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 순방에는 늘 중소·중견기업인들로 구성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중소·중견기업들은 현지에서 '한국 정부가 보증하는 대표기업'이라는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등에 업고, 해외 우량 바이어들과 만나 양해각서(MOU)를 맺거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의 성과를 내고 돌아왔다.
이와 같은 성과들은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던 국내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정상외교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따라가면 대박이 난다"며 경제사절단 참가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정부는 정상외교 성과를 확대하기 위한 1:1 상담회 개최를 정례화하고, 평소에도 중소기업의 수출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상시 지원체제를 운영하기 위해 지난 5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경제사절단으로 해외 순방을 다녀온 기업들의 후속 지원은 물론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들에 길라잡이 구실을 하고 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외교 성과 확대를 위한 중동·중남미 비즈니스 파트너십(2015. 9. 17)

▷9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플랜트 기자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초청된 바이어와 MOU를 체결한 사진.
민관 합동 사절단, 정상외교 때와 비슷한 수준
7개 분야에서 62개 업체가 대규모로 참가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파견은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던 기업과 참여하려고 했으나 사정상 참가하지 못했던 기업들을 지원하는 코트라의 대표적인 사업이다. 11월 20~27일 중남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파견사업으로 누구보다 바쁘게 뛰고 있는 코트라 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 상시비즈니스지원실 마케팅지원팀 김형일 팀장과 정석수 차장, 정상외교성과확산팀 빈준화 팀장을 만나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준비 과정과 현지에서의 일정, 기대되는 성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11월 20~27일 중남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파견 사업으로 누구보다 바쁘게 뛰고 있는 코트라 정상외교경제활용지원센터 정상외교성과확산팀 빈준화 팀장, 상시비즈니스지원실 마케팅지원팀 김형일 팀장과 정석수 차 장(왼쪽부터).
코트라는 기존에 '무역사절단'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참여하지 않고 민간에서 꾸려진 작은 규모였다. 이번에 파견된 '중남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은 말 그대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사절단을 꾸렸다. 민관 합동 사절단의 출격 장소는 기회의 땅인 중남미 4개국(브라질, 페루, 콜롬비아, 칠레)이다. 민관 합동 사절단으로 나가면 일반 무역사절단으로 가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으로 나가는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중소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현지 바이어들은 한국 정부 담당자들과 같이 온 기업들에 훨씬 높은 신뢰도와 공신력을 갖거든요. 더불어 순방 시 참여했던 경제사절단과 똑같이 1:1 상담회와 세미나를 개최하고, 주요 현지 인사들을 초청해 기업들의 네트워킹을 넓히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기존의 무역사절단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김형일 팀장)

▷10월 22일 서울 코트라 본사에서 열린 정상외교 후속사업 업무협의회.
10월 22일 코트라에서는 이번 중남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을 꾸리기 위한 킥오프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코트라,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콘텐츠진흥원, 플랜트산업협회,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한국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한국수입협회 등 18개 기관이 참석해 민관 합동 사절단의 시기와 규모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사절단을 꾸리기 전에 중남미 해외 순방 당시 이슈가 됐던 분야에 대해 유관기관들이 모여 어떻게 협업을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아무래도 현지에서 유망한 사업의 기관과 기업들이 참가해야 더욱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니까요. 또한 기업들을 모집하는 역할도 나누어 합니다. 중남미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에 참가하지 못했던 기업들과도 접촉을 하죠."(빈준화 팀장)
이렇게 진행된 중남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은 7개 분야에서 62개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로 꾸려지게 됐다. 참가기업들을 보면 정보기술(IT) 분야에서 23개사, 플랜트 7개사, 에너지 8개사, 문화콘텐츠 12개사, 건설과 기계 7개사, 소비재 4개사, 보건·의료 1개사가 참가했다.
참가기업들은 1:1 상담회에 중복으로 참가할 수 있으며, 브라질은 52개 업체가 참가를 희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고, 페루 33개사, 콜롬비아 26개사, 칠레 상담회에는 20개사가 참가한다.

"중남미 지역은 거리가 매우 먼 곳입니다. 기업들이 진출하기가 쉽지 않죠. 그런데 이번에 62개사가 참가 신청을 해 저희도 무척 놀랐습니다. 평소 무역사절단을 꾸릴 때는 7개사 정도가 참가 신청을 해 이번에도 많아야 30개사 정도가 참가하지 않을까 예상했거든요.
아무래도 중남미 순방 당시 경제사절단으로 다녀온 기업들을 통해 입소문이 난 게 아닐까요?"(정석수 차장) 이렇게 대규모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 파견이 가능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남미 시장의 가능성이다. 현재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방영되는 등 한류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현지 분위기 덕분에 문화콘텐츠 기업들의 참가 비중이 12개사나 될 만큼 높았다. 아울러 IT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여서 IT 관련 참가 기업들은 23개사에 이른다.

