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을미년 역대 略史
ㆍ1955년 일본과 경제관계 단절
ㆍ1895년 명성황후 시해사건(을미사변), 단발령 시행
ㆍ1235년 몽고 3차 침입
ㆍ 995년 서희의 여진 축출
ㆍ 935년 후백제 견훤과 신라 경순왕, 고려에 투항
1895년 을미사변 명성황후 시해사건
1895년 10월 8일 새벽. 흥선대원군이 탄 가마를 에워싼 채 일본의 군인, 경찰, 공사관 직원, 낭인들, 그리고 조선군 훈련대까지 가세한 기괴한 다국적 혼성부대가 새벽길을 나서 정동을 거쳐 광화문으로 향했다. 이들이 들이닥치자 광화문을 경비하던 조선 순검과 병사들은 대항은커녕 혼비백산 도망치기에 바빴다. 폭도들은 거침없이 두 개의 작은 문을 지나 왕과 왕비의 침소인 건청궁 앞뜰에 도착했다. 그때 오카모토(조선군부 고문)의 호령소리가 들려왔다. “여우는 베어버려라!”
왕비의 얼굴을 모르는 폭도들은 닥치는 대로 궁 안의 여인들을 살육했고, 그 가운데 왕비일 거라 짐작되는 여인의 시신을 건청궁 동쪽 녹원으로 옮겨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르는 만행을 저질렀다(이종각 저 <자객 고영근의 명성황후 복수기>의 내용을 재구성). 이것이 역사에서 ‘을미사변’이라 부르는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다.
1894년 동학혁명 당시‘갑오세(甲午歲) 가보세, 을미(乙未)적 을미적거리다, 병신(丙申)되면 못가리’라는 민요가 유행을 했다. 갑오년(1894년)에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하면, 을미년(1895년)에 허송세월만 보내다가 병신년(1896년)이 되면 결국 나라와 백성이 큰일을 당한다는 뜻이다. 노랫말대로 을미사변이 있은 지 10년 뒤인 1905년 대한제국은 일본에게 외교권을 빼앗겼고(을사늑약), 그로부터 5년 뒤 국권을 상실했다.
1955년 을미년엔 첫 국산 자동차 ‘시발’에 열광
60년의 세월이 흘러 1955년 8월 15일. 광복 십주년과 정부 수립 칠주년을 기념해 전국 곳곳에서 경축식이 열렸다. 특히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현상을 유지하려는 양보의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라며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통탄하고 강력한 통일 의지를 천명했다.
이어서 10월 1일부터 두 달간 창경원(창경궁)에서 열린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박람회’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물품 4만여점이 등장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자동차인 ‘시발(始發)’이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시발은 지프형의 노란색 차로 ‘부분적으로 약간의 결함이 있기는 하나 여하튼 순수 국산 엔진으로 차체를 움직여 달릴 수있 다는데서 인기집중’이라는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산’ 기술이라는데 국민들은 열광했다. ‘광복 10주년 기념 산업 박람회’를 주최한 국산장려회의 임종만 사무총장은 ‘국산품 애용은 자립경제 확립의 첩경이며 영원한 삶의 길인 동시에 조국을 통일하는 길’이라는 내용이 담긴 칼럼을 쓰기도 했다.
1955년 대한상이용사회에서 만든 달력에는 이런 구호가 쓰여 있었다.‘ 내 몸 대신 상한 용사, 내 몸 바쳐 원호하자’, ‘기어코 완수하자 조국 통일’. 6·25전쟁이 남긴 상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구호가 아닐 수 없다. 국산품 애용을 통한 자립경제 확립과 분단의 극복은 1955년 을미년 우리 앞에 놓인 무거운 과제였다.

2015년 ‘을미적 을미적’하다 때 놓치지 말아야
2014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 1조4495억달러로세계13위이며, 1인당 GDP는 2만8739달러로 29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한국은행이 발표한‘2013년 북한 경제성장률 추정’에 따르면 남북한 간 소득 격차는 43배에 달해 이제 경제력으로 남북한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임을 알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4년 1월 6일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만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선언했다. 반대로 분단이 길어질수록 분단으로 겪는 아픔과 손해는 더 늘어난다. 2015년 을미년을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어코 완수해야 하는 통일’을 차분하게 준비하는 것이다.
을미년은 ‘청양띠’의 해다. 파란색은 진취적이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시는 ‘을미적 을미적’거리다 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글·김현미(주간동아 팀장)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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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