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세계를 잇는 실크로드 도시 경주가 신라 왕궁 발굴에 속도를 내며 역사문화도시로 제 모습을 갖추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9월 7일 경주 월성 신라 왕궁 발굴조사 현장을 방문했다. 박 대통령이 경주 발굴 현장을 직접 찾은 건 1975년 이후 4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대통령 부인을 대신한 자격으로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참석차 경주를 방문해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찾았다.
이번 발굴 현장 방문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현기환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김상률 교육문화수석, 최병환 국정과제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이날 방문에서 박 대통령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의 뿌리가 되는 역사와 전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신라 왕궁의 진정성 있는 복원을 위해 조사단이 사명감을 가지고 책임 있게 조사했으면 한다"면서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9월 7일 오후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하고 있는 경주 월성 신라 왕궁 발굴 현장을 참관하고 조사단을 격려했다.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경주 역사문화 창조도시 조성의 일환
사적 제16호인 신라 월성 왕궁은 신라의 중심 궁성지로, 5대 왕인 파사 이사금 22년(101년)에 건설돼 신라가 멸망하던 경순왕 9년(935년)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월성은 거대한 규모의 왕궁이 장기간 사용된 독특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학계에선 월성을 신라사 연구의 핵심으로 여길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경주 역사유적지구'는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불교미술의 보고(寶庫)인 남산지구, 천년 왕조의 궁궐터인 월성지구, 신라 왕을 비롯한 고분군 분포 지역인 대능원지구, 신라 불교의 정수인 황룡사지구, 왕경(王京 : 수도) 방어시설의 핵심인 산성지구로 구분돼 있다.
월성 복원사업은 황룡사, 동궁·월지, 월정교 등 8개 핵심 유적에 대해 경북도와 경주시, 문화재청이 협력해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정비·복원하는 신라 왕경의 핵심 유적 복원·정비사업으로, 대통령 공약사항인 경주 역사문화 창조도시 조성 이행을 배경으로 한다. 경주시 인왕동에 위치한 월성은 총면적 약 20만㎡로 올해 6월까지 발굴조사 마스터플랜이 수립됐다.
경주는 실크로드를 통해 해외 문물을 수용하고 신라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융합문화도시 역할을 수행했던 역사도시로 인정받는다. 이런 의미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경주 역사유적지구'의 실질적 복원이 시급하지만, 월성을 비롯한 왕경 복원사업은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경주시가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신라 황룡사 복원’ 조감도. 황룡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짓기 시작해 17년 만에 완성하고, 선덕여왕 14년(645)에는 9층 목탑이 완공된 신라 최고의 호국사찰이다.
총 사업비 9540억 원 투입
신라 수도 유적 복원해 문화융성 발판 마련
이에 정부는 신라 왕경 정비·복원사업에 드는 예산과 인력을 최대 규모로 확대한다. 총 사업비는 9450억 원(국비 6615억 원, 지방비 2835억 원)으로, 내년 이후 사업이 본격화되면 사업비 투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2025년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대형 프로젝트로서 각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해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차등 투입해 가시적 성과를 낼 방침이다. 특히 핵심 유적인 월성은 사업에서 최우선 순위다. 내년 예산은 올해의 70억 원에 비해 3배나 증액된 210억 원이 투입돼 발굴·복원작업에 큰 힘을 싣게 됐다.
이 밖에도 신라 왕경 복원사업은 올해 400억 원 규모에서 내년엔 453억 원 규모로 확대되고 동궁과 월지, 신라 방리, 월정교, 대릉원(쪽샘), 대형 고분 재발굴, 첨성대, 황룡사 등 기타 7개 세부사업에도 꾸준히 사업비를 투입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신라 왕경 복원사업으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문화융성의 새로운 발판 마련의 계기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위원회 등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조사 품질과 책임조사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조사를 전담하게 됐다. 특히 문화재청은 발굴 현장을 상시 공개하고 발굴조사 정보와 성과를 국민과 함께 공유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관광자원화 방안을 함께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발굴 콘텐츠와 창조경제의 기반인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켜 신라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게 된다.
박 대통령은 "경주 역사유적지구를 잘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이 문화융성의 핵심"이라며 "지금이라도 문화재청에서 신라 왕경 핵심 유적에 대해 인력이나 예산을 최대한 투입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경주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2003년 국책 사업으로 지정됐다. 전체 관련 사업은 65개이며, 이 가운데 다른 사업과 연관성이 큰 주요사업을 선정해 이들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 결과 전문가와 지방자치단체, 연구진 의견을 종합해 중요도와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21개 사업이 선정됐다.
이후 사업이 2006년부터 2035년까지 장기간 소요된다는 지적과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더디게 추진되다 박근혜정부 들어 ‘한반도 역사문화산업 네크워크 구축’ 사업이 지역 공약으로 추진됐다. 현재는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 시내 신라 왕경 핵심 유적 8개소에 대해 ‘신라 왕경 핵심 유적 복원·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엔 신라 왕궁인 월성의 복원을 포함해 황룡사, 동궁과 월지, 월정교, 쪽샘지구, 대형 고분, 신라 방리제, 첨성대 등을 발굴·복원하는 8개 과제가 포함됐다. 이밖에도 교촌 한옥마을, 아사달·아사녀 공원, 신라 탐방길 등을 조성하고,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를 개발하고 역사문화관을 건립하며, 신라 역사·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글 · 박샛별 (객원기자)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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