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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청바지에도 어울리는 한복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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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진흥센터 초대 예술감독이 되셨어요.

“우리나라 전통한복을 알리기 위한 기관이 생긴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식, K팝 등 한류를 이끄는 많은 소재들 중 의류인 ‘한복’이 세계화를 향해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

한복진흥센터가 추진하는 사업과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사업은 ‘입어야 하는 옷’, ‘입고 싶은 옷’, ‘세계가 입는 옷’을 목표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복문화 교육, 신한복 개발 프로젝트, 공모전, 지역한복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복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인식을 바꾸어 가는 게 목표입니다.”

전통한복을 현대화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많지 않았나요? 그런 노력에 비해 성과가 미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회 분위기였겠죠. 지금 현재 젊은 디자이너들도 10년 이상 연구하며 한복 세계화를 많이 꿈꾸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위기 때문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랜 시간 전통 방식을 추구해 온 한복 디자이너들의 부정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은 장벽이거든요.”

모던한 한복을 늘 구상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블라우스나 셔츠 같기도 하고, 고름도 있고, 과감한 꽃무늬도 있는 한복이요. 전통을 유지하면서 파격적인 현대감각도 있어야 하죠. 그러면서 소재는 편한 옷. 한복도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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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은 선조들의 의복이라거나 경조사에 예를 갖추기 위해 입는 옷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전통적인 상징이 강한 한복에 현대적인 스타일링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현대화된 한복은 생활 속, 일상 속 의류를 말하기도 합니다. 제가 입고 있는 이 옷은 남자들이 입던 ‘방령’입니다. 한복 장인 김인자 씨가 만드신 겁니다. 전혀 남성스럽지 않죠? 안에 입은 셔츠블라우스 같은 이 옷은 ‘연안김씨 저고리’입니다. 청바지에 어울리는 한복도 가능합니다. 저는 가끔 그렇게 다니는 걸요. 저고리와 청바지를 입고 색깔이 있는 구두를 신으면 멋스러우면서도 편한 복장이 될 수 있죠. 한복의 일상화는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패션매거진에서 보통 유명 수입브랜드 스타일링을 주로 하셨을텐데 한복 스타일링에 언제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자 수입브랜드가 쏟아져 들어왔어요. 그때 한국 디자이너들이 설 곳이 줄어들기 시작했죠. 점점 수입브랜드의 식민지가 될 것 같더라고요. 그때 근사하면서도 독특한 걸 생각하다 보니 한복이 떠올랐어요. 그건 정말 우리 한국밖에 가진 데가 없잖아요.”

한복만이 가진 장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한복이 스타일링 활용에서는 더 으뜸입니다. 일본의 기모노는 드레스처럼 한 벌로 되어 있지만 한복은 저고리, 치마, 재킷(두루마기)까지 있죠.”

한복의 철학이 따로 있다는 말씀인가요?

“한복은 한국 고유의 흙냄새를 담고 있어요. 특히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디자인이 있죠. 미니멀한 느낌을 가지면서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요. 옷이 꼭 달라붙지 않아도 되레 ‘여유’를 살리며 분위기와 멋을 살리는 것 자체가 한복의 철학입니다.”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세계화는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불고기 레시피를 세계화에 맞추기 위해 바꾸지 않는 것처럼 ‘이건 우리 것이야, 한 번 입어볼래?’라고 권할 수 있는 게 세계화입니다. 우리는 이미 현대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통만 고집한다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죠. 추억은 간직하되 디자인은 끊임없이 발전해야 합니다.”

예술감독으로서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을 말씀해 주세요.

“한복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동기 부여를 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하루아침에 한복에 대한 인식과 한복 디자인이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나잇대별 맞춤형으로 ‘잘 어울리는’ 한복 패션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요즘 20대 젊은 친구들은 한복을 깡통치마처럼 걷어올리고 고무신도 신는 등 ‘겁없는’ 스타일링을 합니다.

30~40대는 가정이 있는 직장인들이 많으니 그에 맞는 옷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겠죠. 봄·가을로 근사한 한복 프로젝트 런웨이를 진행해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북돋우고 일반인들의 참여도 독려할 계획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깊은 한국의 멋을 되찾아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박지현 기자 2014.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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