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많은 이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을 꿈꾸지만 대부분 사업구상 초기단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 없는 웹·애플리케이션 기반 창업자와 달리 제조업 창업자의 경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 현실의 벽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시제품 제작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든다. 설계부터 디자인, 제품 제작의 과정에서 숙련된 전문가의 손길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몇 차례의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는 마음에 쏙 드는 시제품을 손에 넣을 수 없다. 이러한 창업 초기의 시제품 제작문제 해결을 위해 등장한 곳이 미국의 ‘테크숍’이다. 테크숍은 전문 장비를 갖추고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자들의 아이디어 구현을 돕는 시제품 제작터로 각광받고 있다.

금속·목재 가공실 등 5개 작업공간 갖춰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청사 1층에서 운영하는 ‘셀프제작소’는 미국의 테크숍을 벤치마킹해 예비 창업자나 중소기업의 시제품 제작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서비스팀의 김성용 팀장은 “중소기업이나 예비창업자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시제품 제작에 관한 것”이라며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제대로 된 정보도 없고, 수차례의 시제품 제작에 들일 자금도 없는 이들을 위해 셀프제작소를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 문을 연 셀프제작소는 이름 그대로 아이디어 제공자 본인이 직접 도구와 장비를 이용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화하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셀프제작소의 모태는 이곳에서 3개월 앞서 문을 연 ‘시제품제작터’다. 시제품제작터는 디자인·설계 등 전문가 5인이 의뢰를 받아 시제품을 만들어주는 곳으로, 시중가의 50퍼센트 이하 가격으로 시제품을 만들 수 있어 이용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창업자금이 빈약한 창업희망자들에게는 여전히 ‘비용절감’ 문제가 남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제품제작터 내에 셀프제작소를 설치한 것이다.
시제품제작터 면적의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는 셀프제작소에는 공동작업실·후가공실·기계금속가공실·소재가공실·목재가공실 등 5개의 작업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95종 장비 갖추고 무료로 꿈 실현 도와
작업실마다 탁상인두, 전기드릴 등 간단한 장비부터 레이저 커팅기, 플라즈마 절단기, 아크 용접기 등 전문장비까지 총 95종의 장비들을 두루 갖춰 재료와 아이디어만 들고 오면 어떤 시제품도 뚝딱 만들 수 있다. 장비와 공간 사용료는 받지 않으며, 장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중 수시로 장비 사용법을 알려주는 워크숍도 운영 중이다.
셀프제작소의 장점은 제조업 분야의 예비창업자뿐 아니라 목공·아크릴가공·유리가공 등 소품 제작을 원하는 이들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목재를 이용한 지도퍼즐을 제작해 시판을 앞두고 있는 1인 창조기업 ‘아이디어팝콘’의 박수희 대표는 이곳에서 레이저 커팅기를 이용해 지도퍼즐의 원형을 제작했다. 박대표는 “워크숍을 통해 장비 사용법을 배운 다음 셀프제작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셀프제작소는 오래전부터 구상만 하고 있었던 아이디어를 실현해 본격적인 사업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고 말했다.
‘세일인영국’의 이창렬 대표는 “워크숍을 통해 장비 조작법을 익힌 후 직접 시제품을 만들었다”며 “셀프제작소 덕분에 초기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대표는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캡슐형 원두커피거치대’라는 아이템을 떠올려 창업을 꿈꿨지만 부족한 자금 탓에 얼마가 들지 모르는 시제품 제작비에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셀프제작소에서 직접 시제품을 만들게 되면서 자신 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셀프제작소의 기능은 단순히 시제품 제작에 그치지 않는다.
예비창업자들에게 1년 동안 작업공간을 제공해 작업공간이 없는 예비창업자들이 안정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구상·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가진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시너지 효과도 크다. 아이디어팝콘의 박 대표는 “이곳에서 만나게 된 분들의 조언을 통해 디자인이나 상품개발 노하우 등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조언을 듣지 않고 혼자 일을 진행했다면 아마도 좌충우돌하다 결국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됐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사업화 돕는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도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창업서비스팀 이종섭 주무관은 “창업 절차나 판로개척에 대한 컨설팅 등 중소기업청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도 편리하기 때문에 예비창업자나 사업 경험이 거의 없는 초기 창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단순한 공방 기능을 넘어서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수행하는 셈이다. 이 같은 이용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은 다양한 셀프제작소 보완책도 준비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 손을 빌지 않고 셀프제작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시제품이 사장되지 않도록 온라인숍을 통한 판매 등 마케팅 지원책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글·이윤진 객원기자
문의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셀프제작소
☎ 031-201-6852~5, http://design.smba.go.kr
운영 시간 월~금(오전 9시~오후 9시), 토(오전 10시~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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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