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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으나 한국은 여타 다른 신흥국들과 다르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미국 월가의 투자 전문가들까지 신흥국들의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한국에 대해서는 달리 평가하고 있었다.
먼저 IMF는 한국과 캐나다, 호주 등 세 나라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취약성을 가장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국가들로 꼽았다.
IMF는 내년 세계경제 전망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한 세계경제전망(WEO·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10월 8일)와 이에 앞서 내놓은 부속 보고서 등에서 이같이 밝혔다.
IMF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양적완화)을 사용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효과는 그 국가들의 노출정도와 탄성에 좌우될 것”이라며 13개 선진국 및 신흥국 가운데 탄성이 높은 캐나다, 노출 정도가 낮은 한국과 호주가 미국의 출구 전략이 이뤄져도 상대적으로 잘 견뎌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서 ‘노출’이란 시장의 불안정성과 자본 유출이 나타나기 쉬운 정도를 뜻하며, ‘탄성’은 잠재적인 시장의 불안전성과 자본 유출에서 견뎌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IMF는 또한 세계 경제가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성장 엔진으로서의 신흥국 역할에 변화가 오고, 하방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취약한 세계경제 상황 속 한국은 안전한 투자처”
IMF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낮춰 잡았다. 올해 2.9퍼센트, 내년 3.6퍼센트로 지난 7월 전망 대비 각각 0.3퍼센트포인트 및 0.2퍼센트포인트씩 내렸다. 또한 경기·구조적 요인으로 중국 등 신흥국가의 성장이 경기 정점을 지나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게르하르트 슈테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정분야 고위관료협의체(SBO) 의장은 10월 14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6퍼센트 정도인 한국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도 재정 상태가 견조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을 보면, 한국은 OECD 국가 중에서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국가였다”고 말하며, 한국은 국제적으로 ‘재정 관리 모범국’에 꼽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 등으로 인해 커지는 복지지출 요구와 같은 과제가 닥칠 수 있지만, 적시에 대응한다면 건전한 재정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 투자전문가들도 한국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국제금융센터(KCIF)는 대외 불안요인들이 한국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청취해 보고한 10월 16일자 ‘월스트리트뷰’에서 이같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자드에셋의 닉 브랫 매니징 디렉터는 “취약한 세계경제 상황에도 불구, 한국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의 재정·통화 정책 및 원화 전망에 대해 낙관적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한국과 대만의 경제 상황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며 “한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긴 하나 최근 중국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미국 의존도는 비교적 높지 않은 편이어서 상대적으로 미국 이슈들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켓뉴스인터내셔널>의 외국환(FX) 전문가 비키 슈멜처는 “원화가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 통화로 평가받으며 매력적 투자처로 인식되는 등 여타 신흥국 통화들과 차별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신흥국 중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를 구별하고 있으며, 선별적으로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이후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은 대규모 자금유출로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그는 “이 가운데 원화는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신흥국 통화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동시에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이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PMI(구매관리자지수) 상승이 수출 증가와 함께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신흥국 성장률 둔화 불구 한국은 안정적 경상수지 유지”
세계적인 투자 자문사인 인터내셔널 인베스트 어드바이저스(IIA)의 헨리 세거맨 CIO(최고투자책임자)는 “한국 경제가 다소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중국, 북미, 서유럽 등 주요 지역의 대외 수요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리처드 매디건 CIO는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중대한 거시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유럽, 일본 등을 주축으로 한 선진국 시장이 세계경제를 주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추후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중국, 대만 등 안정적인 경상수지를 나타내고 있는 원자재 수입국들의 경우 선진국 경기회복으로 인해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유로존과 함께 한국의 ‘3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중국과 관련해 “의도적으로 경제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경착륙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박경아 기자 201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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