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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국산차 포니, 경부고속도로, 통일벼, D램 메모리 반도체, 남극 세종과학기지, 포항 방사광 가속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광복 70년 과학기술 대표 성과 70선' 가운데 국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꼽힌 분야별 7대 과학기술이다. 6·25전쟁 직후 1인당 국민소득 66달러의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세계 13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과학기술이다. 국가 발전을 이끌어온 과학기술의 역할을 조명하기 위해 정부가 발표한 과학기술 70선을 시대별로 알아본다.

타자기

▷공병우 타자기

 

1950 · 공병우 타자기 · 산림 녹화임목육종(현신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한 성과보다는 기관이나 개인 차원의 연구 성과가 나타난 시기다. 황폐한 민둥산을 푸르게 만드는 데 기여한 현신규 박사의 '산림녹화 임목육종', 한글 기계화의 효시인 한글 타자기(일명 공병우 타자기) 등이 성과로 선정됐다. 안과의사 공병우는 광복 이후 후학을 위한 '소안과학' 번역 과정에서 더 정확하고 빠른 작업이 가능한 타자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그는 타자기 개발에 매진해 기존 한글 타자기와 달리 세로 찍기가 아닌 가로 찍기가 가능한 세벌식 타자기를 내놓았다. 이 밖에 당시 대표적인 과학기술로는 참치 잡이 기술, 이태규 박사의 리-아이링 이론(화학), 이임학 박사의 리군 이론(수학) 등이 꼽혔다.

원자로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

 

1960 · 배추 품종 개발(우장춘) · 나일론 생산기술 · 화학비료 생산기술 · 첫 연구용 원자로(TRIGA Mark-∏)

과학기술 전담부처와 과학기술 연구기관이 설립되고 정부 주도로 농업과 초기 공업화 진흥정책이 추진된 시기다. 채소 종자의 자급 기반을 마련한 '우장춘 박사의 일대잡종 배추 품종', 화학 장치산업 발전의 모태가 된 화학비료 생산기술, 섬유업계의 혁신을 부른 나일론 생산기술 등 8개의 성과가 선정됐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연구용 원자로인 TRIGA Mark-∏의 성과는 놀랍다.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에서 첨단과학 원자력에 도전한다는 건 무모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1959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전신인 원자력연구소가 설립되고 본격적으로 원자력 연구개발을 위한 첫걸음으로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한 이후 1995년까지 가동되면서 우리나라 원자력 기초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경부고속도로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포니

▷포니

 

1970 · 한국 고유 모델 국산차(포니) · 통일벼 · 경부고속도로 · 게이지 이론의 재규격화(이휘소)

조국 근대화 경제 개발 정책과 함께 자동차·조선, 토목·건설 등 중화학공업 육성이 본격화됐다. 선정된 성과는 모두 9개로 국내 최초의 고유 모델 국산차(포니), 초대형 유조선, 경부고속도로, 주곡 자립 달성으로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한 '통일벼' 기술 등이다. 포니는 세계에서 16번째,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한국이 개발한 고유 모델이다. 통일벼는 개발 초기 단점이 개선된 품종으로 재배단계에 들어갔으나 빠른 농가 보급을 위해 대량 종자 증식이 필요했다. 이에 필리핀에서 대량으로 종자를 증식해 대한항공 전세기 3편으로 운반해 바로 농가 실증시험 겸 증식에 들어가 농가 보급을 1년 단축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대규모 해외 종자 증식체계를 확립했다. 경부고속도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독일 방문 시 아우토반을 보고 감명을 받아 추진해 1970년대 고도성장의 기반을 구축한 중요 사업이었다. 특히 현대건설 기술진이 해외에서 적용한 기술력을 도입해 전반적인 공사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이끌었다.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수송 능력이 획기적으로 증대돼 화물 수송 분담률(톤-km 기준)이 1968년 10.8%에서 1978년 27.8%로 늘어났다.

TDX-1

▷TDX-1

세종기지

▷남극 세종과학기지

 

1980 · TDX-1 상용화 · 한탄 바이러스 백신(이호왕) · D램 메모리 반도체 · 남극 세종과학기지 건설

정부의 기술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연구개발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되고 민간의 개발 활동도 활발해졌다. 'D램(RAM) 메모리 반도체', '국산전전자교환기(TDX) 상용화', 감염병 예방의 효시 '한탄 바이러스 백신' 등 17개의 성과가 이 시기를 대표한다. 1970년대 후반 우리나라의 반도체산업은 단순 조립공장 형태의 하청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지속적인 투자와 집념으로 세계 최고의 D램 기술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 오늘날 한국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점유하는 메모리 강국으로 거듭난 것은 정부와 기업, 학계 등이 최고의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다.

우리별

▷우리별 인공위성

 

1990 · 우리별 인공위성 · CDMA 상용화 · 한국형 표준원전 설계기술 · 포항 방사광 가속기

기술 혁신 논의가 활발해지고 신산업 창출을 위한 통신, 생명공학 기술과 우주·원자력 등 거대 과학기술 개발 노력이 본격화한 시기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 라이신·핵산 발효기술, 우리별 인공위성, 한국형 표준원전(KSNP) 등 모두 10개가 1990년대 성과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3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세계에서 5번째로 구축돼 연간 4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한국 최초의 거대과학 공동 연구시설이다. 국가 기초과학 및 첨단 원천기술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2004년 한국을 바꿔놓은 10대 과학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우리별 3호의 성공은 1990년대 후반 이후 다목적 실용위성, 과학기술 위성과 같은 국가 주도 위성 프로그램과 민간 주도 통신위성 프로그램의 기획과 실행의 기반이 됐다.

휴보

▷휴보

훈련기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2000 · 글로벌 신약(팩티브) · 인간형 휴머노이드(휴보) ·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 이지스함 1호 세종대왕함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정보통신기술(IC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의 신기술과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 기술 개발이 가속화됐다. 인간형 휴머노이드(휴보),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글로벌 신약(팩티브), 대한민국 표준시(KRISS-1) 제정 등 19개가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성과로 꼽혔다. 디지털 훈련기 시대를 연 T-50은 개발 초기 전술입문 훈련기를 기본으로 고등훈련기와 전투기 임무까지 고려해 개발한 다목적 항공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1997년 10월 국내 개발에 착수해 공군이 요구하는 일정, 비용, 성능 등을 충족시켜 2006년 1월 성공적으로 'Korea' 브랜드 항공기를 개발하게 됐다.

스마트원자로

▷스마트 원자로

나로호

▷나로호

 

2010 · 우주 발사체(나로호) · 스마트 원자로

나로호는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개발과 우주 기술 자립,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 단계다. 2013년 1월 30일 나로호 개발을 통한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발사장(나로 우주센터)에서 우리의 위성(나로 과학위성)을 우리의 발사체(나로호)에 실어 우주로 보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우리나라가 세계 11번째 우주 독립국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딘 의미가 있다.

앞서 1997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00% 우리기술로 원자로를 만든다는 목표로 2012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표준설계 인가를 받아 세계 최초 일체형 원자로 개발이란 신기원을 세웠다. 원자력 종주국 미국보다 먼저 완성한 스마트 원자로의 수출로 세계 중소형 원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과학창조한국대전에 전시된 우리의 과학기술 70선은 전용 홈페이지(best70.ntis.go.kr)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 박길명 (위클리 공감 기자) / 사진 · 김형우 기자 동아DB 201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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