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낮게 읊조리는 듯한 음악 ‘문리버(Moonriver)’가 전시관 곳곳에 울려 퍼진다. 세기의 여배우이자 전 세계 남성팬들의 연인이었던 오드리 헵번의 화사한 미소가 전시관 내부를 환하게 비춘다.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의 미소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 평일 낮에도 전시관은 북적였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 앞에서 관람객들은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고, 화보가 아닌 일상적인 사진을 보면서 연신 “아름답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오드리 헵번을 추억하는 전시가 한창이다. <오드리, 뷰티 비욘드 뷰티> 전시는 세계대전을 겪은 어린시절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한 노년의 삶까지 헵번의 일생을 담았다.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기획·연출한 이번 전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한명의 여성, 어머니, 인간으로서 헵번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냈다.
한 편의 다큐처럼 음악·사진·소품으로 가득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전시관은 음악과 사진과 소품들로 가득하다. 영화 포스터, 오스카 트로피, 액세서리, 가족과 함께 찍은 홈비디오, 자필 레시피북 등 희귀 아이템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헵번이 실제로 입었던 드레스들은 여성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검은색 자수가 새겨진 드레스와 주황색 코트, 영화 <사브리나>에서 입었던 정장 등은 과연 반세기 전의 패션인가 싶을 만큼 세련됐다.
특히 쇼윈도를 설치하지 않아 생생함을 더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헵번이 직접 탔던 스쿠터와 드레스 등을 유리관의 장벽없이 살펴볼 수 있다. 최요한 전시감독은 “(유리관에) 드레스를 가두면 죽은 사람의 옷이 되기 때문에 최대한 헵번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있는 그대로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생활 내내 우아하고 귀족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헵번의 생애는 실제로 우리가 아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스타로서 화려했던 모습보다 훨씬 수수한 모습이었다. 가족을 끔찍이 사랑하고 소박하게 자유로운 삶을 늘 갈구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발레리나를 꿈꾸던 어린 헵번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고통스러웠던 추억 속에서 그린 그림들도 전시돼 헵번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나눔의 삶을 실천한 헵번의 노년은 그 어떤 사진들에서보다 더 아름다워 보인다. 가는 주름이 얼굴에 가득해 젊고 생생한 헵번은 아니지만 그는 더 빛났다.
헵번은 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세상을 떠나기 석 달 전까지 열정적으로 구호활동에 매달렸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고민하게 되는 전시다.
글·박지현/사진·김상호 기자 2014.12.29
기간 2015년 3월 8일까지
문의 ☎ 1544-1555
장소 서울 중구 을지로 281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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