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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작가 한강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이 소설 〈채식주의자〉로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함께 맨부커 인터내셔널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받았다. 노벨 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에 한국인 수상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은 터키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무크와 중국의 유명 작가 옌롄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5월 16일(현지시간) 〈채식주의자〉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으로 선정하며 “한 평범한 여성이 자신의 집과 가족, 사회를 묶는 모든 관습을 거부하는 과정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담아냈다”며 “서정적이면서 동시에 날카로운 스타일의 소설이 독자의 마음과 꿈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1970년 전남 광주에서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가 당선됐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됐다. 이 덕분에 그는 시심 어린 문체와 독특하면서 비극성을 띤 작품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채식주의자멘부커상

▶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과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소설가 아버지•오빠, 평론가 남편
문체부, 34개 언어로 번역 지원사업

그는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의 소설을 발표해왔으며,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 다양한 장르의 책도 펴냈다. 그는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 등 국내 대표적인 문학상은 모두 수상했다. 2007년부터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강의 남편은 문학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이며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다.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이다. 죽어가는 개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점점 육식을 멀리하고 스스로가 나무가 되어간다고 생각하는 영혜를 중심으로 각 편에서 다른 화자가 등장한다.

이 작품이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건 지난해 1월 데버러 스미스의 번역으로 영국 포르토벨로 출판사에서 ‘더 베지터리언’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면서다. 같은 달 미국 호가드 출판사에서도 발표됐으며, 영미권에서 잇단 호평을 받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 25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갔다. 여기에는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의 공이 크다. 단순한 기계식 번역이 아닌 한국어의 뉘앙스를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는 능력 있는 번역가일 뿐 아니라, 이 작품을 영국 출판사에 소개해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번 수상으로 ‘문학 한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2011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2014년 황선미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영국 대형서점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판매 1위를 기록했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한국 문학은 미지의 영역이나 다름없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월 17일 한강 작가와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에게 축전을 보내며 축하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김 장관은 “우리의 글로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빼어난 번역을 통해 우리의 문학을 세계인에게 전달한 두 분의 노고를 치하하며, 앞으로도 우리 문화예술의 장을 세계로 펼쳐서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1년부터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 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한국 문학 작품의 34개 언어권 번역•출판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수상의 영예를 누린 한강 작가의 경우, 소설 〈채식주의자〉가 스페인어와 독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이탈리아어 등 9개 언어권으로 번역•출판된 것을 포함해 총 6개 작품이 10개 언어권(총 16종)으로 번역•출판되는 지원을 받았다.

 

· 두경아 (위클리 공감 객원기자)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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