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한민국의 젊은 스포츠 스타들이 ‘빛고을’ 광주를 밝힌다. 이들과 경쟁할 각국의 선수들도 광주를 찾았다. 14일까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북도, 충북(충주)일원에서 열리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6월 30일 기준 참가 등록 선수 및 임원은 148개국의 1만3077명. 1만 1759명이 참가한 2013년 러시아 카잔대회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다.
7월 4~7일 '평행봉의 신' 베르니아예프

▷베르니아예프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48%가 유니버시아드에서도 입상했다. 유니버시아드는 미래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유망주들이 거쳐가는 ‘대학생 축제’로 알려져 있지만 이미 세계 정상에 올랐던 경우도 많다. 한국 대표팀의 배드민턴 이용대(27·삼성전기)나 체조 양학선(23·수원시청), 양궁 기보배(27·광주시청)등도 이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를 제패했던 선수들이다.
광주에는 이들과 견줄 만한 세계 정상급 기량의 외국 선수들이 꽤 온다. 기계체조의 올레크 베르니아예프(20·우크라이나), 사격 남자 공기소총 10m에 출전하는 양하오란(19·중국)은 각자의 종목에서 이미 세계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이다. ‘평행봉의 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베르니아예프는 지난해 중국 난닝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로는 18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출중한 실력에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해 인기가 많다.
7월 4~13일 '농구 종주국' 자존심 캔자스대 농구팀
올림픽처럼 ‘드림팀’을 구성할 수는 없지만 구기종목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팀들이 멋진 한판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팀은 미국의 캔자스대 농구팀이다. 2년 전 카잔대회에서 조별 리그 탈락의 수모를 당한 미국은 올해 미국대학농구(NCAA)에서 무패로 전미 랭킹 1위에 오른 뒤 64강 토너먼트에서 준우승한 이 팀을 내보내 ‘농구 종주국’ 자존심 되찾기에 나섰다.
캔자스대는 농구의 창시자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초대 감독을 지냈고, 3차례나 NCAA 토너먼트 정상에 오른 미국 대학농구의 최고 명문이다. 페리 엘리스(22)를 필두로 미국 프로농구 진출을 예약한 선수가 많다. 캔자스대 팀이 온다는 소식에 국내에 거주하는 많은 미국인들이 광주행을 계획할 만큼 이번 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7월 5~10일 중국 '사격 신동' 양하오란

▷양하오란
중국의 ‘사격 신동’으로 통하는 양하오란은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18세의 어린 나이로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며 중국인들을 즐겁게 했다. 남자 공기소총 10m 결선 세계기록도 그가 보유하고 있다. 배드민턴 여자 복식의 루오잉-루오유(중국) 조도 세계 랭킹 3위에 올라 있는 강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 다이빙에서 금메달을 땄고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빛나는 중국의 훠량(26)도 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스타다.
7월 11~13일 리듬체조 다관왕 가능성 손연재

▷손연재
손연재(21·연세대·개인종합 세계 랭킹 4위)가 출전하는 리듬체조는 세계 랭킹 1위 마르가리타 마문(20·러시아)과 3위 야나 쿠드랍체바(18·러시아)가 메르스를 이유로 불참을 통보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4월 월드컵대회 동메달리스트 멜리치나 스타뉴타(22·벨라루스)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후프 금메달리스트 안나 리잣디노바 (22·우크라이나) 등 이들 못지않은 선수들이 광주를 찾는다.
러시아의 마문과 쿠드랍체바가 불참하면서 손연재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체조부문 기술 위원장은 “리듬체조 사상 첫 유니버시아드 금메달은 물론 다관왕도 노려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유니버시아드는 개인종합 금메달만 있는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와 달리 개인종합과 종목별 결선에 모두 금메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손연재는 최대 5개(후프, 볼, 곤봉, 리본 포함)의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 개막 전부터 광주유니버시아드 최고의 인기스타로 꼽힌 손연재는 2013년 카잔대회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첫 은메달을 땄지만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기에 안방인 광주에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7월 4~7일 "양2 기술 성공할 터" 양학선

▷양학선
‘뜀틀의 신’ 양학선은 광주에서 태어나 광천초-광주체중-광주체고를 졸업한 광주의 아들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뜀틀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을 시작으로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카잔대회의 금메달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양학선은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허벅지 부상으로 아쉽게 은메달을 땄고 한동안 후유증을 겪었다. 그가 다시 심기일전해 금메달에 도전하는 무대가 바로 광주유니버시아드다.
양학선은 아직 국제대회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양2(뜀틀을 옆으로 짚어 3바퀴 반 비트는 기술)’를 고향에서 성공해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혀왔지만 최근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한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양학선은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은 맞지만 기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고향이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7월 6~12일 배드민턴 2연패 도전 '국민 남동생' 이용대

