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창조경제 청년 창업1 중화권 역직구의 선두 이종식 판다코리아닷컴 대표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직구족’은 이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집에서 세계 곳곳의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남들이 해외 직구 사이트로 몰려갈 때 반대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사이트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면?!’이라는 역발상으로 돌 풍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바로 국내 최대 역직구 업체로 떠오른 판다코리아닷컴의 이종식(38) 대표다.
2014년 5월 21일 설립된 ‘판다코리아’는 창립 1년 만에 매일 20만~40만 명의 중국인이 접속하고 있는 중화권 대상 국내 최대 역직구 업체다. 특히 배우 김수현과 배용준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에서 50억 원을 투자한 것이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김수현의 인기는 최고 중에 최고! 얼마 전 김수현 사진이 담긴 책상 달력을 사은품으로 배포하자 두 달 동안에 400만 명이 판다코리아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엔터커머스’의 기적
역직구로 중국을 움직이다!
온라인에서의 활약이 전부가 아니다. 한국에는 동대문에 이미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6월 말에는 명동, 하반기에는 중국 상하이와 난징, 청두, 선양 등 30개 도시에 오프라인 ‘편집숍(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열 예정이다.
창립 1년 만에 한국의 최대 역직구 업체로 우뚝 선 것도 모자라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편집숍을 열어달라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그래서 판다코리아는 ‘O2O(Online to Offline)쇼핑’으로 한국 정품을 정식으로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편집숍이라고 불린다. 설립 1년 만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
신문기자 출신인 이 대표가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바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청년특별위원회)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이다.
“인수위 시절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는데 그들이 한결같이 요구하는 내용이 바로 해외 판매 ‘플랫폼’을 만들어달라는 거였어요. 물건을 열심히 잘 만들 수는 있지만, 온라인을 통해 팔 수있는 창구가 없으니 그걸 만들어달라는 거였죠. 그때 저는 해외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을 팔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 대표는 청년위원회 설립 추진단장을 역임한 이후 본격적으로 역직구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 그에게 함께 힘을 보탰던 사람은 SK 최태원 회장의 둘째 딸 최민정 씨다. 이 대표가 기자로 일하던 시절부터 알고 있던 최 씨 역시 역직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표명해 둘은 야심 차게 의기투합했다.
“제가 민정 씨랑 함께 역직구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까 SK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등 이상한 소문들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하지만 온전히 제 퇴직금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받은 7000만 원으로 17평짜리 사무실을 구해서 시작했거든요.”
역직구에 대한 비전을 가졌던 두 사람은 사무실 칠판에 ‘중소기업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다’라는 문구를 써놓고 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 씨는 이상한 유언비어들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지분을 정리하고 결국 사업에서 빠지게 됐다. 이 대표는 사업을 같이 구상하던 파트너가 그만두면서 크게 상심했다. 하지만 때마 침 키이스트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배용준과 김수현이 소속돼 있던 키이스트에서도 역직구 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더라고요. 특히 키이스트의 배성웅 대표는 기자 시절부터 잘 알고 지냈거든요. 제가 진행하고 있던 사업이 본인들이 원하던 거라며 구멍가게 같은 벤처기업에 50억 원의 투자를 결정했죠.”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키이스트는 현재 판다코리아닷컴의 2대 주주이며, 한류 스타인 김수현을 앞세워 판다코리아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역직구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 사이트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인데, 김수현이 홍보를 하는 것만으로도 중국에서 엄청난 신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중국의 국민 모바일 게임 업체인 ‘추콩’과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추콩은 1억2000만 명이 사용하는 중국의 국민 모바일 게임 업체다. 이 MOU를 통해 추콩의 이용자들이 판다코리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게임머니를 무료로 받을 수 있고, 그 게임머니로 판다코리아닷컴의 제품도 구매할 수 있게 됐 다. 이와 함께 김수현이 모델로 나오는 ‘김수현 게임’ 제작에도 함께 참여하게 된다.

