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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고민 말고 두드리세요, 가족을 찾아드립니다

건강가정지원센터 '행복한 가정 만들기' 성공 사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모여 있는 5월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 가족들을 뒤돌아볼 수 있는 시기다. 따뜻한 봄볕이 기분 좋은 계절이라 가족 여행이나 나들이를 계획하며 가족끼리 행복한 한때를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 간에 쌓인 갈등과 불신, 다툼 등으로 남들처럼 편하게 웃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이런 가족들을 위해 '가족 상담 솔루션'을 제공해 평화로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래 소개하는 4가지 사례는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찾은 상담 신청자들이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행복한 가정으로 회복된 상담 성공 사례들이다.

곪아 있는 앙금들을 마음속에 담아두며 가족을 '미움'과 '원망'의 대상으로 전락시키지 말고, '상담'을 통해 그 해결점을 찾아보자.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다면, 이번 가정의 달을 맞이해 작은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사춘기 자녀를 둔 가족 "아들이 갑자기 변했어요"

저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 말을 한 번도 거스른 적이 없던 아이가 돌변했습니다. 학원 가는 문제, 친구 만나는 문제 등에 대해서 늘 저의 뜻을 잘 따라줬는데, 갑자기 말을 듣지 않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알기론 특별한 이유도 없었어요. 그냥 '어느 날 갑자기!'였거든요. 학원을 안 가겠다고 하고, 심지어는 학교도 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와 말싸움을 하다가는 집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던지며 저에게 "××× 죽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쌍욕을 하면서 죽일 듯이 덤벼들었습니다.

제가 아들을 키우느라 얼마나 많은 걸 희생하면서 참고 살았는데, 아들한테 욕을 듣는 순간 이성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아들한테 심한 욕을 퍼부었더니, 나중에는 아이가 자해를 하더군요. 벽에 자기 머리를 쿵쿵 찧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 뜯어말렸는데, 저를 힘껏 밀쳐내 제가 화분 위로 넘어지고 말았죠. 그 일로 저는 다리를 심하게 다쳤고, 그 뒤 아들은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서로 말을 아예 안 합니다. 저와 아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김영옥 상담사

"아이보다 엄마가 더 문제입니다"

사춘기는 자녀의 정신이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부모들은 자녀가 몸이 크는 건 인정하는데, 정신이 자라는 건 잘 모릅니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사회에 대한 자신감이 생깁니다.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고, 타인에게 "아니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엄마들은 "착했던 아들이 갑자기 변했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의사표현을 하는 것에 대해 '반항'이라고 받아들이고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는 것을 못 참는 거지요. 보통 엄마들은 아이들이 언제까지고 말을 잘 듣는 어린아이길 바랍니다.

지금 제가 보기에 아들은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엄마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욕을 하면서 폭력을 행사했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니 이상하게 들리시겠죠. 하지만 아들은 그냥 엄마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겁니다. "난 그 학원 다니기 싫고, 내 스타일로 공부하고 싶어", "난 그 친구하고 노는 게 재미있어"라는 거죠. 그런데 엄마가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고 요구만 했기 때문에 아이가 폭발한 겁니다. 아이들은 분노가 쌓이다가 한계가 오면 상대방을 공격하게 됩니다. 자기도 살아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엄마는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자유를 주고 선택권을 줘야 합니다. 아이와 대화를 하고 싶다면,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세요. "오늘 뭐 배웠니라는 질문보다 "오늘 뭐가 가장 재미있었니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학원과 학교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적극적으로 귀 기울여 들어주시고 문제를 공감해주세요. 특히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사과해주세요. 또한 아들에 대한 엄마의 기대치를 낮추는 노력을 해주세요. 엄마가 바뀌면 아들도 바뀝니다.

 

Tip 아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면서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려고 노력해주세요. 답답하더라도 양보하고 기다려주십시오. 자녀를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보상받으려고 하지 마세요. 엄마도 자신의 여가시간을 가지세요. 부모 교육이나 상담을 통해 자신이 어떤 성향의 부모인지 체크해보세요. 겉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여자 아이들을 더 주의 깊게 관찰해주세요. 부모가 잔소리를 많이 하면 아이들은 거짓말이 늘고 비밀이 많아진다는 걸 알아두세요.