1:1 상담회 통해 현지 우량 바이어 접촉
주요 인사들 만나 인맥 넓히기도
민관 합동 사절단으로 파견되는 62개 기업은 30시간에 걸친 비행시간과 경비를 부담하면서 멀고 먼 중남미 4개국에서 어떤 일정들을 소화하고, 또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먼저, 중남미에 도착한 기업들은 '1:1 상담회'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비즈니스 파트너십이라고 불리는 1:1 상담회는 민관 합동 사절단이 중남미까지 날아가는 이유이자 목적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1:1 상담회에서는 기업들이 만나고 싶어 하던 현지의 우량 바이어들을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들 처지에서는 현지 바이어들을 발굴하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 일을 저희가 도와드리는 겁니다. 코트라의 현지 무역관에서 기업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바이어들을 1:1 상담회에 초청해 기업들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김형일)
물론 참가한 기업들이 모두 1:1 상담회에서 MOU를 맺거나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돌아오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현지 바이어들과 연락할 수 있는 물꼬를 틀 수 있고, 파트너십을 유지해 비즈니스 기회를 노려볼 수도 있다. 간혹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사업 분야들은 사절단으로 참여하고 나서 몇 개월이 지난 뒤에야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일례로 중동 경제사절단에 동행하지 못했던 A기업이 지난 9월 중동 후속사절단으로 참가해 쿠웨이트에서 500만 달러의 MOU를 체결하고 돌아온 경우가 있었다.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의 또 다른 중요한 일정은 11월 20일 콜롬비아에서 열린 '협력 어젠다 세미나'였다. 콜롬비아는 남미 국가 중에서 산업용 전기가 가장 비싼 국가다. 강우량 감소로 수력발전 전력이 급감했고, 노후화된 전력망 때문에 산업화 진행 속도에 비해 전력 기반시설이 취약하다. 이에 콜롬비아는 '에너지 효율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면 현지의 대형 사업자가 참여하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되죠. 이런 기회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은 콜롬비아의 전력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정석수)
또한 기업들은 현지에서 주요 인사들을 만나 인맥을 넓히는 기회도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코트라에서는 현지 무역관을 통해 주요 바이어와 현지 투자유치청, 정부 관계자, 협의회 단체, 컨설팅 기업 관계자 등을 초청하는 행사를 갖는다.
"현지 정계 관계자들의 정보는 한국에서 아무리 알려고 노력해도 얻을 수 없는 정보들입니다. 사절단으로 참가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역시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김형일)
이 밖에 코트라 현지 무역관에서는 참가기업들을 대상으로 '사전 간담회'를 열어 현지의 시장 동향과 비즈니스 관행, 진출 전략, 유의사항 등을 미리 알려주고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지원해준다.
경제사절단, 중소기업들 해외 진출에 좋은 플랫폼
'지방 중소기업들도 정상외교 후광 효과 활용하길'
민관 합동 경제사절단과 중남미 대장정을 마치고 돌아온 코트라 관계자들은 곧바로 기업들의 후속 지원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국내 기업과 현지 바이어 사이에서 다리 구실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남미 사람들의 특성은 일을 빨리 진행하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 처지에서는 바이어들의 연락이 늦어지면 초조해하거든요. 저희가 이런 양쪽 사정을 잘 파악하고 중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실을 하게 됩니다. 또한 추가 바이어들을 발굴하고 싶어 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도 합니다."(김형일)
또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어떤 성과를 냈는지,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사후 간담회를 진행한다. 그리고 사절단으로 참가했던 기업들 중에 성과가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지방을 돌아다니며 지방 순회 설명회도 개최한다. 지방 기업들에 이 같은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사실 사후 지원을 코트라가 모두 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협업체계가 유지돼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사절단이 국내로 돌아와 유관기관들과 지원체계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김형일)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던 기업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코트라 관계자들이 중간에 고생을 많이 한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인사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감사 인사에 대해 코트라 관계자들은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국내 중소기업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기업인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다.
"경제사절단으로 참가했던 한 기업체 대표는 '정상외교는 중소기업들에는 해외 진출의 화룡점정'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분의 말씀처럼 정상외교 경제사절단은 우리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기 위한 매우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가 가도 될까?'라는 생각 때문에 지방 기업들의 참가 비율이 낮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정상외교라는 후광을 더 많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도 더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빈준화)
글 · 김민주(위클리 공감 기자)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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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