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방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6) 씨는 업무 특성상 서울 출장이 잦다. 과거에는 출장 때마다 주로 호텔과 택시를 이용했는데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한 뒤로 김 씨의 출장 패턴은 180도 달라졌다.
김 씨는 출장 때마다 한정된 출장비 예산을 초과하는 일이 잦았다. 대안을 찾던 중 언론을 통해 공유경제를 접하고, 숙박 공유 사이트에 접속했다. 사이트에는 서울 명동과 홍대 앞, 강남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자신의 방을 빌려주겠다는 이들이 넘쳤다. 김 씨는 업무를 편하게 처리할 수 있고, 지방으로 돌아갈 때 동선을 줄일 수 있는 서울역 인근의 방을 검색했다.
다행히 서울역에서 도보로 이동할 수 있고, 숙박비는 5만~8만 원 선인 저렴한 방이 많았다. 기존 3박 4일 숙박 예산으로 방을 예약했더니 하루치를 아낄 수 있었다.
서울 시내 이동 시 주로 택시를 이용했던 김 씨는 차량 공유 서비스도 적극 이용하게 됐다. 짧은 거리는 택시가 편하지만 서울에서 경기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때는 택시비가 부담이 됐다. 그는 스마트폰에 차량 공유 서비스 앱을 설치한 뒤 숙소 인근의 차량을 검색했다. 서울역 주차장과 인근 대형빌딩 지하 주차장에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이 10여 대가량 있었다. 시간 단위로 비용을 결제하고 반납하면 됐는데 택시비보다 저렴한 수준이었다.
공유경제에 매료된 김 씨는 또 다른 종류의 공유경제 서비스를 알아보던 중 금융 공유를 접했다. 소액 투자자들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벤처 회사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창구였다. 여유자금 투자처를 찾고 있던 김 씨는 업계 동향을 좀 더 알아본 뒤 금융 공유 서비스도 이용해볼 생각이다.

▶직장인과 대학생을 중심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선발주자인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그린카(왼쪽)’와 ‘쏘카’는 현재 업계1, 2위를 다툰다.
검증 시스템 구축하고 주차공간 확대
차량 공유 특성 반영한 규제 개선 추진
공유경제 서비스는 국내에서는 201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현재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다. 김 씨와 같은 30대 직장인은 물론 20대 대학생들과 30, 40대 주부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한다.
특히 차량 공유 서비스는 차량 구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그린카(Greencar)'와 '쏘카(Socar)'는 매년 급성장해 2012년 각각 34억 원, 3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각각 300억 원, 500억 원까지 올랐다.
야근이 잦은 직장인 최모(38) 씨는 밤늦은 시각 회사가 있는 서울 종로1가에서 경기 판교의 집까지 돌아가야 할 때 종종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만족도가 높다. 최 씨는 "차량 공유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고 검색해보니 마침 인근 회사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빌릴 수 있는 업체가 있어 반가웠다. 집 근처에도 차량을 반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어서 시험 삼아 이용해봤는데 만족스러웠다. 이용 가격 면에서 택시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긴 하지만 마음 편하게 귀가할 수 있어 종종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차량 공유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재 존재하는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업체가 무인 대여 방식으로 차량을 운영하는데 운전자가 믿을 만한 사람인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지난해 회원 가입 이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사고가 발생했고, 오토바이 면허만 있는 미성년자가 2종 면허 차량을 이용하다 사고가 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현재 차량 공유업체는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의 면허정보시스템을 통해 회원들의 면허정보를 조회해 운전 부적격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제3자인 차량 공유업체가 면허정보를 조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법적 근거가 미흡한 실정이고, 면허정보 제공 범위도 면허 보유 여부만 확인할 수 있을 뿐 면허 정지 여부나 면허 종류(1종, 2종 등) 등은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운전 부적격자를 판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의 특성상 회원 가입과 회원의 차량 이용 시 회원정보에 실시간으로 자동 접속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 정부가 업체의 자동 접속을 통한 면허정보시스템 조회를 가능하게 할 경우 시스템 과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 3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개정해 이용자의 면허정보를 차량 공유업체에 제공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경찰청 면허정보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면허정보의 범위도 기존의 면허 보유 여부에서 면허 정지 여부, 면허 종류 등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차량 공유업체가 실시간으로 면허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면허정보 자동검증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더불어 내년까지 경찰청 면허정보시스템 서버를 확대하고, 경찰청의 면허정보를 차량 공유업체에 중개하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중이다.
