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기상청에서 맑다고 예보하면 우산을 챙겨라’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천리안위성이 등장하면서 기상예보가 확 달라졌다. 오전에 비가 올지, 오후에 비가 올지 맞춰내는 수준을 넘어 몇 시에 어느 지역에 비가 얼마나 올지 바람이 얼마나 불지까지 정확히 맞힌다. 무엇 때문에 달라졌을까. 국가기상위성센터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꼽는다.
첫째, 과거 일본이 만든 기상예측모델을 버리고 세계 정상급인 영국 기상예측모델인 ‘UM모델’을 한국에 적합하게 맞춰 쓰고 있다. 둘째, 우리나라의 천리안위성으로 한반도 구름 사진을 시간당 8장씩 찍는다. 우리 위성이 없었을 때는 시간당 2장밖에 못 찍는 일본의 위성사진으로 구름의 움직임을 예측해야 했다. 정지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을 보듯 구름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어 구름 이동경로 예측이 더욱 정확해진 것이다. 셋째, 기상청에 슈퍼컴퓨터가 도입되면서 각종 기상정보에 대한 계산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예보관이 분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늘어난 것이다.

천리안위성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30여 개국에 위성사진을 서비스한다. 지구를 3시간마다 촬영하며 전체 지구를 모두 촬영하는 데 약 30분이 소요된다. 한반도가 포함된 동북아시아 지역은 통상 15분마다 촬영한다.
기상학계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에 의존하던 기상정보의 독립선언’이라고 부른다. 센터 위성분석과 홍성욱 연구관은 “기상위성 사진을 얻으러 다니던 나라에서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나라로 발돋움했다”며 “국제 기상학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올라섰다”고 말했다.
한국의 기상 예측 위상이 올라간 데는 국가기상위성센터 노력이 크다. 센터는 천리안위성을 제어하고 정보를 수신할 뿐 아니라 세계의 거의 모든 기상위성 정보를 수신해 기상청에 전달한다.
외국 정지궤도 기상위성인 MTSAT-2(일본), FY-2D(중국)와 극궤도 기상위성인 NOAA-15·18·19호, NPP, Terra, Aqua, MetOp 위성자료도 센터로 모인다. 지상망(FTP)을 이용해 CORIOLIS(Windsat 센서), DMSP 등의 차세대 극궤도 기상위성 자료도 받는다.
각종 위성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에는 운정온도·운정고도(구름 맨 꼭대기의 온도와 위치), 운량 등과 같은 정량적인 구름 정보와 해수면 온도, 황사영역, 안개, 구름이동벡터 등이 포함된다. 위성이 태풍을 촬영해서 기상청에 전달되는 데까지 35분 정도 소요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신속한 편이다. 이 정도면 국민들이 사실상 실시간 태풍 사진을 보는 셈이다.
35분이란 소요시간을 세부적으로 보면 천리안위성이 한반도를 촬영하는 데 약 1분이 걸린다. 이 위성사진은 일반 사진 파일과 다른 암호화된 디지털 신호다. 수신에 15분이 걸린다.
위성은 움직이면서 촬영하기 때문에 위성사진은 원이 아닌 타원처럼 촬영된다. 이를 보정하고 구름의 모양을 실제와 맞게 조정한다. 또 흑백인 위성사진을 파란색 바다와 녹색 임야 등으로 채색한다. 이런 영상 처리에 12분 정도 소요된다. 태풍 중심의 위치와 강도, 강풍 반경 등을 분석하는 데 10여 분. 35분은 기술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기상청 분석팀으로 전달된다.
기상청은 지상에서 관측된 풍량 및 온도·기압 등의 기상정보와 종합해 태풍의 경로와 강도 등을 예측한다.
통상 국민들이 TV로 보는 기상예보까지는 1시간이 걸린다. 태풍이 다가와 비상상황에 들어가면 위성사진 전달 시간은 더욱 짧아진다.
향후 한국의 기상예보는 더 정확해질 전망이다. 2017년 천리안위성이 수명을 다한다. 이에 맞춰 정지궤도 복합위성인 기상전용위성(GEO-KOMPSAT-2A)을 발사하고 이듬해 환경-해양 위성(GEO-KOMPSAT-2B)도 쏘아 올린다. 이들 위성은 한반도 상공을 지구의 자전 방향에 맞춰 돌기 때문에 늘 우리의 머리 위에서 구름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천리안위성보다 더 정확하고 풍부한 위성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
2020년에는 기상과 관련한 수치예보 지원, 재난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저궤도 위성도 발사된다. 이 위성은 태풍뿐 아니라 홍수, 지진, 산불 등 각종 재난상황을 소상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영상을 촬영한다.
올해 센터는 태풍방재를 위해 위성태풍전담반을 구성했다. 태풍예보 지원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특히 올해부터는 웹기반 태풍분석시스템에 천리안 기상위성 기본영상과 마이크로파 자료(극초단파를 이용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까지 촬영한 영상)를 중첩·분석하고 있다.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부분까지 분석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또한 대류에 의해 생기는 구름인 대류운 등 위험기상도 조기에 탐지하고 있다. 기상예보의 수준이 한층 향상되고 있다.
글·박상주 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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