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는 힐링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힐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든 사회가 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병은 고통(苦痛), 이른바 마음의 괴로움(苦)과 몸의 아픔(痛)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괴로움이 몸의 아픔을 낳기도 하고 몸의 아픔이 마음의 괴로움을 낳기도 한다. 물론 의술의 발전으로 인해 몸의 아픔은 예전에 비해 훨씬 개선되고 있다.
그렇지만 마음의 아픔은, 이른바 우울증·조울증·강박증·불안증 등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으며, 이런 수치는 8년째 유지되는 상황이다.
그러면 도대체 우리 사회가 다른 사회에 비해 이렇게 마음의 아픔이 더욱더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사회가 다른 어떤 사회보다 과도하게 경쟁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은 삶의 필수적인 조건이고, 이 경쟁이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과도한 경쟁은 서로에 대한 감시와 경계를 심화·확산시키기 마련이다. 때로는 서로를 고립시켜 피로와 몰락의 길로 내몰게 된다.
오늘날 시장의 지배 아래 작동하는 도시 공동체는 쉼터와 놀이터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채 일터로서의 역할만을 요구받고 있다. 그 속에 살아가는 개인들은 이해관계를 우선하는 관계를 맺으며 역할만을 강요받는다. 타인과 진정성을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의 마당을 마련하는 일조차 근원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이렇게 이야기가 끊어진 시간과 공간 속에 살아가는 개인들은 고립과 고독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익명성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아바타의 세계에서는 이런 상황이 더욱 가속화되기 마련이다. 이런 사회 구조에서 우울증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자살률의 증가도 막기 어렵다.
갑갑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 이야기가 살아 움직이는 공동체를 구축해야 한다. 작은 단위체인 가족에서부터 사회와 국가에 이르기까지 각 공동체들은 이야기를 통해 아픔을 공유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이를 이해하게 되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힐링을 위한 다양한 장소와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힐링은 일시적인 처방을 통해 완성될 수 없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 그곳에서 사람들과 맺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꾸려가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이야기가 넘치는 공동체를 다시 꾸려내야 한다. 힐링 시대를 맞아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힐링의 진정한 목표다.
글·김석수 경북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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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