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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협동의 힘… “우리 마을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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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아프리카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농촌 마을 기호궤. 우리나라 마을회관을 꼭 빼닮은 건물 한 채가 황량한 벌판에 덩그러니 서 있다. ‘두둥두둥둥둥~’ 회관에서는 흥겨운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전통춤 교실이 열리는 부녀회 모임이 있는 날이다.

커다란 눈망울에 곱슬머리인 20여 명의 주민들은 전통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고 엉덩이를 실룩댄다. 주민 루콜라(가명) 씨는 “예전에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면서 “이제 같이 어울리고 대화도 하게 돼 회관에 오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르완다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하 코이카) 해외봉사단의 새마을사업이 시작된 지 5년째. 새마을사업이 전개된 카모니 지역의 4개 마을(키가라마, 기호궤, 무심바, 가샤루)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새마을리더봉사단 팀장인 김만숙(60) 씨는 “조용했던 아줌마들이 춤 모임 하나로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56퍼센트나 되는 르완다이지만 농촌에서 여성의 지위는 낮다. 집안일과 농삿일 이외에 여성의 사회 진출은 꿈도 못 꾼다.

코이카 봉사단이 르완다에 처음 발을 내디딘 2010년만 해도 이 곳은 조그만 텃밭이 전부인 깡촌이었다. 코이카 르완다사무소 김동립(34) 과장은 “처음에는 전통적인 방식에 맞춰 생활했을 뿐 개선을 위한 변화를 생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봉사단의 현지 적응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파견된 임홍훈(48) 단원은 “날씨도 덥고 초반에는 말라리아 병에 걸려 고생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점은 소극적인 주민들의 반응이었다. 김동립 과장은 “처음에 현지 주민들은 우리가 물자만 전달하고 간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자신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을 목말라했다”고 회고했다. 개도국에 행해지는 원조라는 게 그런 식이었다. 르완다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민들이 봉사단의 일에 직접 참여한다는 게 낯설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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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의식교육으로 첫발

주민들 스스로의 의식 변화가 필요했다. 김 과장은 “새마을 의식교육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었습니다. 매주 ‘새마을위원회’를 열어 마을 사안에 대해 의논하고는 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은 차츰 마음을 열었다. 임홍훈 단원은 “평소 눈도 잘 안 마주치고 부끄러워하던 현지 주민이 어느 날 다가와서 ‘아마쿠루(Amakuru·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는데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고 회고했다.

벼농사 사업도 현지 주민들과 함께 일궈냈다. 르완다는 비가 올 때 물이 범람해 건기 외에는 농사가 불가능한 습지가 대부분이다.

2011년 기호궤 마을에서 벼농사 사업을 시작한 새마을 리더 봉사단 2기 이가현(23) 단원은 “벼농사 기술교육으로 물 범람 문제도 해결하고 이곳 주민들에게 소득 창출의 기회가 생겼다”며 뿌듯해했다. 그는 “뙤약볕 아래에서도 모두가 웃으며 열정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마을을 위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애정을 갖게 된 것 같다”며 “르완다의 새마을사업은 앞으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이카 해외봉사단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새마을운동을 확장한 ‘새마을광역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글·박지현 기자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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