저조하다. 두 차례 4강이 최고 성과. 그래도 최고의 스타들이 즐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랭킹 1~2위에 오른 해리 케인과 제이미 바디 등 토종 공격수들이 있어 든든하다. 여기에 최전방부터 공격 2선 어디서도 제 역할을 하는 웨인 루니가 있고, ‘신성’ 마커스 래시포드 역시 힘을 불어넣는다.

러시아와 ‘영연방’ 웨일스가 2위 자리를 다툴 전망이다. 코코린이 측면에서 힘을 실어줄 러시아는 취약 포지션인 중앙수비가 어떻게 버텨주느냐가 핵심. 역사적으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등에 가려 설움을 겪던 웨일스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에이스 가레스 베일과 애런 램지가 ‘선 수비-후 역습’의 선봉에 서 새로운 역사를 향한다. 공격 2선 가운데를 책임질 마렉 함식이 이끌 슬로바키아는 3위로 예선 통과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C조 ‘전차군단’ 독일의 파상공세

최강은 역대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차군단’ 독일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등 큰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메수트 외질이 공격 2선에서 최전방의 마리오 괴체를 지원할 전차군단의 화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포백과 스리백을 무리 없이 오가며 전술적인 유연성이 높고, 성공적인 세대교체가 든든하다. 다만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점, 측면 풀백의 단단함이 부족한 것은 아킬레스건.

지역 예선에서 13골을 넣은 분데스리가 득점왕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이끄는 폴란드는 ‘앙숙’ 독일과의 경쟁을 잘 극복하면 뚜렷한 스타 없는 우크라이나, 전형적인 ‘롱 볼’을 구사하며 ‘짠물수비’를 자랑하는 북아일랜드는 쉽게 따돌릴 것으로 보인다.

 

D조 3연패 노리는 무적함대 스페인

2008•2012년 대회를 제패한 스페인은 2010 남아공월드컵도 평정해 최근 세계 축구를 이끌어왔다. 유럽 최고 클럽으로 꼽히는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멤버들만 제 기량을 보여줘도 충분히 우승한다는 평가. 세스크 파브레가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다비드 실바가 이룬 완성도 높은 중원은 2% 부족한 전방을 충분히 메운다.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와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를 앞세운 크로아티아는 수비진만 잘 조율하면 뚜렷한 강점이 없는 체코나 어렵게 본선에 오른 터키를 쉽게 제압할 전망이다.

 

E조 이탈리아&벨기에 ‘죽음의 조’ 통과할까

누가 16강에 올라도 의문이 남지 않을 비슷비슷한 팀들이 경쟁한다. 다만 1회 우승 경험을 지닌 ‘아주리’ 이탈리아에 무게가 실린다. 전통적으로 강한 수비진은 여전히 탄탄하다. 베테랑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부터 레오나르도 보누치, 지오르지오 키엘리니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화력을 충분히 메운다.

벨기에는 공격진이 좋다. 악셀 비첼과 마루앙 펠라이니의 중원도 든든하다. 2선의 에당 아자르는 전방요원 로멜루 루카쿠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고질인 측면 수비가 불안해도 득점력으로 채운다는 복안. 스웨덴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확실한 공격수가 있지만 벨기에보다 다소 부족해 보이는 건 노쇠화한 주전들과 불안정한 허리다. 아일랜드는 이탈리아가 부럽지 않은 경험 많고 끈끈한 수비를 가동해 승부수를 띄운다.

 

F조 이번에도 호날두의 마지막 도전?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것 같다. 지구상 가장 섹시한 선수로 꼽힌 호날두는 포르투갈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12년 전 조국에서 열린 대회에 처음 나서 2골을 넣으며 ‘특급 스타’로 부상한 호날두는 네 번째 출전인 프랑스 유로 2016에서 번번이 좌절을 맛본 과거를 훌훌 털어버릴 참이다.

더욱이 도전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왕년의 영광을 꿈꾸는 헝가리나 서유럽 변방의 오스트리아는 차치하고도 아이슬란드는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출전 자체에 만족해야 할 듯하다. 내세울 만한 스타도 없다. 호날두와 포르투갈은 조별 리그에서 예열을 마친 뒤 토너먼트부터 서서히 기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

 

남미 빅 이벤트 ‘코파 아메리카’ 대회… 미국에서 개최 흥행

유로 2016에 앞서 개막한 축구 이벤트가 코파 아메리카(6월 3~26일)다.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떨어졌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다. 1916년 1회 대회가 열렸으니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유로 대회나 월드컵처럼 4년 주기이지만 이번에는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최됐다.

흥미로운 것은 대회 개최지(미국). 10개국뿐인 남미는 1993년부터 꾸준히 타 대륙 국가를 초청해왔지만 개최국까지 아예 옮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흥행과 규모 확대가 절실했다고 볼 수 있다. 남미를 제외하고 타 대륙 단골손님은 여덟 차례 나선 북중미 멕시코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유일한 출전 경험을 가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또 있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은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유난히 맥을 못 춘다. 8회 우승으로 오랜 라이벌 우루과이(15회), 아르헨티나(14회)보다 훨씬 적다. 미국 대회에서도 브라질은 초반부터 삐걱거려 우려를 낳았는데, 결국 8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쓸쓸하게 짐을 쌌다. 그나마 우루과이가 조별 리그 2경기 만에 짐을 싼 덕에 마음의 부담감을 덜었다면 지나친 발상일까.

 

·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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