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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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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류 문화와 문명은 여성이 이끌어왔다. 여성은 시대적 환경과 요구에 적응하며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해 왔다. 그러나 봉건사회와 근대를 거치며 여성의 역할은 축소되고 왜곡되어 온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서 여성의 역할과 능력을 강조하는 말이 자주 들린다. 긍정적인 현상으로 여겨지지만,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여성성에 대해 무언가 남성성의 부족함을 보완하는 요소로 바라본다. 여성성을 모성·자애·포용이라는 개념과 동일시하며, 여성이 지닌 풍부한 수용력과 진화를 추구하는 유전자적 형질(DNA)을 구체화하여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여성이 지닌 고유한 능력과 그 활용법을 최근 강조되는 ‘창조경제’를 들어 이야기하고 싶다. 창조경제는 기존 추격모방형 경제에서 선도창의형 경제로 진화함을 의미한다. 과학기술과 산업, 문화와 산업이 융합해 산업 간 경계선에 창조의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창조경제라는 말이 나온 배경은 사회문화의 성숙과 과학기술 발전의 동일선상에서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기술적 수준만 높으면 그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이제는 문화적 수준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기술로 인정받지 못한다. 기술과 예술이 만나야 구매자가 매료되는 제품이 나온다. 공학과 인문학·사회과학이 만나야 예술적 상상력과 현실성이 융합한 수준 높은 공학기술인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진화의 DNA, 융합의 DNA를 가진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성의 뇌는 공감과 의사소통에 더 적합하다. 특히 관계중심적 사고에 강한 특징이 있다. 여성은 멀티 태스킹 능력, 타문화 적응력, 감성적 표현력과 수용력이 탁월하다. 이런 장점은 융합기술 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여성적 감성의 역할이 강조되는 현상은 남성중심적 세계에 대한 조정과 재구성을 의미한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활동은 이러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의되고 영역과 범주가 정해져야 한다. 먼저 남성 편향 정책을 파악한 다음, 균형을 맞추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여성에 대한 고용과 승진 할당제 확대 적용이나, 출산·육아휴직 때 대체 기술인력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방안이 좋은 예다.

그러나 여성 공학기술인은 아직 소수다. 차세대 여성 공학기술인이 될 공과대학 학·석·박사과정의 여학생 비율도 12~17퍼센트 수준이다. 창조경제를 미래세대까지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를 이끌어갈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에 각별히 힘을 기울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선진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성의 사회진출과 참여확대가 필요하다. 수용력, 아이디어, 문화적 감성 등에 기반을 둔 융합의 DNA를 지닌 여성 과학도들은 국가 미래의 희망이자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것이다.

글·최영미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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