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한국과 중국이 6월 1일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 이에 따라 한·중 수교 23년 만에 두 나라 협력관계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이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 부장은 한·중 FTA 협정문에 서명해 2012년 5월 협상 개시 이후 3년 만에 정식 서명 절차를 완료했다.

두 나라는 한국의 국회 비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회의 보고 절차를 거쳐 연내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를 FTA 발효 1년 차로 만들어야 관세 철폐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맞춰 한·중 정상은 친서를 교환했다. 상호 친서를 동시에 교환하고 주요 내용을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 한·중 FTA가 처음이다. 이는 두 나라 정상이 한·중 FTA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확고한 추진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친서를 통해 “양자 간 통상관계의 새로운 비약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과 세계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도 “두 나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키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연간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품 730억 달러(약 81조 원), 중국의 한국 수출품 418억 달러(약 46조5000억 원)가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 정부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을 통해 실시한 ‘한·중 FTA 영향 평가’에 따르면 한·중 FTA발효로 10년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9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중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 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각종 비관세 장벽 해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유망 중소기업들의 중국 진출 지원도 차질 없이 추진해주기 바랍니다.” - 박근혜 대통령, 수석비서관회의에서(2015. 6. 1)

 

1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 부장이 6월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중 FTA 서명식에서 협정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1

 

한국 국회 비준 등 거쳐
연내 발효 목표

수입가격 하락과 중국의 한국 투자 등을 합쳐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금전적 혜택은 10년간 146억2600만 달러(약 16조2600억 원)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고용 측면에서도 10년간 5만3805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세 철폐에 따른 효과를 정량적(定量的)으로 분석한 것이다. 여기에 서비스 시장 개방, 무역 장벽 해소, 투자 유치 활성화 등 정성적(定性的) 측면을 고려할 때 실제 우리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재정 효과의 경우 10년간 연평균 2700억 원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한·중 FTA는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우선 인구 13억 명의 중국 내수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크다. 한·중 FTA 발효 시 무관세로 수출되는 품목의 교역액은 연간 1148억 달러로 한국과 미국의 연간 교역액(1036억 달러)보다 많다.

한·중 FTA 발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리 중소기업도 중국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중국 진출 교두보로 활용하기 위한 제3국 기업의 대(對)한국 투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두 나라 간의 관세 철폐로 GDP 12조 달러의 거대 시장이 탄생하면서 우리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패션, 화장품, 생활 가전, 고급 식품 등 주요 소비재 품목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류와 연계한 한국 브랜드의 제품 수출 가능성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최근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 K-팝(Pop)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화장품 기업 A사는 중국으로 화장품 수출을 새로이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한·중 FTA 체결로 중국의 스킨케어 제품 관세율(6.5%)이 5년 후 철폐된다는 점을 활용해 중국 바이어에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통관, 인증, 지적재산권 등 분야에서도 두 나라 간의 비관세 장벽이 해소돼 우리 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B사의 경우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전통술이 국내에서는 발효주로 인정됨에도 중국 해관(海關 : 세관)에서는 증류주로 분류되는 등 통관 애로를 겪어왔다. 이와 관련해 한·중 FTA에서 중국은 발효주 관세를 20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B사는 한·중 FTA가 조속히 발효될 경우 통관 애로가 해소되고, 관세 철폐로 자사 전 통술의 대중국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개성공단 310개 품목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인정

개성공단에 대한 관세 혜택도 주목된다. 현재 생산 중이거나 앞으로 생산될 수 있는 310개 품목을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역외가공지역위원회와 같은 추가 심의 절차를 둬 사실상 관세 혜택을 주지 않고 있는 한·미, 한·유럽연합(EU) FTA보다 훨씬 진전된 조항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FTA 허브로 부상하면서 FTA를 활용하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 및 중국 기업들의 대한국 투자확대도 예상되고 있다.

한·중 FTA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같은 더 큰 규모의 FTA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시장 개방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한류를 기반으로 한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과 건설·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출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분야는 발효 뒤 2년 내 추가 협상을 개시해 개시 시점으로부터 2년 내 협상을 마무리하도록 돼 있다.

올해 FTA가 발효된다면 늦어도 2019년까지는 중국 서비스 시장이 개방될 수 있다는 말이다. 윤상직 장관과 가오후청 상무부장은 이날 서명식에서 “한·중 FTA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한국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을 공동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추진을 계기로 들고 나온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아시아, 유럽을 하나의 경제 공동체로 묶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한다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비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6월 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중 FTA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 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각종 비관세 장벽 해소를 지속적으로 추 진하고 유망 중소기업들의 중국 진출 지원도 차질 없이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
▷중국 상하이 주광(久光)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설화수’ 매장.

 3

유망 중기 중국 진출 지원
농수산 등 취약 업종 대책 마련

박 대통령은 한·중 FTA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농수산과 일부 제조업 분야 취약 업종에 대한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특히 “농수산 식품은 할랄(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 중국 등 거대 식품시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출 확대 대책을 적극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국민과 기업들이 한·중 FTA의 혜택을 조기에 향유할 수 있도록 가급적 조속히 한·중 FTA 발효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서명 직후 한·중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통상절차법에 따라 ‘한·중 FTA 영향 평가 결과’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도 함께 제출하게 된다. 향후 국회 절차가 완료되면 두 나라가 국내 절차를 완료했음을 서면으로 상호 통보하는 날부터 60일 후, 또는 양국이 합의하는 날에 한·중 FTA가 정식 발효된다.

 

4

 

· 박길명 (위클리 공감 기자) 2015.6.8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