 

한부모가정의 불화 "이혼 2년 만에 아이가 자살 시도를 했어요"

저는 조카 둘을 둔 고모입니다. 옆에서 지켜보다가 너무 답답해서 상담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오빠는 중3 아들, 고3 아들을 두고 있는데, 가정폭력과 경제적인 문제로 아이들의 엄마와 2년 전 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혼한 뒤 오빠는 집에만 들어가면 매일 아이들을 때리는 것은 물론 엄마에 대해 "바람이 났다. 살림을 못했다"는 식으로 욕을 했답니다. 아이들은 엄마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살면서 엄마를 엄청 미워했어요. 더불어 엄마가 자신들을 버리고 떠나서, 아버지한테 매일 맞는다고 생각했나봐요.

집안 분위기가 이러니, 아이들도 학교에서 문제가 많았던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놀림도 받고 그랬대요. 고3인 형은 친구들의 돈을 뺐고 폭행을 일삼아 경찰서를 들락거렸고, 급기야 중3인 둘째는 한강에 뛰어들어서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아이는 119에 구조가 됐어요. 저는 오빠가 이혼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한 줄은 둘째의 자살 시도 사건으로 알게 됐어요.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아이들 아빠는 상담을 거부하는데, 오빠의 식구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성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김영옥 상담사

"아이들은 상처가 치유돼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주 양육자인 아버지가 상담을 받는 게 가장 좋습니다만, 상담을 거부하면 아이들이라도 상담을 받는 게 좋습니다. 보통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의 싸움을 많이 보고 자란 아이들은 항상 위축돼 있고 불안해합니다. 부부 싸움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부부 싸움 후에는 흔히 엄마가 아이들을 향해 "너희 때문에 참고 산다"며 화를 냅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엄마가 아빠에게 맞으면서도 우리 때문에 못 나가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죄책감을 갖게 되죠. 그러나 막상 엄마가 이혼을 하고 떠난 후에는 자신들을 버리고 간 엄마를 원망하고, 아빠에게 언제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선 아이들의 상처 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게 급선무입니다.

특히 아이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건 엄청나게 힘들었다는 말이거든요. "네가 얼마나 힘들면 자살을 하려고 했겠니. 정말 외롭고 슬펐구나" 하고 아이의 마음을 깊이 공감해주고, "누가 도와줄 사람은 없었니? 어떤 도움을 받고 싶었니라고 물어보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엄마를 미워하지 않도록 이해시키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엄마가 아버지와 왜 싸웠는지 원인을 정확하게 인식하도록 도와주고, 아이들을 버린 게 아니라 그냥 상황을 피할 수밖에 없었던 거라고 알려주는 거죠. 엄마에 대한 원망이 사라지면 아이들의 마음도 수그러들거든요. 아이들이 입은 상처를 이해하고 공감했다면, 새로운 취미 등을 갖게 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칭찬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면 폭행을 일삼는 아버지를 좀 더 너그럽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면 아버지를 무조건 미워하고 반항하는 게 아니라 작은 부분이라도 이해를 해보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먼저 변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아이들의 상처가 치유된다면 아버지도 덩달아 바뀌게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갈등 "이혼 후 전 남편이 자살해 아이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중2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제 아들은 요즘 매일 하루에 2시간씩 보호관찰소에 다녀옵니다. 친구들끼리 모여서 어떤 여자아이를 성추행했다고 합니다.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엄마로서 죄책감이 심하게 듭니다.

전 아이 아버지와 4년 전 이혼을 했습니다. 중2 아들 위로 고1인 누나가 한 명 더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혼 후 아빠와 함께 살았는데 아이들 아빠가 자살을 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경제적으로도 힘든 상황에 아이들까지 사고를 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이혼할 때는 정말 살기가 싫었어요. 저 역시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한테 사랑을 못 받고 자랐어요. 성년이 된 후 결혼을 했는데, 역시 돈에 쪼들리면서 술집에도 나갔어요. 그 와중에 남편과 점점 갈등이 심해져 이혼을 했는데, 남편이 자살하면서 아이들을 다시 제가 맡게 됐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너무 무기력하고 살고 싶지도 않은데, 어떻게 사고뭉치 아이들을 돌봐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가 자살한 광경까지 목격한 터라 충격이 큰지 말을 거의 안 합니다. 제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황경숙 상담사

"엄마가 어린 시절 상처를 대물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이 경우는 엄마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는 게 중요합니다. 엄마가 무기력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엄마의 지치고 힘든 마음은 곧바로 아이들에게 전해지기 때문에 아이들도 절대 행복해질 수 없어요.