세계 직구 시장 400조 예상
한·중 FTA 타결로 역직구 장벽 무너져
“추콩은 이번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600만 명의 회원들이 판다코리아닷컴에 가입할 거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솔직히 100만 명만 유치돼도 엄청난 성과라고 봅니다. 이게 바로 엔터커머스의 힘이죠. ‘엔터커머스’란 ‘엔터테인먼트’에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접목한 말입니다. 키이스트가 아니었다면 1000억 원의 홍보비를 투자해도 불 가능했을 겁니다. 김수현, 즉 한류의 힘으로 지난 1년 동안 매출액 한 푼 없이 투자금 50억 원을 들여 회사를 키워올 수 있었죠.”
언뜻 보기에 김수현 효과 때문에 판다코리아가 유명해진 것 같아 보이지만, 판다코리아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 그동안 이 대표가 강력하게 밀어붙인 점은 바로 철저한 ‘중국화’였다. 이를 위해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인 개발자를 고용해 소비자들이 편하게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현 지의 최대 쇼핑몰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급기야는 서버까지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완벽한 중국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더불어 결제 역시 중국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를 도입해 중국 현지인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 중국 사람들은 우리가 5년 전에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 ‘과연 믿고 결제를 해도 될까?’라고 의심을 하며 주춤해하던 그 상태예요. 앞으로 중국 역직구 시장은 무궁무진할 겁니다. 저희 회사가 시스템을 세 번이나 뒤집으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바로 중국인들이 얼마나 믿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제품이 ‘짝퉁이 아닐까’라는 의심이 많았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한국산 정품 인증’ 제도를 구축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한국무역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정품 인증을 요청했지만,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말에 이 대표가 직접 (주)한국정품인증 회사를 만들었다. ‘정품 인증’은 심사를 통해 한국산 정품이라는 인증 마크를 붙여주는 사업으로 현재 매일경제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3월 23일에는 민간 전자상거래 업체 중 처음으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와 합작 협약을 맺기도 했다. 중국 정부와의 합작을 통해 통관과 물류 등 온라인 직거래 시장 활성화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을 약속하게 된 것. 이를 계기로 판다코리아는 중국으로의 역직구 배송 물품에 대해 통관상 세금 감면과 절차 간소화 혜택을 받게 됐고, EMS(국제 특급 우편) 대신 카페리를 통한 운송이 가능해져 운임 역시 대폭 감면받는 행운을 얻었다.
“웨이하이항까지 페리를 이용하면 물건 주문 후 3, 4일 만에 배달이 가능하게 되거든요. 항공편에 비해 운송 비용이 10분의 1로 줄어들기 때문에 온라인 전자상거래를 하기엔 최적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대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역직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무너진 점도 주목했다. 그 때문에 앞으로 대한민국은 빨리 역직구 시장을 크게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앞으로 직구 사이트에서 물건을 사는 시장 규모가 2018년에는 400조 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저는 우리나라도 빨리 역직구 시장을 확대해서 그중에 40조 원이라도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경험과 인맥이 창업 이끌어
20대 ‘묻지 마 창업’ 경계해야
이 대표의 목표는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성공’이다. 이는 처음 17평짜리 사무실 칠판에 써놓았던 문구다.
“판다코리아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리뉴얼하고 스토리를 만든 후에 정품 인증, 리서치, 마케팅, 물류까지 책임을 집니다. 중소기업에서 물건만 잘 만들어오면 중국에 저희가 열심히 팔겠다는 뜻입니다. 훗날에는 중국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들에 전체적인 솔루션까지 제공해줄 계획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성공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성공과 함께할 겁니다.”
판다코리아는 현재 중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자동으로 검색될 정도로 중국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이런 상승세에 힘입어 앞으로는 면세점 사업에도 뛰어들 예정이다. 대한민국 청년층의 대표 주자로 중화권 역직구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 그에게 마지막으로 청년들이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 이 뭐냐고 물었다.
“반드시 경험을 쌓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창업 열풍에 휩싸여 20대에 ‘묻지 마 창업’을 하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신문기자 생활을 하면서 간접 경험을 많이 해봤고, 좋은 사람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과 인맥이 지금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청년 여러분, 파이팅입니다!”
글 · 김민주 (위클리 공감 기자) 201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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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