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4월 21일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 3번 출구. 카트와 짐가방을 양손에 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뚝섬장터에 자신이 쓰던 물건을 팔러 나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옷가지며 물건들을 한 칸짜리 돗자리 위에 조심스레 펼쳤다.
이현정(31·경기 의정부)씨는 두 딸을 데리고 벼룩시장에 처음 참여했다. 박지우(9)·지수(7)양이 신던 신발과 입던 옷, 액세서리를 들고 나왔다. 여자아이들이 쓰던 물건답게 분홍빛 일색이다.
이씨는 “아이들이 신던 신발과 잘 쓰지 않는 물건들을 들고 나왔다”며 “가격은 500원에서 1,000원 사이로 정했는데, 아이들과 함께 가격을 정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물건을 펼쳐놓기 무섭게 돗자리 주변으로 여자아이의 손을 이끈 주부들이 몰려들었다. “이거 얼마예요?”라고 묻는 주부들에게 언니 박양은 “500원이요”라며 적극적으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벼룩시장에서는 다채로운 물건들이 오고 간다. 의류·신발에서부터 책·시계·워크맨·주방기구 등 집에서 쓰던 온갖 물건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김재윤(73·서울 월계동)씨는 친척들에게서 수거한 신발·의류·운동기구·냄비 등을 팔러 나왔다. 김씨는 “집에만 있던 물건도 장터에 나오면 필요한 사람들이 다 사간다”며 “재활용 차원에서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사갈 수 있도록 모든 물품의 가격을 1만원 이하로 정했다. 김씨가 파는 물품을 살펴보던 오성철(50·경기도 의정부)씨는 ‘씽씽카’를 1만원에 구입했다. 오씨는 “초등학생 아들이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씽씽카를 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뚝섬장터는 방문객이 늘면서 지난해까지 매주 토요일에만 열던 장터를 토·일요일로 확장했다. 매주 1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벼룩시장을 찾는다. 방문객들의 볼거리를 위해 각종 이벤트도 열린다. 친환경 티셔츠 그리기와 재활용 공책 만들기, 폐지종이 가방 만들기 등 환경보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판매자들도 장터에서 얻은 수익금의 10퍼센트를 자율 기부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김정수 간사는 “재사용을 해서 과잉소비를 막자는 벼룩시장의 취지가 공감대를 얻어가고 있다”며 “판매 참가신청 경쟁률이 1.5 대 1에 이를 만큼 많은 시민들이 재사용과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뚝섬장터는 5월에는 어린이장터와 가족장터를, 7월에는 그린바캉스장터 등 색다른 벼룩시장을 열 예정이다.

특색 있는 우리 동네 벼룩시장
벼룩시장은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 등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가 함께 열린다.
매주 일요일 광화문 광장에 나가 보면 ‘광화문 희망나눔장터’에서 재활용장터와 외국인벼룩시장, 농수산물 직거래장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외국인벼룩시장인 ‘외국인다문화장터’에서는 독일·대만·중국·러시아 등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들고 나온 전통 물품과 의류, 책 등을 판매한다.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문화예술 공연도 열린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커낼워크에서 열리는 ‘굿마켓’은 다양한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자선 라이브공연과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벼룩시장 방문객들을 위한 볼거리를 늘린다.
울산 ‘태화강나눔장터’는 올해부터 월별 이벤트 부스를 설치해 즐길거리를 더 풍성하게 제공한다. 전통 떡메치기, 추억의 뻥튀기 이벤트 외에도 가훈 써주기, 크로키 그리기와 같은 월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착한 소비’를 경험하도록 돕는 벼룩시장도 있다. 서울 서초구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 내에서 열리는 ‘어린이, 청소년 벼룩시장’은 청소년들이 직접 헌 옷과 장난감 등을 판다. 벼룩시장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수익금을 탈북민과 해외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한다.
벼룩시장에 참가하는 방법은 사전 신청을 통해 판매자 등록을 하고 물건을 파는 것이 일반적이다.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상인들을 막기 위해 벼룩시장 주관 기관에서는 신상품과 재고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쓰던 물건 판매를 원칙으로 한다. 벼룩시장을 이용하려는 시민은 각 지역별로 벼룩시장이 열리는 시기와 장소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글·김슬기 기자
※위 기사는 <위클리 공감> 205호 독자제안 송지수씨의 의견을 반영해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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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