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빙속 여제’ 이상화 3연패 도전, 모굴 스키 최재우 ‘희망 레이스’
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제 1000일 남았다. 메달 유무와 색깔을 떠나 우리나라 국민들로서는 생소했던 겨울 스포츠의 매력을 맘껏 즐길 절호의 기회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를 빛낼 대한민국의 예비 스타들을 소개한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 金 유력 이상화
지난해 열린 소치동계올림픽 때까지 한국 대표팀에는 두 명의 ‘지존’이 있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와 ‘빙속 여제’ 이상화다. 김연아가 소치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하면서 이상화만 여제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나서게 된다.
이상화는 한국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다. 그가 평창에서 전무후무한 이 종목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2014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 직후, 이상화가 태극기를 손에 들고 아들레르 아레나를 돌며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예니 볼프(독일)를 꺾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던 이상화는 지난해 소치올림픽 이 종목에서는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 70의 성적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이 종목 올림픽 2연패는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 1992년), 캐나다의 캐트리오나 르메이돈(1998,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평창에서 3연패에 성공하면 ‘전설’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은 무척 높다. 이상화는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2위를 했지만 사실상 1위나 마찬가지였다. 시즌 막판 부상 악화 방지와 체력 저하를 이유로 가장 많은 점수가 걸린 월드컵 파이널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상 컨디션을 유지하던 월드컵 4차 대회까지 8차례 레이스에서 그는 무려 6차례나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실력으로만 보면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의 적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4월 말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이 큰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 아쉽게 메달과 시상대를 놓치면서 제 위에 있는 선수들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의 깜짝 금메달도 기대할 만하다.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금메달리스트이자 소치올림픽 남자 팀 추월 은메달리스트인 이승훈은 2014~2015 시즌 월드컵 시리즈 매스스타트(Mass Start)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밴쿠버올림픽 남자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도 평창올림픽에서 소치대회의 노메달 수모를 씻을 각오다.
‘여왕’ 심석희 ‘괴물 여고생’ 최민정 의 동행
소치올림픽까지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총 53개였다. 그중 42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한국 쇼트트랙은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뒤 매번 ‘효자’, ‘효녀’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평창올림픽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세계 최강 여자 쇼트트랙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고, 지난해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남자 쇼트트랙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

▷2014년 2월 16일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경기에서 마지막 주자 심석희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여자 쇼트트랙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와 ‘괴물 여고생’ 최민정이다. 2014~2015 시즌에 처음 시니어 무대에 올라온 최민정은 데뷔 첫 시즌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한 해 전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심석희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최근 2년 연속 종합 우승자를 배출한 것이다. 심석희는 올해는 종합 3위에 올랐다.
소치올림픽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남자 쇼트트랙도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박세영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남자 선수로는 2년 만에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종합 우승도 바라봤으나 간발의 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에이스’ 신다운도 올해 6차례의 월드컵 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개인 종목 금메달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포스트 김연아’ 박소연 - 김해진
역대 최고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평가받는 김연아의 공백을 메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연아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김연아를 롤모델로 커온 ‘김연아 키즈’들의 성장과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포스트 김연아’의 선두주자는 박소연(18)이다. 박소연은 지난해 3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최고인 176.61점을 기록해 9위에 올랐다. 김연아 이후 국내 선수가 받은 최고 점수이자 최고 순위다.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2014∼2015 시즌에는 그랑프리 출전권 2장과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2장도 따냈다.

▷2015년 1월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9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박소연 선수가 프리스케이팅을 하고 있다.
박소연은 올해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생애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60.75점으로 출전 선수 24명 중 12위에 올랐다. 박소연과 한국 여자 피겨를 이끄는 김해진(18)은 136.24점으로 19위에 자리했다. 남자 싱글에 출전한 이준혁(19)은 합계 197.52점으로 최종 순위 19위에 올랐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평창에서 전 종목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페어스케이팅은 선수도 없었고 가르칠 코치도 없었지만 올해 1월 열린 제69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2003년 동계체전 후 자취를 감췄던 페어스케이팅이 다시 열렸다. 정유진(16·정화여중)은 루카 데마테(25·이탈리아)와 짝을 이뤄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 또 이호정(18·신목고)-감강인(19·휘문고) 조가 출전하는 아이스댄스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서 4위 오른 최재우
국제적인 수준의 선수들이 적지 않게 나온 빙상 종목과 달리 설상 종목은 여전히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평창올림픽을 향해 희망을 키워가는 선수가 적지 않다.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의 최재우가 대표적이다.

