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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반짝 일하고 반짝반짝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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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물불을 두려워 않고 뛰어드는 용기와 어떤 시련에도 상처받지 않는 강인함, 차갑지만 약한 자를 감싸 안는 따뜻함을 가졌을 것입니다. 단언컨대 메탈은 가장 완벽한 물질입니다.”

배우 이병헌의 나직한 음성으로 들려주는 한 스마트폰 광고의 ‘메탈 찬사’ 멘트다. 하지만 뛰는 메탈(금속) 위에 나는 절삭공구가 있다. 금속을 자르고 뚫고 깎아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내는 절삭공구는 휴대폰 금형을 비롯한 각종 금형이나 자동차, 항공기 동체 등을 깎는 데 사용하는 금속 작업도구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2012 고용창출우수기업으로 꼽힌 와이지-원(YG-1)은 절삭공구 전문업체다. 중소기업이면서 국내 7개 공장에서 모두 1,250명을 고용했다. 와이지-원은 절삭공구 가운데 특히 엔드밀(End Mill·옆면 밑면 모두 절삭 기능)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 1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와이지-원은 반듯한 시간제일자리 창출 분야에서도 우수기업으로 꼽힌다. 2010년부터 시간제일자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이 왜 이 회사를 꼽는가 알아보기 위해 7월 16일 오전 인천 부평구 세월천로(청천동)에 위치한 와이지-원 본사 공장을 방문했다.

공장 안 엔드밀 포장작업장에서는 9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크고 작은 엔드밀 제품들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은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들이다. 아침 9시에 출근해 오후 1시에 퇴근한다.

결혼 전 지도 만드는 회사에 다녔다는 김미옥(41)씨는 지난해 6월부터 이곳에서 일한다. 초등학교 2학년, 5학년 자매를 키우고 있다.

“안정된 수입이 있다는 것이 가장 좋고, 출퇴근이 정확하니 좋아요. 오후에 아이들 돌볼 수 있고요.”

같은 오전반인 이향란(35)씨는 지난해 8월부터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다섯 살 딸아이가 있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부러워해요. 집에서 가깝고, 아이 돌보며 일하기 괜찮으니까요. 그런데 누가 오려고 해도 지금은 자리가 없어요(웃음).”

포장 파트에 근무하는 오전반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는 모두 15명,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근무하는 오후반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는 5명이다. 주말반(13명)을 포함하면 포장 파트의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는 모두 33명(여자 30명, 남자 3명). 생산 파트의 시간제일자리 근로자 3명(여자 1명, 남자 2명)을 더하면 부평구 본사에 근무하는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는 모두 36명이다. 이는 본사 생산직 근무자 362명의 10퍼센트에 해당한다.

와이지-원의 서광수 포장관리팀장은 “아무래도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들은 풀타임 근로자들보다 근로시간이 짧아 같은 기간을 비교할 때 풀타임 근로자보다 숙련도가 낮을 수밖에 없지만 회사에서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들의 업무 성격을 시간에 맞게 배려하고, 근무기간이 늘면서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갖춰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부터 시간제일자리 근로자를 고용해왔다. 와이지-원이 시간제일자리 우수 기업으로 꼽히는 것은 반듯한 시간제일자리를 위한 조건들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시간제일자리는 일하는 시간만 짧을 뿐 4대 보험 가입은 물론 건강검진, 경조사 지원 등 각종 복리후생이 풀타임 근로자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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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반 포함 생산직 근무자 10퍼센트 시간제로 고용

와이지-원의 이충환(45) 인사팀장은 “시간제일자리를 도입한 것은 365일 돌아가야 하는 우리 회사의 특성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며 “기존 사원들의 야근과 주말근무를 줄여 일자리를 나눈다는 차원에서 시간제일자리를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시간제일자리를 만들 때 근무시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사실 우리 회사 풀타임 근로자들은 8시에 출근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간제일자리에 주부들 지원이 많을 것을 고려해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근무시간을 정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보니 오후에 자유로운 오전반에는 지원이 몰리고, 오후반은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한다.

이 팀장은 “시간제일자리 운영을 해보니 일하러 오는 사람도, 일부 기업들도 시간제일자리에 대해 비정규직이나 아르바이트라고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시간제일자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시간제일자리를 대체할 긍정적 용어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반듯한 시간제일자리 확산을 위해 노사발전재단을 통해 시간제일자리 근로자 신규채용 시 월 임금의 50퍼센트를 1년간 지원하고 있다.

이 팀장은 “기업이나 근로자 입장에서 시간제일자리에서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도움이 되는데, 1년 이상 근무자들에 대해서는 지원금이 끊긴다는 점이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2팀의 김보령 주임은 “최근 정부의 ‘고용률 70퍼센트 로드맵’ 발표 이후 시간제일자리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다”면서 ”정부 지원이 1년이 지나 끊기는 부분에 대해 기업들의 개선 요청이 있어 고용노동부와 함께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과 사진·박경아 기자

시간제일자리 지원 문의 노사발전재단 일터혁신2팀 ☎ (02) 602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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