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 사회에 ‘가정파괴범’이라는 단어가 생긴 것은 1980년대다. 1983년 일어난 황인규 일당 사건은 부모와 남편 등 가족이 보는 앞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흉악범죄를 저질러 우리 사회에 가정파괴범 근절 의지를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가정파괴범 척결에 나섰다. 가정파괴범을 사형 등의 엄벌에 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근혜정부가 2013년 다시 가정파괴범 척결을 정책의 전면에 내건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끔찍한 성폭행, 가정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회불안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는 이 참에 가정파괴범을 뿌리뽑고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게 보호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선거 10대 공약에서 “가정파괴범을 뿌리뽑는 국민안심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임기간에 가정을 흉악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치안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경찰인력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 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법질서사회안전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서 “향후 5년간 연 4,000명씩 총 2만 명의 경찰인력을 증원해 치안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경찰의 기본급 인상 등 수당을 현실화하겠다”며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세워 실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인력을 증원해 각종 강력범죄를 단속하고 경찰의 근무여건을 개선해 각 가정을 지킬 힘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증원하는 인력 대부분은 지구대·파출소 등 가정과 가까운 현장으로 보낼 계획이다. 범죄예방 기능에 8,700여 명, 수사역량 강화에 4,900명, 아동·청소년 분야에 1,400명 등을 투입하는 등 가정을 지키는 데 경찰력을 집중배치할 방침이다.
또 비민생분야나 지원부서에서 근무하는 경찰 1,600여 명도 추가로 이 분야에 투입한다. 경찰청은 기동대 570명과 정보경찰 523명 등 약 1,100명의 경찰을 치안 일선으로 보낼 예정이다.

경찰인력 증원으로 민생치안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경찰 1인당 담당 주민은 501명 수준이다. 미국(354명)·영국(380명)·독일(301명)·일본(494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찰인력을 늘려 선진국 수준인 경찰 1인당 담당 주민을 400명 이내로 줄일 계획이다.
늘어난 경찰인력은 우범자 관리나 학교폭력 전담, 112 종합상황실 등 민생치안에 우선 배치해 가정파괴범 근절에 집중하게 한다. 경찰은 가정파괴범 척결을 위해 여성가족부·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범정부적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경찰청은 가정폭력을 전담할 수 있도록 관련 경찰의 업무를 세분화했다.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여성청소년과를 신설해 여성관련 사건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치안수요가 많은 전국 101개 경찰서의 여성청소년계를 여성청소년과로 격상했다. 지난 20일에는 여성청소년과를 다시 국으로 격상하는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성폭력과 청소년, 학교폭력을 전담하는 전문인력이 생긴 것”이라며 “사회적 중요도를 반영한 만큼 특화한 치안시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력 없는 가정을 만들기 위한 경찰의 개입도 확대된다. 지난해 5월 개정된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정폭력방지법)에 따라 경찰은 가정폭력 신고 때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설 수 있다. 가정폭력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족의 동의 없이도 폭력현장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집안 일’이라는 이유로 집주인이 거부하면 진입이 불가능했다.
폭력 현장에서는 피해자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으며, 범죄가 진행 중이거나 범죄 흔적이 발견되면 압수수색까지 가능하다.
보복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정책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2011년 10월 긴급임시조치권을 시행해 가해자의 피해자 100미터 이내 접근을 막고 있다. 또 피해자가 피해자보호명령(임시보호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이 피해자 보호조치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밖에 아동학대·노인학대 등에도 현장출입과 조사권을 발휘할 수 있다.

여성 피해자가 집을 피해 보호받을 수 있는 쉼터도 늘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르면 3월부터 ‘범죄 피해자 지원 긴급 쉼터’를 운영한다. 성폭력과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신원이 노출되지 않고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강도·살인미수 등의 범죄를 겪은 피해자도 머무를 수 있다. 쉼터에 투입되는 경찰은 주야 2교대로 근무하며 피해자들의 안전을 지킨다. 여성가족부에서도 ‘1366 여성폭력 피해자 보호소’를 운영한다. 박근혜 정부가 가정폭력으로부터 울타리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글·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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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