▷소치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종목에서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선에 진출한 최재우의 점프 장면.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상위 12명이 겨루는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던 최재우는 2014~2015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한국 스키 사상 최고 순위인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FIS 월드컵에서 최종 6명이 겨루는 결선 2회전에 나가 82.73점을 획득해 4위에 자리한 것. 스노보드 이광기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결선 무대를 밟았다. 이광기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예선을 통과한 뒤 결선에서 8위에 올랐다.
주니어 선수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권이준은 2015 FIS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한 것은 물론 메달을 따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호도 이 대회 알파인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은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또한 노르웨이 스타크래프트 주니어컵 바이애슬론 대회 17세부에서 우승한 혼혈 선수 김마그너스는 최근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썰매 종목 첫 메달 기대, 스켈레톤 신성(新星) 윤성빈
윤성빈은 한국 썰매 역사상 올림픽 첫 메달 기대주로 떠올랐다. 고3이던 2012년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의 권유로 처음 스켈레톤에 입문했을 때만 해도 그가 이렇게 큰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제는 샛별을 넘어 메달 기대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한국 ‘스켈레톤 간판’ 윤성빈(21·한체대)이 월드컵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평창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은 지난 소치올림픽 당시 윤성빈의 모습.
윤성빈은 스켈레톤 입문 1년 6개월 만에 출전한 지난해 소치올림픽에서 한국 썰매 역사상 최고 순위인 16위에 올랐다. 그로부터 1년여가 더 지난 요즘 윤성빈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윤성빈은 올해 3월 독일 빈터베르크에서 열린 2015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4차 레이스 합계 3분 46초 09를 기록해 34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8위에 올랐다. 한국 스켈레톤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역대 최고 성적이다.
앞서 출전한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특히 은메달을 획득한 월드컵 5차 대회에는 지난해 소치올림픽 금·은·동메달리스트가 모두 출전했다. 썰매 종목은 개최국으로서 이점을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종목이다. 트랙 적응이 가장 중요한데 트랙에서 마음껏 훈련할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봅슬레이의 원윤종-서영우도 유력한 메달 후보다. 파일럿 원윤종과 브레이크맨 서영우로 조를 짠 봅슬레이 남자 2인승 대표팀은 올해 FIBT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첫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둘은 1∼4차 레이스 합계 3분 44초 69의 기록으로 한국 봅슬레이 사상 최고인 5위에 올랐다. FIBT는 주관 대회에서 6위까지 메달을 준다.
아이스하키 백지선호(號)와 컬링의 ‘컬스데이’
남자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의 꽃이다. 그동안 한 번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한국은 평창올림픽에서 영광스러운 첫 무대를 밟는다.
세계 랭킹 23위인 한국이 메달을 따기는 힘들다. 한국 대표팀의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한국 대표팀은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무대에 선 백지선 감독과 NHL에서 102골을 넣은 공격수 박용수 코치가 이끌고 있다. 브락 라던스키와 마이클 스위프트, 브라이언 영, 마이크 테스트위드 등 귀화 선수들과 신상훈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던 컬링 국가대표 김은지, 김지선, 엄민지(왼쪽부터).
백지선호는 얼마 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최하위에 머무르며 디비전1 그룹B로 강등됐던 한국은 다음 시즌부터 디비전1 그룹A로 승격한다.
백 감독이 1985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NHL에 진출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기적’이라고 했다.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은 또 다른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소치올림픽에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컬스데이’란 애칭으로 불린 여자 컬링 대표팀은 21년의 짧은 역사가 무색하게 이미 세계적인 강팀이 됐다. 지난 연말 월드투어에서는 소치올림픽 금메달 팀 캐나다에 이어 은메달을 땄다. 안방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메달도 기대할 만하다.
글ㆍ이헌재 (동아일보 기자) 201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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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