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13시즌 프로야구가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프로야구는 역대 세번째로 많은 644만 1,855명의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 다시 한 번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NC의 1군 합류로 사상 첫 9구단 시대를 연 2013시즌은 달라진 일정 속에 어느 때보다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막내 NC의 신선한 돌풍 막내 구단 NC가 1군에 합류하자 일각에서는 경기력 저하를 우려했다. 실제로 개막 후 한 달 동안 보여준 NC의 경기력은 우려대로였다. 그러나 5월 들어 NC는 거짓말처럼 달라졌다. 실책이 줄어들면서 수비가 안정됐고 투타 균형이 맞아들어 가면서 돌풍의 팀이 됐다. 기세는 시즌 막판까지 이어졌다. 최종 성적은 52승4무72패. 승률 0.419로 KIA와 한화를 제치고 7위를 차지했다.
돌풍의 원동력은 신구 조화였다. 타선은 FA(프리 에이전트)로 영입한 이호준이 중심을 잡았고, 2차 드래프트와 특별 지명으로 영입한 중견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쳤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듀오 찰리와 에릭이 15승을 합작했고 이재학이 10승을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재학은 11월 4일 열린 2013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서울야구 르네상스 올해 프로야구는 잠실을 홈으로 하는 LG(2위)와 두산(4위), 목동구장을 쓰는 넥센(3위)이 나란히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으면서 ‘서울야구’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사상 처음으로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 전 경기가 서울에서 치러지면서 어느 때보다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가 펼쳐진 그라운드는 더없이 뜨거웠다. 1~4차전 모두 1점차로 승패가 갈리는 피 말리는 승부가 펼쳐졌는데 특히 마지막 5차전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넥센 박병호는 0-3으로 뒤진 9회말 2사 후 동점 3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명언이 팬들의 뇌리에 새겨졌다. 그러나 ‘뚝심’의 두산은 연장 13회 5점을 쓸어담으며 초반 2연패 뒤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LG 이병규 31년 만에 최고령 타격왕 기록 갈아치워
PO에서는 ‘잠실 라이벌’ LG와 두산이 13년 만에 맞붙었다. 인기가 많은 두 팀의 경기에선 암표가 3~4배 가격으로 팔리기도 했다. PO에서는 수비와 주루 등 작은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LG는 4경기에서 8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무너진 반면 두산은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앞세워 3승1패로 한국시리즈(KS)에 올랐다. 승자는 기쁨의 눈물을, 패자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팬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던 2013년 서울의 가을이었다.
신기록 퍼레이드 다양한 신기록도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먼저 삼성은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 선수들의 신기록 행진도 이어졌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난 4월 7일 대구 NC전에서 역대 최초로 250세이브를 달성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국민 타자’ 이승엽은 6월 14일 1,320경기, 36세 11개월 27일의 나이로 역대 최소 경기·최연소 350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엿새 뒤인 6월 20일에는 통산 352호 홈런을 터뜨려 양준혁(351개)의 기록을 넘어섰다.
LG 이병규(등번호 9)는 타율 0.348을 기록, 38세 11개월 10일의 나이로 타격왕에 올라 프로 원년(1982년) 백인천(MBC)이 작성한 역대 최고령 타격왕(38세 10개월 17일) 기록을 31년 만에 다시 썼다. 또한 그는 7월 5일 목동 넥센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 이 부문의 역대 최고령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LG 마운드에서는 역대 투수 최다 출장기록(899경기) 보유자인 류택현이 통산 122홀드를 기록, 정우람을 제치고 통산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2년 연속 홈런왕과 타점왕을 휩쓴 해결사 박병호(넥센)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우수선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2년 연속 수상은 선동렬, 장종훈, 이승엽에 이어 역대 네번째다. 그밖에 김응용 한화 감독은 국내 감독 최초로 1,500승 고지를 밟았고 SK 최정은 역대 여섯번째로 2년 연속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샛별의 등장·베테랑 귀환 올 시즌은 새 얼굴들이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더불어 잊혀지던 베테랑들이 부활하면서 야구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유희관(두산)은 데뷔 5년차인 올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상무를 전역하고 올 시즌 팀에 복귀한 그는 5월 말부터 선발로 나서 10승7패 평균 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두산 왼손 투수가 10승을 달성한 건 1988년 윤석환(13승)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유희관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팀의 에이스로서 제몫을 다했다.
LG 김용의와 문선재는 올 시즌 1군 백업으로 자리매김하며 팀의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김용의는 109경기에 나서 타율 0.276·5홈런·34타점을 기록했고, 문선재는 93경기에서 타율 0.267·4홈런·25타점으로 활약했다. SK 2년차 내 야수 한동민 역시 타율 0.263·14홈런·52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베테랑들의 부활도 잇따랐다. 삼성 배영수는 14승을 거둬 SK세든과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지난 2004년 17승으로 다승 1위에 오른 배영수는 9년 만에 같은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NC 손민한은 2년의 공백기를 털고 28경기에 등판해 5승6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불안했던 NC 불펜은 손민한의 가세로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골든글러브 주인공 후보들 남은 관심은 포지션별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에게 쏠린다. 내야수는 윤곽이 드러났다. 1루수는 ‘MVP 2연패’에 빛나는 박병호, 2루수는 정근우, 3루수는 최정, 유격수는 강정호가 가장 강력한 후보다.
반면 외야수는 대혼전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이병규 외에 손아섭(롯데), 최형우(삼성), 박용택(LG) 등이 눈에 띄지만 김현수, 이종욱, 민병헌(이상 두산), 나지완, 신종길(이상 KIA), 김종호(NC), 김강민(SK) 등도 팀 공헌도 등을 고려하면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투수는 신생팀 NC를 7위로 이끈 평균자책점 1위 찰리와 다승 1위 세든이, 포수는 강민호(롯데)와 양의지(두산)가 각각 2파전을 벌이고 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12월 10일 열린다.
글ㆍ유병민(일간스포츠 기자)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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