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섬에 살고 있는 A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1박 2일 일정으로 배를 타고 나가 도시에 있는 큰 병원을 다니며 당뇨와 고혈압 진료를 받았다. 매달 먼 길을 힘들게 다니면서도 별다른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똑같은 방법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자신의 집에서 편하게 진료를 받고 있다. 바로 '원격의료' 덕분이다.
A 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원격의료를 이용하면서 진료가 필요할 때마다 의사를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상시적 관리를 받았다. 이를 통해 A 씨는 혈압과 당뇨를 늘 정상으로 유지해 한결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1월 20일 경기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응급환자지원팀 관계자들이 원격진료 시연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3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원격의료' 서비스가 의료 취약계층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1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6개 부처가 협업으로 진행해온 환자와 의사 간 원격의료 2차 시범 사업의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당뇨와 고혈압 환자의 원격의료 시범 사업에서 '임상적 유효성과 보안성'을 입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시범 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법무부 등 6개 부처가 지난해 3월부터 공동으로 실시했다.
격오지 군 장병 의료복지도 실현
해양 원격의료 서비스도 제공
원격의료 협진 서비스를 통해 '응급의료 기능'과 '공공의료 기능'이 동시에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우선 대도시 거점병원과 농어촌 취약지역의 병원 30곳이 참여해 전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농어촌 지역에서 '응급의료' 기능이 강화됐다.
또한 신안, 진도, 보령의 마을회관 등 11곳의 공용시설과 가정에 장비를 설치하고, 253명의 주민에게 원격진료 및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도서벽지(도시에서 떨어진 섬이나 외진 지역) 주민에게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취약지역의 '공공의료' 기능도 강화했다.
휴전선 감시초소(GP) 등 격오지(해안이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 부대에도 원격의료 서비스를 시행해 군 장병 의료복지도 실현했다. 의료기관과 멀리 떨어져 있는 2000여 명의 장병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것.
2014년 12월 29일 의료종합상황센터와 21사단 2개 휴전선 감시초소 사이의 원격의료 시범 사업을 시작한 국방부는 이후 지난해 3월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이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원격의료가 시행되는 격오지 부대가 2곳에서 40곳으로 확대됐고, 1월 20일 그동안 진행해온 원격의료 건수가 5000회(복수 진료 포함)를 넘었다고 밝혔다.
실례로 평소 두통과 메스꺼움 증상이 있던 GP의 한 장병은 원격진료를 통해 군병원으로 즉각 후송됐고, CT 촬영 결과 '뇌혈관종'이라는 진단을 받고 치료할 수 있었다. 원격의료 덕분에 때를 놓치지 않고 치료가 가능했던 사례였다.
세계 최초로 원양선박 선원에게도 해양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 7월 부산대병원에 해양의료연구센터를 설치해 원양선박 6척의 선원 약 150명에게 위성통신을 활용해 건강 상담, 응급조치 등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실례로 바다에 나가 어업을 하는 도중 사고로 손가락이 절단된 선원을 원격 진료한 사례가 있다. 원격 의료진은 원격 화상 연결로 환자의 손가락 절단 부위를 확대경으로 촬영한 화면을 전송받아 환부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했다.
이후 절단 부위가 골절된 상태임을 알리고, 국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습윤 드레싱과 항생제 투약 등을 지시해 치료 부위의 감염과 괴사를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원격의료가 가능한 교정시설을 3곳(원주, 해남, 부산교도소) 신규로 추가하면서 30곳으로 확대 시행됐다. 아울러 노후 의료보장 강화를 위해 15곳의 1차 의료기관을 통해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476명에게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를, 인천·충남에 있는 6곳의 노인요양시설 거주자 357명에게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정부는 이번 시범 사업으로 해외 진출의 기반도 마련했다. 페루, 칠레, 브라질, 중국, 필리핀, 베트남, 체코 등 7개국과 원격의료 협력 양해각서(MOU) 10건을 체결하고 페루, 중국, 칠레 등 3개국과 현지 원격의료 협력사업 발굴을 추진 중이다.
개국과 원격의료 협력 MOU 10건 체결
올해는 참여기관 확대로 국민 체감도 높일 계획
정부는 "2차 원격의료 시범 사업을 통해 원격의료의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됐으며,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았고 보안 등 안전성도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만성질환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 시범 사업에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임상적으로 개선된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423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제공 전후를 비교 연구한 결과에서도 혈압과 혈당 관리에서 개선 효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격의료 2차 시범 사업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각각 83.0%(도서벽지)와 87.9%(노인요양시설)로 1차 시범 사업(77%)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도서벽지 주민의 88.9%가 전반적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시범 사업기간 동안 원격의료와 관련 있는 오진, 부작용 등 임상적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시범 사업에 사용된 정보 시스템과 의료기기의 보안 및 기술적 안정성도 확보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와 같은 결과에 힘입어 앞으로도 원격의료 시범 사업의 규모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정부는 "2016년에는 3차 시범 사업의 참여기관을 148개에서 278개로 늘리고, 참여인원도 5300여 명에서 1만200여 명으로 확대하겠다"면서 "근로자와 만성질환자, 노인 대상 건강관리 등 서민생활과 밀착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체감도를 높이고, 시범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법 개정안의 입법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 02.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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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