▷이용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며 ‘국민 남동생’으로 불렸던 이용대는 훌쩍 성장한 모습으로 대회 2연패에 나선다. 마침 그 무대는 이용대의 고향인 전남 화순(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이고, 그가 훈련할 곳은 2012년 완공된 ‘이용대 체육관’이다. 현재 경기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용대는 화순초-화순중-화순실고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해 본의 아니게 도핑 규정 위반으로 마음고생을 한 이용대는 최근 각종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호주시드니에서 열린 2015 호주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에서도 유연성(29)과 함께 중국을 꺾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에는 2013년까지 환상의 콤비를 이뤄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남자복식의 또 다른 파트너인 고성현(28·상무)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한국의 배드민턴은 1990년대 박주봉-김문수, 2000년대 김동문-하태권, 그리고 최근 들어 이용대-유연성이 호흡을 맞추며 복식 왕국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지만 유연성이 등장하기 이전의 이용대의 옆자리는 고성현의 것이었다. 현재 신백철(26·김천시청)과 함께 남자복식 세계 랭킹 11위인 고성현은 2011년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복식 2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용대와 함께 남자복식 1위, 혼합복식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카잔대회에서도 이용대와 호흡을 맞춰 남자복식 금메달과 남자단체 금메달을 따낸 실력파다.
7월 4~8일 '미녀 궁사' 선후배 대결 기보배-최미선

▷기보배
한국 스포츠 최강의 효자 종목이지만 태권도와 함께 2013년 카잔대회 종목에서 빠져 진한 아쉬움을 남겼던 양궁은 이번 대회를 통해 부활했다. 한국 양궁은 돌아온 ‘미녀 궁사’ 기보배와 그녀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무서운 신예 최미선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0년 태극마크를 단 이후 한국 여자 양궁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였던 기보배는 전북 고창 출신으로 초·중·고교를 경기 안양에서 다녔지만 2006년에 광주여대에 입학해서 광주광역시청 소속으로 뛰고 있다. 현재도 광주여대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그녀가 ‘제2의 고향’인 광주에서 부활의 금빛 과녁을 정조준하게 된 것.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기보배의 화살은 그야말로 시원스럽게 바람을 갈랐다. 2010년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과 혼성부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컨디션 난조로 탈락한 기보배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대신 방송 마이크를 잡아야 했다. 이후 자신과 싸우며 철저하게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그녀는 4월 20일 충북 보은에서 끝난 양궁 여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하며 2년 만에 다시 대표팀에 복귀해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 기보배의 뒤를 무섭게 추격하는 신예가 최미선(19·광주여대)이다. 광주여대 초등특수교육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최미선은 전남 무안 출신. 이미 고교생이었던 2012년 아시아그랑프리에서 2위를 했고,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합작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광주여대 선후배인 두 미녀 궁사의 대결이 흥미로울 전망이다.
유니버시아드는 유망주의 등용문
17세 이상~28세 이하 참가 '슈퍼스타'로 가는 리허설

▷6월 30일 선수촌 입단식에서 터키 선수들이 비보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대학(University)’과 ‘올림피아드(Olympiad)’의 합성어인 유니버시아드는 순수 대학생 스포츠 행사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엘리트 선수들이 모두 참가하는 추세다. 출전 자격은 대회가 열리는 해 1월 1일 현재 17세 이상~28세 이하의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회 전년도에 학위를 받은 졸업생들이면 가능하다. 실업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학선, 이용대, 기보배 등은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고, 유도 왕기춘(27·양주시청), 핸드볼 김온아(27·인천시체육회)도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유니버시아드는 무명 선수가 스타로 거듭나는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1년 영국 셰필드대회에서 우승하며 마라톤계를 놀라게 했던 황영조는 이듬해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제패하며 세계적인 마라토너로 우뚝 섰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최민호는 1999년 대회에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는 2003년 대회에서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기보배 역시 2011년 중국 선전대회에서 우승한 뒤 이듬해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상지대에 입학한 ‘테니스 깜짝 스타’ 정현(19 · 삼성증권 후원)의 선전도 기대된다.
이번 대회에는 총 21개 종목에 272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전 종목에 역대 최다인 525명(선수 387명, 임원 138명)을 출전시키는 한국은 금메달 25개 이상을 따 종합 3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 · 이승건 (동아일보 기자) 20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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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