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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능력중심채용 실천선언 대국민 선포식

A 기업은 최근 입사지원서에서 사진, 수상 경력, 동아리 활동, 어학연수 등 직무능력과 무관한 항목들을 삭제했다. B 기업은 면접위원들이 직무능력과 무관한 개인 신상이나 가족관계 등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도록 지침을 마련해 교육하고 있으며 C 기업은 인사팀이 아닌 실제 채용할 부서의 직무 전문가들이 직접 자기소개서를 읽고 직무경험 중심(지원자 이름 외에 출신학교, 자격증, 어학 등 개인 스펙은 볼 수 없음)으로 평가한다.

시대가 바뀌면서 학벌이나 스펙 위주가 아닌 능력과 직무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정부와 경제단체,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의 바람에 속도를 내기 위해 힘을 모았다. 3월 28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는 '능력중심채용 실천선언 대국민 선포식'이 개최됐다.

 

능력중심채용

▶ 3월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부, 경제 관련 인사 1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능력중심채용 실천선언 대국민 선포식’이 열렸다.

 

황교안 국무총리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경제단체, 주요 대기업, 중견·중소기업, 공공기관 대표 등 130여 명이 자리해 '능력중심채용을 위한 실천선언(이하 실천선언)'을 발표했다. 이번 실천선언은 취업준비생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한 것으로, 구직자들의 불필요한 스펙 경쟁을 막고 직무와 능력 중심의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불필요한 스펙 경쟁 차단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확대 목표

우선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활용하는 등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시스템이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NCS를 활용한 채용은 채용 대상 직무를 NCS에 기반을 둬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해당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형태의 채용방식이다.

예를 들어 채용 공고 단계에서 단순 기초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채용 분야별 필요한 직무명세(NCS 기반)를 공개하고, 필기전형에서는 인성·적성 평가나 단순 지식을 측정하는 대신 직무능력 측정 중심의 필기 평가를 시행한다.

구직자들에게는 채용 기준과 절차를 사전에 명확히 알린다. 기업이 선발 기준과 채용 절차를 사전에 명확하게 알리면 취업준비생들이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 드는 시간적, 경제적 낭비를 줄이고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수 있다. 능력 중심 채용을 실천한 한 공공기관에 입사한 신입사원은 "채용 공고 시 기업이 공개한 직무기술서를 보고 입사 후 수행하게 될 직무가 내게 맞는지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학벌이나 스펙 중심의 서류전형을 지양하고 적합한 직무능력을 갖춘 이들의 채용 기회를 확대한다.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사진, 연령, 출신지역, 가족관계 등 인적 사항을 요구하지 않고 업무와 무관한 어학 성적, 해외 연수, 사회봉사 등 과도한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항목과도 일맥상통한다.

면접 시 구직자의 인격을 존중하며 업무와 관계없는 사적 질문은 하지 않는다. 또한 채용 과정에서 취득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구직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채용서류를 반환한다. 이는 '채용 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1조에도 명시된 사항으로, 채용 여부가 확정된 후 구직자가 채용서류 반환을 요청하면 반환해야 한다.

부당한 취업 청탁이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으며 채용 전 실습생, 견습생, 인턴 등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을 해줘 청년들의 열정을 보호한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일을 경험한 청년(5219명)의 53.6%가 열정페이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A 씨는 "무급으로 식대나 교통비 지원도 해주지 않았다. 추후 정규직 전환도 없었으니 공짜로 아르바이트해준 거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천선언은 이같은 악용 사례를 막아 부당한 피해 사례를 줄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능력 중심 채용이 평가, 보상, 교육훈련, 배치전환, 퇴직관리 등 인사관리 전반에 걸친 직무성과 중심의 인력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입사 후에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보상하고 훈련시켜 직무능력에 맞게 배치하는 한편, 퇴직 시에는 나이나 근속이 아닌 직무능력과 성과를 평가해 결정한다.

 

능력 중심 채용 적용한 공공기관·대기업
중도 퇴사율 감소 등 긍정적 변화 감지

능력 중심 채용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이번 실천선언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먼저 공공부문에 능력 중심 채용 선도 모범 사례를 구축해 지난해 130개 공공기관에 능력 중심 채용방식을 도입했다. 아울러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할 의지가 있어도 비용, 전문가 등 여건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 387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지원했고, 대기업과는 '능력 중심 채용문화 확산을 위한 MOU(2013~15년 28개 기업)'를 체결해 자율적인 변화를 유도했다.

이처럼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채용한 결과 긍정적인 변화들이 관찰되고 있다.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한 한국서부발전,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신입직원 중도 퇴사율이 감소했고, 출신 대학 분포와 고졸, 전문대졸 출신 비율은 큰 폭으로 변화가 생겼다. 신입 직원의 직무교육기간과 허수 지원자도 감소했다. 20대 그룹은 지원서류에 학점과 어학 성적, 개인정보를 축소 또는 삭제하는 등 능력 중심 채용의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실천선언이 능력 중심 채용 확산으로 이어지도록 올해부터 매년 경제단체와 함께 기업의 채용 관행을 조사해 발표한다. 또한 취업준비생을 위해 누리집(onspec.ncs.go.kr)을 개설해 가이드북, 샘플·기출문제, 동영상 강의 등 콘텐츠를 제공하며 권역별 상설설명회와 함께 대학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 관련 정보들을 적극 소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100개 공공기관,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 도입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수의 공공기관이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한다.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하기로 한 공공기관은 공기업 1개, 준정부기관 20개, 기타 공공기간 79개 등 총 100곳이다. 정부는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 공공기관과 취업준비생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각 기관의 상황에 맞는 컨설팅 지원을 제공하고,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상설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취업준비생들이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에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도록 고용노동청에서 실시하는 상설 설명회와 권역별 순회 설명회를 열어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NCS 기반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진대회 등을 통해 우수사례를 발굴·확산하기로 했다.

아직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하지 않은 병원, 출연연 등은 올해 도입한 기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전체 공공기관이 능력 중심 채용을 도입하도록 하는 한편, NCS 활용 과정에서 제기된 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의 검증·보완을 거쳐 오는 6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확정·고시할 계획이다.

 

· 김가영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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