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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1인 가구 시대, 나를 위해 소비하는 '큰손'

1인 가구 520만 시대. 네 집 가운데 한 집은 1인 가구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1인 가구가 소비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저출산 심화로 국가의 성장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이 됐든 1인 가구의 증가는 비즈니스 환경, 사회 구조의 변화를 수반한다. 앞으로 달라질 미래 사회의 모습을 1인 가구의 모습을 통해 미리 진단해본다.

1인 가구, 이른바 ‘나홀로 가족’ 시대가 왔다. 통계청이 조사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는 520만3000명을 기록했다. 전체(1911만1000가구) 가구의 27.2%에 해당하는 수치다. 1990년 102만1000가구였던 1인 가구는 25년 사이 18.2%포인트(418만 가구) 늘었다. 시·도별 1인 가구 비율은 강원(31.2%)이 가장 높았다. 경북과 전남(30.4%), 전북(29.8%), 서울과 충남(29.5%)이 그 뒤를 이었다. 인천(23.3%)은 1인가구 비율이 가장 낮았다.

대한민국에서 나홀로 사는 1인 가구는 이제 가장 흔한 가구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그다음으로 2인 가구(26.1%)와3인 가구(21.5%), 4인 가구(18.8%), 5인 이상 가구(6.4%) 순이었다. 4인가구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가장 보편적인 유형이었지만 이번 조사에선그 비중이 20% 밑으로 떨어졌다.

1인 가구가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미래에셋증권은 리포트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혼자, 뭐 하니(2015년 11월 발표)’를 통해 인구 고령화, 저출산에 따른 자연스러운 증가뿐 아니라 저성장과 고용 불안, 이혼 및 만혼 증가, 사회적 인식 변화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어나고, 결혼과 가족에 관한 가치관이 달라지면서 자신만의 삶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국내 1인 가구 식료품·비주류음료·주거에 소비 집중
1인 전용식당·소형 가전·공유 개념 등장

1인 가구는 소비시장에서 ‘큰손’으로 꼽힌다. 2인 이상 가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소비재를 개별적으로 소비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1인 가구는 소비 진작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3인 이상 가구의 소비품목이 의류, 신발, 교통, 통신, 교육에 집중돼 있다면 1인 가구는 식료품, 비주류음료, 주거 등 생필품과 개인 소비에 맞춰져 있다. 1인 가구의 특성은 자신을 위한 지출이 대부분이라 주거비용을 비롯해 패션, 미용, 문화생활분야의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다.

갈수록 늘어나는 1인 가구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낸다. 1인 가구를 영미권에서는 ‘싱글톤(Singleton)’, 중국은 ‘단선후(單身戶)’, 일본은 ‘히토리구라시’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도 1인 소비자를 지칭하는 ‘혼잡족, 혼술족, 나홀로족, 싱글 이코노미’ 등의 신조어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모두 ‘1인 가구’를 겨냥한 마케팅 용어다.

용어만이 아니다. 1인 가구는 경제 생태계를 바꾸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그 변화가 두드러지는 곳은 외식업계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이 많아지면서 1인소비가 소비시장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서너 가지 메뉴를 혼자 먹기 적당한 양과 가격으로 구성하고, 각각의 메뉴가 섞이지 않도록 1인 세트 전용 접시에 담아 제공하는 식이다.

 

혼밥족

▶혼자 밥 먹는 사람을 지칭하는 ‘혼밥족’은 1인 가구를 대표하는 말이다. ⓒ뉴시스

 

1인 가구는 요식업 매장 형태도 바꿔버렸다.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편하게 혼자 밥을 먹을 수있는 1인 전용식당이 등장한 것이다. 1인 고객을 위해 식권 발매기를 설치해 자동으로 주문할 수 있게 한 것이나 바(Bar) 형태의 테이블이 오픈 키친을 둘러싸고 있어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밥을 먹는 모습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식품·유통업계도 1인 가구 확보에 적극 나선다. 대부분 적은 용량과 조리가 편리한 가정 간편식 품목을 선보인다. 가전업계도 1인 가구 열풍이 가득하다. 소형 냉장고, 소형 세탁기는 물론 미니 밥솥, 미니 가습기 등 가전제품 시장에 소형화 경향이 뚜렷하다. 청소기, 라디오, 스피커도 하나같이 작고 가볍다. 주걱이나 국자 같은 간소한 조리기구, 프라이팬, 오븐기, 밥솥 사이즈는 모두 ‘미니’다. 배달 서비스와 공유경제 개념이 등장하고 편의점, 반려견, 레저시장이 나날이 커지는 것도 1인 가구 등장에 따른 결과라 볼 수 있다.

 

정부, 1인 가구 지원책 마련 고심
1인 가구는 유행 아닌 사회 구조 바꿀 핵심 요인

주택시장도 달라지고 있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원룸, 셰어하우스,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1인 가구의 주택 소유 비중은 52.0%에 불과하다. 특히 20, 30대 1인 가구의 주택 소유 비중은 23.8%에 그친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연구원은 "미분양 중·대형 주택을 활용해 주거 불안을 겪는 20, 30대 1인 가구에 맞춰 행복주택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혼술남녀

▶‘나홀로 가족’ 시대의 트렌드 를 반영한 tvN 드라마 ‘혼술 남녀’의 한 장면. ⓒ뉴시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정책 틀도 바뀌고 있다. 현재 가족 정책이 3~4인 가구를 중심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관계부처가 모여 청년층 1인 가구, 여성 1인가구, 노년층 1인 가구 등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내놓을 계획"이라며 "특히 저소득 1인 가구를 지원하는 대책 마련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싱글라이제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노르웨이와 일본은 각각 37.9%, 32.7%에 달한다. 영국과 미국은 28%를 웃돈다(2014년 기준).

우리보다 앞서 1인 가구 증가를 경험한 이들 국가는 1인가구를 위한 지원정책을 체계화해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 주도로 저소득 1인 가구의 주거비를 줄이기 위한 공공임대주택 지원책을 마련했다. 일본은 소형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가 조례를 제정해 소형 임대주택에 대한 건축 기준을 세웠다.

이처럼 1인 가구는 한때의 유행이 아니다. 시장의 변화를 일으키며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1인 가구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파급 효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글· 김건희(위클리 공감 기자) 20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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