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해외 언론은 공통적으로 "대화 재개 그 자체로 성공"이라며 3국 간 협력 복원에 합의한 것을 주요 성과로 평가했다. 동시에 중·일 사이에서 한국이 수행한 외교적 역할에 주목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균형외교를 높이 샀다.
미국 언론은 3국 관계가 자국에 끼칠 영향에 주목해 한·일관계 개선을 크게 환영했다. 중·일 언론도 3국이 정상회의 정례화에 합의하는 등 관계가 진전되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역사·영토 문제 등이 여전히 어려움으로 남아 있어 더 실질적인 변화와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유럽·미국 언론은 3국 정상회의가 3년 반 만에 재개된 사실에 의미를 두었다. AP통신은 "상당한 시간을 역사와 영토 문제를 둘러싼 공방으로 보내고 있는 3국이 대화 정례화에 합의한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진전"이라며 회담의 정례화를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성과로 꼽았다. 블룸버그통신은 "한·중·일 정상은 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선언했다"면서 "이는 점차 둔화되는 경제를 부양하고, 북한 핵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역사인식 차이에 따른 반목을 누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 블룸버그통신 11월 1일 “중·일·한 정상 완전한 관계 회복 언”(왼),런민르바오 인터넷판 리커창 총리 방한 특별 세션(중), 마이니치신문 10월 30일 박근혜 대통령 서면 인터뷰(오)
한·일·중 정상회의
"관계의 완전한 복원 선언"
미국외교협회(CFR)는 박 대통령의 균형외교와 이것이 자국에 끼칠 영향에 주목했다. CFR는 "박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으며, 일본에는 투트랙(역사·안보와 경제 문제 분리) 전략으로 움직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에 대비해 견고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박 대통령이 한·일·중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응한 것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일본과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템플대 도쿄캠퍼스 로버트 듀재릭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아사히신문은 3국 연쇄 회담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서면 인터뷰를 공동으로 내보냈다. 한·일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를 비롯해 위안부 문제, 한·미·일과 한·중관계, 남중국해 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그 내용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언론의 취재에 대한 답변이 한국 여론에 커다란 파문을 부를 수 있는데도 취재에 응한 배경에는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 측의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는 등 서면에서의 답변 내용은 종래대로 엄격했다"고 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월 취임 이후 일본 언론의 취재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3국 정상회의 후 일본 언론은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일본과 중국을 배려하며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회의가 대화 재개라는 성과는 얻을 수 있었지만, 관계 개선까지는 변함없이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며 실질적인 내용을 이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중국 언론은 동북아 협력의 계기를 마련한 데 의미를 부여하면서 특히 정상회의를 통한 경제 분야의 성과에 주목했다. 베이징대 국가관리협동창신센터 주닝 연구원은 홍콩 펑황왕(鳳凰網)과의 인터뷰에서 "중·일·한이 정상회의를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수 있다면 15억 인구에 경제 규모가 15조 달러를 넘어서는 초대형 시장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가 중국은 물론 동북아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 신징보(新京報)는 '중·일·한 FTA 추진, 기다릴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3국 간 역사인식 문제와 영토주권 문제로 정치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정상회의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먼저 역사에 대한 직시가 최대공약수가 돼야 한다는 제언이 담겼다.
중국 언론은 3국 정상회의 전날 진행된 한·중 양자회담에서도 경제와 더불어 정치 신뢰가 강화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현재의 중·한관계는 정치적 상호 신뢰도 강하고 경제·무역 협력의 질이 높으며, 인적 교류의 열기가 뜨겁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의 기고를 실었다. AP, AFP, 로이터 등 주요 통신이 내보낸 보도에서도 한·중 양자회담이 다방면에서 성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주조를 이뤘다.
한·중, 한·일 정상회담
"절충점 모색해 관계 개선 계속해야"
일본은 한·중 양자회담에 대해 북핵, 경제 협력 등 다방면에서 양국의 연대를 확인하면서 '밀월관계'가 부각됐다는 반응이다. 요미우리신문은 "TPP의 대항축을 모색하는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설 멤버이기도 한 한국과의 경제 협력에 한층 더 힘을 쏟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논평했다. 더불어 "남중국해 문제로 미·중 간 마찰과 줄다리기가 어려움을 더하고 있어 한국은 향후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3년 반 만에 치러진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외신들은 양국이 관계 개선을 시도했다며 주목했다. 회담의 가장 큰 의제였던 위안부 문제를 이른 시일 내에 해결할 것을 합의한 것은 가장 큰 성과로 평가했지만, 연내 문제 해결에는 회의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교섭을 서두르기보다는 절충점을 모색해 관계 개선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아사히신문은 "양국은 국가 위신이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협의의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이웃 나라로서의 본래 모습을 되찾을 것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제로회답'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박 대통령의 외교 성과로 꼽기도 했다.
시즈오카현립대 고하리 스스무 교수는 같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조건 없는 회담을 주장한 아베 총리의 뜻이 받아들여진 것 같지만, 조기 타결 목표에 합의한 것은 일본의 제로회답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에게 플러스"라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 언론은 양 정상이 외교적 냉각을 깨고 역사 문제 해결 노력에 합의했다면서, 이는 실용적 관계를 향한 중요한 일보 전진이라고 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어떤 형태든 한·일관계 개선은 미국에는 반갑게 받아들여질 것"이라며 환영했다.
AFP통신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거의 4년 만에 열린 첫 정상회담인 만큼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세종연구소 홍현익 연구위원의 의견을 게재했다. 이어 "추가 실무급 논의 및 조율의 물꼬를 트는 정상적 대화 채널 구축이 중요하다"며 회담 이후의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 · 조영실 (위클리 공감 기자) 20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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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