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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트럼프 시대, 한국의 대응] “대미 흑자 실제론 114억 달러 불과, 팩트 공유하는 외교 노력 절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했다. 강력한 미국을 재건하기 위한 경제정책으로 법인세, 소득세의 감세와 상속세 폐지를 통해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 보호무역주의, 대미 흑자국에 대한 환율절상 압력 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 파격적인 감세와 1조 달러 재정지출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는 경상수지 적자를 초래해 1980년대와 같은 ‘쌍둥이 적자’ 문제가 재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 국채를 발행하게 되고, 이는 최근 완전고용 수준의 경기회복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달러화 강세를 초래할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 수출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은 미국에 대해 흑자를 많이 내고 있는 국가에 가하는 통상 압력과 환율절상 압력으로 나타날 것이라 예고되고 있다. 현재 대미 무역수지(상품수지) 흑자를 많이 내고 있는 국가는 중국(2015년 미국 기준, 3561억 달러), 독일(711억 달러), 일본(676억 달러), 한국(302억 달러)이다.

 
그런데 유로화가 절상될 경우 아직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유럽 위기 재발 가능성 때문에 유로화를 사용하는 독일에는 절상 압력을 가하기 힘든 실정이다. 일본은 미국의 동아시아 맹방이다. 결국 중국과 한국만 남는 셈이다. 중국은 연간 수입액만 1조 7000억 달러이며,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도 연간 1400억 달러로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미국의 엄포와는 달리 현실적으로 미국이 함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결국 그런 입장이 되지 못하는 한국이 고스란히 유탄을 맞을 우려가 적지 않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전면 재검토되어 양허가 정지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5년간 269억 달러, 일자리는 5년간 24만 5000개가 날아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새 행정부의 환율절상 압력과 보호무역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 우선 한국의 대미 흑자가 많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2015년 한국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258억 달러지만, 서비스수지에서 144억 달러 적자를 기록해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를 합한 무역수지 흑자는 114억 달러에 불과하다.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

▶ 트럼프 새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걸고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 흑자의 수준과 내용을 이해시키는 외교적 노력이 준비되어야 한다. 사진은 부산항 컨테이너터미널 ⓒ연합

 
또한 2015년부터는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가 미국의 대한국 직접투자를 상회하기 시작해 연간 4만 5000개 정도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어주고 있다. 이런 점들을 미국에 이해시키고, 한국은 과도한 대미 흑자국으로서 미국의 새 환율법(BHC법)의 적용대상이 되기에는 무리라는 점을 이해시키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환율도 미국 달러 강세로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지만, 엔화에 비해 약세 폭이 좁아서 여전히 한국 수출에 중요한 원·엔 환율이 하락할 전망이라는 점을 미국에 이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이탈하면서 외화유동성 경색 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이 2008년과 같은 통화스와프(currency swap)를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과 미국은 중요한 맹방이라는 인식을 새 행정부와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한 인식의 공유를 토대로 정부, 업계, 학계가 전방위적으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환율전쟁과 통상전쟁 파고를 넘어야 한다.


오정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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