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뮤지컬 <쓰릴 미>는 2007년 초연한 이후 올해로 8주년을 맞이했다. <쓰릴 미>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실제 유괴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사건의 실제 주인공인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은 무려 99년에 달하는 형기를 선고받았다. 살인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유괴는 99년형을 받은 것.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새로운 자극을 찾아다니던 이들은 먼 친척인 바비를 납치해 살해했다. 네이슨과 리차드의 나이는 각각 열아홉, 열여덟 살에 불과했다.
스티븐 돌기노프는 뮤지컬로 이들의 비정상적인 행동을 재조명하고자 했다.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던 이 작품에는 남자 배우 2명이 등장하며, 무대 구성도 단출하다. 피아노 한 대는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쫓는 역할에 집중한다. 화려한 무대와 등장인물을 내세우는 여느 뮤지컬과 달리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표현할 수 있는 최소한만 남겨 놓은 것이다.

막이 오르면 두 남자가 어두운 무대 안에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갑작스러운 추가 인물의 등장이나 깜짝 쇼도 없다.
차근차근 긴장을 고조시키며 관객들을 몰입시킨다. 관객들은 주인공들이 재미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얘기에 ‘대체 왜?’라며 의문을 가진다. 이 어린 두 남자의 무모한 욕망은 두 명의 배우가 쉴 새 없이 주고받는 대화에서 드러난다.
전율에 집착하는 남자와 그를 소유하고자 하는 남자, 이 두 남자가 벌이는 ‘심리극’은 마지막에 반전을 보여준다. 두 번 이상 본 관객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이 뮤지컬의 매력이다. 빠르게 대화를 주고받는 두 배우의 감정연기도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소극장 뮤지컬의 신화라 불리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출연한 배우들이 모두 스타 대열에 올랐다. <쓰릴 미>는 에녹·런·정동화·신성민·송원근·임병근·정상윤·전성우·이재균 등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말까지 대학로에서 공연한다.
글·김영문 기자 2014.10.13
기간 10월 26일까지
장소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문의 ☎ 070-4648-7523
오은하의 지구별 관측소
영화음악, 열정과 설렘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맞닥뜨리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미묘한 관계. 셋이 베스트 프렌드였는데 나를 제외한 둘이 더 친해 보일 때의 쓸쓸하면서도 애매한 감정. 상대방의 친절을 덥석 받자니 뭔가 꿀리는 것 같고 거절하자니 또 바보짓인 거 같아서 망설이다가 또 너무 못난짓 같아 다시 자책할 때의 헷갈리는 감정.
이런 미묘한 감정의 결들은 언어로도, 영상으로도 완전히 잡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이것을 보완해 주는 것이 음악이다. 음악은 이야기만으로는 다 전달할 수 없는 마음의 섬세한 결들을 선율과 리듬과 가사로 채워준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비한 관계를 관객과 함께 탐험하는 아름다운 음악영화 2편이 가을 극장가를 따뜻하게 해 주고 있다.

<프랭크> (레니 에이브러햄슨, 2014)의 주인공 존은 정말이지 음악적 재능이라고는 없는 가수 지망생이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괴짜 인디밴드 ‘소른프르프브스’의 건반주자로 발탁되고, 특유의 열정으로 임하지만 갈수록 확인되는 것은 진정한 뮤지션들인 동료들과의 간극일 따름이다. 더군다나 리더인 천재 뮤지션 프랭크와의 수준 차이는 매일같이 존을 절망에 빠뜨린다. 괴상한 가면을 쓰고 다니는 프랭크와 그에 못지 않게 괴상한 음악 제작 방식 등으로 인해 영화 <프랭크>는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일군의 예술가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 준다.
이미 200만명 이상이 본 <비긴 어게인>(존 카니, 2013)은 새로운 감성과 상업성의 인디음악 분투기를 보여준다. 영화의 두 주인공 그레타와 존은 주류에서 밀려났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만든 노래들로 신선한 길거리 녹음을 감행하고, 결국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음악을 배포한다. 이 과정에서 깨닫는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생각, 그리고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발견은 관객의 마음을 내내 뜨거운 열정과 애틋한 설렘으로 꽉 채워준다.
글·오은하(매스컴학 박사·<코리안 시네마 투데이>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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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