정부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현재 서울과 인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조례 개정을 통해 차량 공유업체에 공영주차장 이용을 허용하고 주차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명확한 법적 근거 부재 등을 이유로 차량 공유업체에 대한 공영주차장 제공에 소극적인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권해석 및 관련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차량 공유를 위한 주차장 확보가 용이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지난 1월부터 유권해석을 통해 차량 공유업체에 대한 공영주차장 제공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 올해 하반기에는 주차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부설주차장에 차량 공유 전용주차공간 제공 시 법정 주차장 확보 면수를 완화해주고, 노상주차장의 경우 현행 지자체 조례를 통해 설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자체장 직권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차량 공유 전용주차공간 확보가 용이하도록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한국형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사진은 국내 숙박 공유 업체 ‘비앤비히어로’의 초창기 서울 이태원동 사무실 모습.
숙박 공유 서비스업, 현행법상 사각지대 있어
'공유 민박업' 신설하고 규제프리존 도입
숙박 공유 서비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3년 해외 대표적인 숙박 공유 서비스 기업인 '에어비앤비'가 한국에 정식으로 출범한 뒤 지난해 가입자 400만 명을 돌파했고, 2015년 한 해 동안 4000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 '코자자(Kozaza)'와 '비앤비히어로(Bnbhero)' 등 한국형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도 문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차량 공유 서비스에 비해 각종 문제점들이 쌓여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으로 숙박 공유 서비스업을 시작한 장모(41) 씨는 "서울역 인근 원룸을 구입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공유를 하고 있다. 도시지역에서 민박을 제공하려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에 해당돼야 하는데 대상 주택도 아니고, 또 이용자가 늘 외국인인 것도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당당할 수 없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렴한 가격에 방을 제공하며 부수입을 얻으려 한 것뿐인데 마치 나쁜 일을 하는 것처럼 불안에 떨어야 한다는 게 답답하다. 숙박하는 이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호텔보다 싸고 모텔보다 깨끗하다는 장점 때문에 계속 이용한다고 했다. 이제라도 정부 차원에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매우 반갑다"고 말했다.
현재 숙박 공유 서비스업은 관련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2012년 신설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법'에 따르면 도시 지역 230㎡ 이하 단독·다가구주택,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거주자가 한국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외국인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 해당 시·군·구 또는 특별자치도지사로부터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지정받게 되어 있다.
또 집주인들은 ▶해당 주택에 직접 거주하고 외국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할 것 ▶각 층에 소화기, 각 실에 화재감지기를 설치할 것 등 지켜야 할 기본 규정을 준수하고, 자치구에 허가를 받으면 누구든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수 있다.

▶해가 갈수록 숙박 공유의 수요 · 공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에 집주인이 올린 서울역 인근 오피스텔 방 내부 사진.
그러나 현재 숙박 공유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방을 보면 대학가나 번화가 인근 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방들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물론 관광진흥법상 호텔, 모텔, 여관 등 일반숙박업 혹은 취사 가능한 콘도형 생활숙박업 가운데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 또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방을 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가령 지방에서 도시로 여행을 떠나 방을 구하는 내국인들은 제공 대상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주인 대부분은 숙박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운영을 하고 있다. 현행법상 숙박업 등록·신고 없이 주택을 숙박 서비스에 제공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또한 미등록 숙박업소의 불법영업으로 적법 숙박업소와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해 합법적으로 숙박업을 하는 사업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 밖에도 변질영업, 소음 등 주거 환경 악화, 탈세 등의 각종 부작용도 발생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일단 '공유 민박업'을 신설해 주거용으로 사용 중인 주택을 숙박 서비스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민박업과의 형평성, 공유경제의 취지 등을 감안해 일정 요건하에 등록제로 운영하고, 영업 가능일수를 제한한다. 또 전용주거지역을 제외한 도시지역에서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연간 최대 120일간 숙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한다.
