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10월 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의 한 강의실. 조용하고 진지한 가운데 우간다에서 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농업 담당관 15명이 양경화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 부원장의 ‘새마을교육의 이론과 실제’ 강의를 경청하고 있었다. 이들 연수생들은 9월 29일부터 10월 16일까지 18일간 ‘2013 우간다 농민 소득증진 정책과정’이란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이들은 산업시찰을 하거나 농가 등을 방문하기 위해 지방 도시에서 숙박하는 3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강의를 듣거나 현장 견학을 나가고, 저녁식사 후에도 거의 매일 저녁 9시까지 새마을운동을 자국에 접목해 어떤 사업을 펼칠지 구상하고 발표하는 조별 토론에 참여했다.
새마을운동중앙회 홍혜원 국제교육부장은 “이번에 연수에 참여한 분들은 강의 시간 30분 전부터 강의실에 미리 와서 기다릴 정도로 전체적으로 열성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수 프로그램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새마을운동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중 하나로,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지난해부터 맡아 실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앙 동부지역에 위치한 우간다는 동쪽으로 케냐, 서쪽으로 콩고민주공화국과 접해 있으며 남쪽으로는 빅토리아호수에 접해 있다. 오랫동안 내전에 시달린 우간다는 유엔이 정한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만큼은 어느 나라 못지 않다. 지난 2010년 6월 우간다새마을회가 설립됐으며 비누공장, 제빵공장, 양어장 등 주민 소득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인 키테무마을, 카테레케마을 등 새마을운동 시범 마을을 모델로 삼아 자발적인 새마을운동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한 중이던 지난 5월 31일 이곳 중앙연수원을 방문해 새마을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중앙연수원을 둘러본 뒤 “과거 우간다에서도 잘살아 보자는 운동을 펼친 바 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는 지금 한국처럼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기 부여가 결여되고, 지도자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한국의 새마을운동처럼 근면·자조·협동의 정신을 국민들에게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간다 정부에서 농업, 수산업, 수의검역, 곤충 등을 담당하는 이들 연수생들은 ▶한국의 새마을운동 ▶마을 지도자의 역할과 현장 활동 ▶새마을운동 국내외 사례 ▶새마을운동과 양성평등 ▶새마을운동과 지방행정 혁신 ▶농업용 관개수 개발 및 활용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한 퇴비 및 유기질 비료 제조법 ▶고소득 채소 재배법 및 농작물 병충해 방제 등을 주제로 하는 강의를 들었다. 또한 경기도 광주시 서하리마을,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 등을 견학하고 여주농업경영 전문학교를 찾아 제과제빵, 치즈가공 및 농기계 조작 실습 시간을 갖는 등 한국의 농·수·축산업 생산과 가공, 유통 현장을 찾았다. 또한 지방 도시를 방문해 중공업 시설, 새마을운동 시범 마을 등을 둘러보고 한국문화체험도 했다.

“연수 경험이 농업생산 증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 동쪽에 위치한 마이유게 지방 지역개발담당관 밀리 카양가(여·29) 씨는 “한국은 직접 눈으로 보니 대단히 발전한 나라”라며 “한국이 번영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을 우간다에 가져간다면 우간다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우간다는 변화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카양가 씨는 “전쟁을 경험한 한국이 짧은 기간 동안 새마을운동을 계기로 놀라운 발전을 이룩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면서 “이번 연수 경험이 우간다인의 수입 증대, 특히 농업을 주로 하는 우리 지역의 농업 생산 증대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우간다 정부 선임농업담당관 토니 킨삼브웨(33) 씨는 “예전에 일본으로 연수를 간 적이 있는데, 이번 한국에서의 연수 경험이 우간다에 적용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수 오기 한 달 전 인터넷을 통해 새마을운동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왔다는 킨삼브웨 씨는 “특히 우간다 북부지방은 오랫동안 내전에 시달려 사정이 어렵다. 지역 재건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그간 별 성과가 없었다”면서 “우간다로 돌아가면 특히 아고로 지역같이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 새마을운동 방식을 적용해 볍씨를 공급하고 관개 시설을 만들어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주로 새마을운동 시범사업 지역의 농업관련 공직자들이 이번 연수에 참여함으로써 기존 사업 지역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농업분야 집중연수를 받은 이들은 귀국 후 소득향상 정책을 마련하고, 새마을운동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우간다인들의 자립 의지를 형성하는 데 동기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글·박경아 기자 2013.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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