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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신나는 학교생활 '전북 순창북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모르는 직업들도 알게 됐어요. 무엇보다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진로를 결정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전북 순창북중학교 3학년 김수환 군의 말이다. 순창북중학교는 매주 월요일 음악·미술 수업(2시간), 화요일 외부 진로체험 활동(3시간), 수요일에는 기타·색소폰·플루트·바이올린 등 악기 배우기(2시간)와 수영 배우기(2시간) 등의 프로그램으로 3년째 자유학기제(1학년 2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유학기제 이후에는 2~3학년 학생들도 방과 후 수업을 통해 악기를 이어서 배우고 있다.

 

순창북중학교

순창북중학교 학생들(왼쪽부터 김수환, 유상현, 김형중, 김은호, 권민혁)과 김하강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

 

자유학기제 덕분에 학교생활에 많은 변화
남학생들 진로와 성격 형성에 큰 도움

순창북중학교가 '악기와 수영' 수업을 3년 동안 하게 된 이유는 아이들의 인생에 오랫동안 남을 경험을 갖게 하고 싶어서였다. 김성범 교감은 "사춘기 남학생들이 '음악'을 자주 접하고 관심을 갖다 보면 아이들의 인성과 성격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며 "그 덕분인지 이 지역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모범적이고 인성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로 2학년 권민혁 군은 기타를 배우고 나서 학교생활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유학기제 기간에 악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음악을 좋아하게 됐어요. 특히 제 친구 중에는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에 늦게 오시는데, 기타를 연주하면서 기다리니까 외롭지 않고 좋다고 하는 애들도 있더라고요."

학년인 김형중 군 역시 "플루트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에 자신감을 갖게 됐고, 그런 자신감이 친구들이나 선생님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순창북중학교

순창북중학교 학생들은 모두 자유학기제를 통해 악기와 수영을 배우고 있다.

 

순창북중학교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진로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진로체험을 위해 나갔던 곳들은 순창군청, 담양 소시지체험장,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 임실 치즈테마파크, 전북 119 안전체험관, 순창경찰서, 순창신문사 등이다. 학생들은 이런 현장체험을 통해 직업이 가진 기능과 역할을 이해하고 그동안 막연하게 꿈꿔온 직업을 직접 경험해본 후 본격적인 진로 탐색의 시간을 갖게 된다.

김형중 군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 덕분에 불투명했던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고 했다.

"중학생이 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방황하고 있었는데, 진로체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한번은 의대생 형들이 학교에 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는데,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왜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 어떤 일들을 하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됐죠. 덕분에 의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졌고, 그날 이후 저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면서 공부하고 있어요. 자유학기제 덕분에 진로가 정해진 거죠. 달라진 제 모습에 부모님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학년 김은호 군은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고 난 뒤 사람들을 만나면 '왜 그 직업을 선택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제 꿈이 원래 경찰관이 되는 거였어요. 셜록 홈스 드라마를 보고 감명을 받아 추리를 잘하는 탐정이 되고 싶었죠. 그러던 중 자유학기제를 통해 순창경찰서에 가서 경찰관들께 사건을 추리하는 방법 등에 대해 물어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또한 직접 총도 만져보고 수갑을 채워보는 경험도 새로웠고요. 구체적으로 제 진로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감을 잡은 느낌이에요."

 

선생님과 대화도 많아지고
학교가 재미있어져 자꾸 나오고 싶어

순창북중학교 아이들은 자유학기제 이후 "학교생활이 훨씬 재미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환 군은 "학교에서는 공부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꿈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며 "학교가 재미있어지고 자꾸 나오고 싶어졌다는 게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김은호 군은 "외부 활동이 많으니 학교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지 않아도 되고 생활이 활기차서 기억에 오래 남는다"며 "특히 친구들과 팀으로 활동하면서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형중 군은 "자유학기제에는 시험이 없으니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그 대신 나의 미래를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좋았다"며 "친구들은 물론 선생님과도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권민혁 군은 "외부 활동을 통해 신체 활동을 많이 하니까 스트레스가 풀리고 적성을 탐색해볼 수도 있어 좋았다"며 "부모님께서도 처음에는 '공부 안 하고 노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다가 제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는 무척 반가워하셨다"고 말했다.

순창북중학교 학부모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아이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악기 연주를 부모님에게 들려주는 '학부모 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악기와 수영을 배우고, 외부로 체험 활동을 다니는 모습을 보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연주회를 지켜보며 '우리 아이가 무척 대견하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김성범 교감은 "아이들이 악기를 배운 뒤로는 입학식과 졸업식 때 전교생이 연주를 할 수 있었다"며 "학부모들이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자유학기제 덕분에 학생들의 인성교육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사들 역시 자유학기제를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김하강 자유학기제 담당 교사는 "자유학기제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을지, 뭘 해야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교사 입장에서도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찾는 모습이 기쁘고 보람차다"고 밝혔다.

순창북중학교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들까지 모두 행복해지고 있다. 그 때문인지 학생들과 교사 모두 자유학기제를 한 학년에 한 번씩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찾아야 스트레스도 덜 받고 본인이 행복해질 수 있잖아요. 결국 자유학기제는 행복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자유학기제 오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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