또 정부는 숙박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된 3개 지역에 우선적으로 규제프리존을 도입한 후 전국적인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2월 4일 관광산업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신청한 부산, 강원, 제주 등 3개 지역에 '규제프리존 특별법'을 적용하고 숙박 공유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기로 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규제프리존 도입 경과 등을 반영해 2017년에는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크라우드펀딩으로 금융 공유 활성화
기업·투자자 모두에게 기회
금융 공유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금융 분야의 공유경제는 온라인 펀딩 플랫폼을 통해 다수의 소액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크라우드펀딩'을 의미한다. 펀딩에 대한 보상방식에 따라 증권형, 대출형, 기부형, 보상형 등으로 나뉜다. 현재 세계 시장은 증권형과 대출형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매솔루션(Massolution)에 따르면 금융 공유 시장 규모가 2014년 16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7% 상승했고, 2015년엔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세계적 흐름에 따라 정부는 금융 공유 서비스시장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올해 1월부터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을 신설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을 도입했다. 이는 투자자 유형별로 투자금액을 제한하고, 공모증권 발행기업(사업 경력 7년 이하)은 연간 최대 7억 원까지 자금 모집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동일 기업 최대 200만 원,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투자 가능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혹은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1억 원 이상인 자 등 소득 요건을 갖춘 투자자의 경우 동일 기업 최대 1000만 원, 연간 최대 2000만 원까지 투자 가능하며, 금융기관·창투조합·한국벤처투자조합 등 전문 투자자의 경우 제한이 없다.
이러한 금융 공유 시장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돼나간다면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창업·벤처기업에는 자금 조달 창구가 다양해져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유경제 Q&A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관련법 마련해 합법화!
Q 새로 생기는 공유민박업은 기존 민박업과 무엇이 다른가요.
A 허용지역이 각각 다릅니다. 기존 농어촌민박업은 (준)농어촌지역에,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은 도시지역에 허용돼 있습니다. 공유민박업은 전용주거지역을 제외한 도시지역에서 영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경우에 따라 조례로 전용주거지역과 (준)농어촌지역에도 허용이 가능합니다.
Q 공유민박업 대상 주택과 규모에 제한이 있나요.
A 기존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경우 영업 대상 주택은 단독·다가구, 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규모 230㎡ 미만으로 제한돼 있었습니다. 공유민박업도 이와 동일합니다.
Q 공유 민박업 규제프리존이 전국적으로 추진되면 무엇이 더 좋아지나요.
A 산재된 숙박업 규정들이 통합 관리됩니다. 정부는 공유민박업 규제프리존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2017년에는 공유민박업을 포함해 개별 법률(공중위생관리법, 관광진흥법, 농어촌정비법 등)에 산재된 숙박업 규정들을 통합하고,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 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Q 차량 공유 서비스 관련 제도 가운데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차량 공유업체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약소 신고서류 재정비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주차장 사용계약서가 아니더라도 주차 대수, 사용기간, 주차장 사용 권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 제출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Q 차량 공유 시범도시란 무엇인가요.
A 차량 공유 활성화를 통한 도심 내 교통 혼잡 완화 및 교통 편의 증진을 위해 지정한 도시입니다. 차량 공유업체에 공영주차장을 제공하고, 백화점 등 교통 혼잡 시설물 소유자가 차량 공유업체에 주차장을 제공할 지자체에서 해당 소유자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 감면을 가능하게 하는 등 혜택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Q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이 확대되는 곳은 어디인가요.
A 정부는 행복주택, 뉴스테이를 비롯한 임대주택에 차량 공유 서비스 도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현재 LH 임대주택 55개 단지에 67대의 공유차량을 배치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신혼부부 특화단지 등에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글 · 정혜연 (위클리 공감 기자) 201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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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