엄마는 주변에 최대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습니다. 가까운 친구나 지인도 좋지만, 전문적인 상담사에게 이야기를 하는 게 가장 빠릅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혼자 고립돼 있으면 더 움츠러들고, 생활을 지속해나갈 힘을 잃어버립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금 상황이 엄마의 어린 시절과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본인도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방치돼 사랑을 못 받고 자랐는데, 지금의 아이들에게 똑같은 상황을 대물림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자신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아이들을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를 어루만져준 뒤, 지금의 상황을 개선해볼 마음이 생겼다면 이제부터는 아이들의 상처를 다독여줘야 합니다. 아이가 상담사를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거부하면 상담을 엄마가 대신하면 됩니다. 특히 아들이 아버지의 자살 장면을 목격한 것은 엄청난 충격일 겁니다. 보통 사람들도 힘든 사건을 겪으면 말을 아예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말하는 걸 거부할 때는 일단 기다리세요. 그리고 조금씩 "얼마나 힘들었니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주세요. 언제까지요? 아이가 말문을 조금이라도 열 때까지요. 아이들은 진심으로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결국 마음을 열게 되니까요.

 

가족의 중심인 부부 간 갈등  "시댁 가족의 문제로 부부 관계가 파탄 날 지경입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 2년 차 신혼입니다. 대학시절 만나 8년 연애 끝에 결혼을 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죠. 그런데 지난해 남편의 여동생 일로 그 행복에 그만 금이 가고 말았습니다.

남편 여동생이 이혼을 했는데, 다른 남자를 데려와서 또 결혼을 하려고 한 게 발단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남편과 큰 시누이는 완강히 반대했답니다. 남편은 여동생에게 "그 사람과 결혼을 하려면 다시는 가족을 찾지 말라"며 심한 욕을 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저녁, 큰 시누이가 여동생과 통화하다 재혼을 반대하면서 서로 언성이 높아졌어요. 여동생이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차를 끌고 나갔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여동생은 목숨을 건졌지만 다리를 절단하는 장애인이 됐습니다. 그 일로 남편과 가족들의 충격이 엄청났죠. 남편과 큰 시누이, 시어머니는 매일 통곡을 할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렸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불똥이 저에게 튀더라고요.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집안에 잘못 들어왔다고 저를 무작정 미워하기 시작했어요. 남편 역시 제가 TV를 보며 웃는 모습에도 "어떻게 시댁에 그런 사건이 있는데, 너는 웃음이 나오냐"며 소리를 지르고, 말도 못 붙이게 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에서도 차갑게 등을 돌립니다. 저도 속상하고 슬픈데, 왜 제가 죄인이 되어야 하는지 정말 힘듭니다.

 

구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김유호 상담사

"문제의 원인을 먼저 풀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 경우는 단순히 부부 두 사람의 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기 때문에 시댁의 문제와 동시에 풀어나가야 합니다. 가족 구성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다른 가족들은 대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가족들의 반대가 원인이 돼 여동생이 교통사고가 났다는 것에 대해 식구들의 충격이 클 것입니다. 우선 남편과 시댁 식구들이 '여동생 사고' 사건에서 받은 충격이 치유되는 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야 앞으로 장애인으로 살아갈 여동생도 돌봐줄 수 있게 됩니다.

남편과 시댁 식구들은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며 마음을 추스르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해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다 보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돼 마음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다음은 장애인이 된 여동생의 재활에 온 가족이 마음과 정성을 쏟아야 합니다. 여동생이 다시 나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상담과 모임 등에 참석해 장애인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아주는 것도 좋습니다.

남편은 여동생의 사고에 대해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마음을 갖고 스스로를 용서해야 합니다. 실컷 울고,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서로에게 "너의 책임이 아니다. 괜찮다"고 말해줘야 서로가 죄책감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래야 몸과 마음을 다친 여동생을 사랑으로 돌봐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어머니 역시 딸의 사고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며느리에게 향했던 잘못된 분노도 사라질 겁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평소에 가고 싶었던 여행지에 가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눠 아픈 마음을 다독거려준다면 남편은 다시 안정된 삶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8년 동안 연애를 하면서 쌓았던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믿어보세요.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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