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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유자차 이을 유망 수출품은 건강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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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아시아경기대회 개최지로 낯익은 도시 광저우, 이곳에서 품질 높은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이름난 곳이 홍콩계 대형마트 테이스트(TASTE)다. 광저우 중심가 티엔허청(天河城)에 위치한 산뜻한 현대식 건물 지하에 있는 테이스트 입구를 지나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식품으로 꼽히는 유자차 판매코너로 가는 길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이 광고하는 초콜릿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김수현의 미소까지 더해져 보는 것만으로도 달달하다.

“중국인들은 단맛을 좋아해요. 가장 인기 있는 과일차는 역시 유자차고요.”

한복을 입은 중국인 여성 판매직원이 한국산 유자차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을 전했다. “중국산 유자차도 있지만, 한국산을 판매할 때 확실히 손님들이 많아요. 단골손님들은 가격을 내린 특가행사 때 여러 병을 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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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부터 이곳 테이스트 매장에 유자차를 공급하는 기업은 전남 고흥군에 본사를 둔 한성푸드의 중국 자회사 ‘한품’이다. 한품의 변상훈 대표는 “한품의 연매출 100억원 가운데 60~70퍼센트가 유자 매출”이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자차의 중국시장 진출이 10년을 넘다 보니 그간 한국에서 저가 제품들이 들어와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산 제품들의 추격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유자차 관세가 철폐(20~25퍼센트, 10년간 단계적 철폐)되는 것도 반갑지만 비관세 장벽 철폐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비관세 장벽이 절실한 게, 보통 2주 걸리는 통관이 뭔가 잘못되면 한 달 이상 걸리거든요. 진공포장 제품인데도 검역 결과 일반세균이 검출됐다고 하는 일도 있는데, 얼마나 오래 열어뒀다 검역한 건지 모르니 답답하죠. 그러니 앞으로 한·중 FTA가 발효돼 48시간 내 통관이 이뤄지면 우리 식품 수출에 아주 좋은 조건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검역비며 검역장 체류비까지 원가에 포함되니 현장에서 느끼는 효과는 관세 철폐보다 비관세 장벽을 거두는 효과가 더 크다고 했다.

최대 식품도매시장 ‘이더루’ 상품 15퍼센트가 한국산

변 대표는 향후 유자차 수요 감소 등에 대비해 대추, 블루베리, 알로에 등 이미 나올 과일차들은 다 나왔다고 본다며 향후 인삼음료에 기대를 걸었다. “현재 인삼은 약재에 해당돼 통관이 사실상 어려운데 한·중 FTA 발효로 인삼음료에 대한 관세가 줄어들면 아주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봅니다.”

한·중 FTA는 수삼·홍삼·백삼 등 뿌리삼류 등을 양허에서 제외하되 인삼음료·인삼차(8퍼센트, 20년 철폐)에 대해서는 관세를 없애 건강음료의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게 하고 있다.

한국 식품을 수입·판매하는 중국의 ‘경상(소매상)’들도 한·중 FTA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광저우의 가장 큰 식품도매시장인 이더루에서 식품도매업을 하는 저옌화(41) 씨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한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데, 향후 관세가 줄면 가격까지 낮아져 찾는 사람이 더 많아질 거예요.”

이더루에 있는 400여 점포의 1년 매출이 1,400억 위안인데 그중 15퍼센트 정도는 한국산이라고 했다. 저 씨는 “지역 젊은층은 현재 맵거나 달콤한 맛을 좋아하지만 앞으로는 건강식품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3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더루 인근에는 건해물시장이 즐비하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의 말린 전복시장이 형성돼 있다.

광저우는 1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광둥성의 주도다. 광저우에는 1,700만명, 광둥성 전체에는 1억명이 거주한다. 광저우는 한나라 시대부터 외국과 교역이 시작된 도시이며 청나라 때 대외교역항으로 개방되면서 중국의 주요 무역항으로 크게 성장했다. 광저우항의 물동량은 2008~2010년 7위, 2011년 6위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광저우무역관이 우리 기업들의 대중국 수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는 홍콩 지사를 통해 한국 농식품 수출을 지원하고 있다. aT에 따르면 이 지역에 수출되는 대표 농식품은 유자차 등 액상류와 조미김·과자·면류·음료(과즙·커피) 등이며, 향후 유제품·액상차·면류·장류 수출이 유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2008년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에도 광저우에서 분유 수입이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차로 1시간 반 거리인 홍콩에 가서 직접 사오기 때문이다.

저 씨 등 이더루의 상인 몇몇과 점심을 함께했다. 익히 듣던 대로 예의에 맞게 음식을 넘치도록 주문했다. 하지만 남은 음식을 알뜰하게 포장했다. 이더루 상인들이 협회를 만들어 함께 자원봉사를 한다는 말도 했다. 돈이라는 물신을 섬기는 이들도 있지만, 자신들은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은 경제발전과 함께 먹을거리에 대한 인식도, 삶에 대한 태도도 업그레이드되고 있었다.

한·중 FTA 특별취재팀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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