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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낮은 눈높이에서 함께 머리를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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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집’은 특별하다. 단순한 생활의 터전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과거 많은 사람이 ‘내 집 마련’을 일생의 꿈으로 삼은 이유기도 하다. 이 소박한 꿈이 많은 사람을 위기로 내몰았다. 집값을 포함해 영원히 오를 것 같던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 탓에 수많은 ‘푸어’를 양산했다. 내 집을 갖고도 가난에 시달려야 하는 사람(하우스푸어), 전·월세 계약이 끝날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하는 사람(렌트푸어), 최소한의 보금자리조차 갖지 못하는 저소득층까지 모두 집을 놓고 한숨짓는 사람들이다.

박근혜정부는 이들을 위한 입체적 대안을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하우스푸어들을 위한 ‘주택지분 매각제’다. 주택지분을 공공기관에 매각하고 해당 지분만큼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원래의 보금자리에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하우스푸어는 빚을 내 산 집에 대한 이자부담을 덜면서 안정적 주거환경을 꾸릴 수 있다. 주택연금 일부를 일시금으로 받아 부채 상환에 활용하도록 하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 함께 추진한다. 기존 60세에서 50세로 지원 연령을 낮추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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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 없이도 전세금 올려주는 방안 마련

렌트푸어들을 위해서는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제시했다. 전세 수요자를 위해 입주 주택을 담보로 저리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증액분만큼 본인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고 세입자가 이자를 부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모든 전세 계약자가 아닌 전세 재계약시 목돈 마련이 어려운 경우 보증금 증액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갈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세입자가 이자를 제때 갚지 않을 위험이 따르지만, 이는 ‘전세보증보험’을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이밖에 수요가 높은 도심 내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철도와 공공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행복주택 건설사업도 추진한다. 5년간 2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이 잘 마무리되면 더욱 많은 시민이 보금자리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다양한 분야의 국민 부담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각종 금융부채·교육비·통신비 부담이 대표적이다. 박근혜정부는 각각의 사안에 대한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먼저 금융 부담 완화대책은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국민행복기금 설립과 바꿔드림론의 지원 대상과 한도를 늘리는 방법이다. 고금리 대출에 시름하는 상당수 국민이 정부에서 제공하는 낮은 금리의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민행복기금은 정부가 8,700억원 신용회복기금을 재원으로 서민들의 빚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만든 기금이다. 2월 말 기준 6~12개월 이상 연체자의 채무액 30~50퍼센트를 탕감해주고 잔액은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준다.

3현재 국민 소비의 상당비율을 차지하는 교육비와 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눈높이 대책도 내놨다. 교육의 경우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공평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적인 것이 고교 무상교육이다.

박근혜정부는 지역별·소득계층별로 우선순위를 정한 다음 단계적으로 무상교육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학교 내 선행학습 유발행위 금지와 EBS 교육 서비스 운영을 내실화해 사교육비를 경감하고,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등록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고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인한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정책도 국민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될 전망이다. 이동전화 가입비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2015년까지 완전 폐지를 유도하며, 기존 이동전화보다 20~30% 저렴한 알뜰폰 서비스도 강화한다. 고가의 단말기는 물론이고 통신망까지 소비자의 선택폭과 참여 기업을 늘려 선의의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를 유도한다. 시장경제질서를 유지하면서도 긍정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다.

안정된 서민생활이 마련되면 이 효과가 ‘고용’까지 이어져야 좋은 정책이다. 그래야 진정한 의미의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수 있다. 박근혜정부의 고용정책은 2개의 큰 축이 중심이다. 가장 전면에 내세운 것이 비정규직 문제다.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력한다. 우선 공공기관부터 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사내 하도급 근로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3월 4일 이마트는 “매장 진열을 담당해온 하도급 회사 소속 직원 1만여 명을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의 사내 하도급 정규직 전환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앞으로 더 많은 비정규직 근로자가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 비정규직 1만 명 정규직 전환 성과

또 다른 축은 정년 연장을 바탕으로 하는 근로여건 개선이다. 노사정위원회 논의 결과와 국회에 계류중인 개정안을 종합해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다.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하는 방안,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및 근로시간저축계좌제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서민정책을 살펴보면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서민을 돕되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주력한다. 제도를 강제하기보다 사회 전반의 인식이 올라가도록 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무엇보다 서민을 위한 정책들이 다시 서민의 삶을 옥죄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서민의 입장에서 고민한 많은 해결책이 빛을 볼 날이 머지않았다.

글·박성민(이코노미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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