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중국의 돈황, 인도의 아잔타 석굴사원이 유명하지요. 골굴사는 통일신라 시대 만들어진 국내 유일의 석굴 사원입니다.”
골굴사 주지인 적운 스님은 “인도에서 온 광유 스님 일행이 세운 골굴사는 과거 기림사를 본사로 두고 골굴암으로 불렸는데, 300여 년 전 큰 화재가 나는 바람에 화려한 목조전실이 다 소실되고 지금은 뼈(骨·골) 모양의 바위굴(窟·굴)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이 권하는 차와 함께 질문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골굴사가 어떻게 선무도 본산이 된 것인지요.
“제 스승이 선무도를 만드신 부산 범어사의 양익 스님(2006년 열반)입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명맥이 끊어진 승가의 수련법을 되살려내신 게 선무도입니다. 출가 전 태권도를 배워 선무도에 대한 생각이 남달랐던 저는 1990년부터 골굴사 주지를 맡게 되면서 선무도를 포교와 수련의 방안으로 불자 청년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1984년인데, 곧 대중적 관심을 모았고, 제 태권도 선·후배들을 통해 해외로도 전파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불교 문화의 하나로 알려지게 됐지요.”
불가에서 수련의 방법으로 무예를 연마하는 이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불교의 수행은 쌓인 카르마(업)를 소멸하기 위함입니다. 선무도는 다른 무예와는 목적과 방법이 전혀 다른 실천 수행법으로서,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뤄 과거의 업을 소멸하는 방편이지요. 우리 불가에서 약 1천년 동안 참선과 함께 발전시켜온 무형 문화라고 봐야 합니다.”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골굴사 경내에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1992년부터 골굴사만의 특징을 가진 콘텐츠를 개발했는데, 바로 템플스테이입니다. 사찰 문호를 개방해 누구든지 스님과 대화하고, 불교적 수행을 접할 수 있도록 주말마다 템플스테이를 했어요. 자연스레 외국에서 선무도 수련생들이 오면서 외국인 템플스테이도 하게 됐지요. 그렇게 해서 선무도와 템플스테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많이 찾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 불교문화와 선무도에 대해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가 전 태권도를 지도하러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 갔을 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일수록 요가나 명상을 즐기고, 그럼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산업화가 정점에 오르고, 먹고살 만하니 동양의 지혜나 참선, 명상 같은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불교의 전통 요소들을 찾아내 프로그램을 만들면 포교도 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될 것이라 생각하게 됐고, 가장 먼저 시작한 게 템플스테이입니다.”
다른 종교를 가진 서양인들 입장에서 어떻게 불교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불교에서는 동체대비(同體大悲·나와 남이 둘이 아니기에 큰 자비를 일으킬 수 있다) 사상을 갖고 있어 이것과 저것을 나누는 분별심을 경계합니다. 그만큼 너그럽고 틀이 넓지요. 또한 서양인들은 우리가 유교를 바라보듯 불교를 하나의 동양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언젠가 석굴사원의 원형 복원을 하고 싶습니다. 원형을 복원해 잘 가꾸면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될 수 있어요. 당장 시급한 것은 3년째 무료 공연을 하고 있는 선무도 공연단의 인건비지요. 충주택견, 수원 화성의 무예 상설 공연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면 신라 문화를 대표하는 화랑과 승병을 대변하는 살아있는 콘텐츠, 움직이는 문화재가 되지 않을까요.”
발전한 사회일수록 정신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래야 인류가 영원히 번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과학기술은 언젠가 소멸됩니다. 말춤도 순간적 감각, 쾌락은 실었지만 열광하고 끝나버렸어요. 모든 콘텐츠는 정신문화로 귀결돼야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박경아 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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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