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비무장지대(DMZ)의 생태학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DMZ라 하면 전쟁의 비극과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최근 DMZ 일원은 자연이 가장 잘 보전돼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생태계가 다시 살아났다는 상징성도 크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DMZ 일원의 생물 다양성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방안들이 중요한 의제로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DMZ 일원의 역사와 생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DMZ 일원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역을 얼마나 잘 보전하고 가꿔가느냐는 이 시대의 막중한 책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7월 19일 ‘DMZ 60주년 생태환경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의 의미를 설명해달라.
“DMZ 일원은 한반도의 3대 생태축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DMZ가 생겨난 지 60년이 되는 해다. 국민들에게 DMZ 일원의 생태 환경을 알리고, 그 가치를 함께 인식하는 기회로 삼자는 취지에서 생태환경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대회에서는 DMZ의 가치를 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논의하는 국제심포지엄이 메인 행사로 열렸다. 또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DMZ 아이디어 경연대회와 마스코트 선발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남북교류가 활성화되거나 통일이 되면 DMZ 일원의 사유지에 대한 개발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은.
“환경부는 생태계 보전을 위해 생태계 교란종을 제거하고, 훼손된 습지를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인제에 있는 대암산 용늪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람사협약의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생태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하지만 그동안 군부대 시설물에서 토사물이 쓸려 내려와 용늪에서 육상식물이 자랄 정도로 육지화 문제가 심각했다. 2015년까지 군부대와 부속 시설물을 철거해 2016년부터는 본격적인 생태복원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환경부는 2008년부터 DMZ 일원의 생태를 조사하고 생태계 복원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조사 결과 DMZ 일원에는 멸종위기종 106종을 포함해 총 5,097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종 전체의 43퍼센트, 전체 생물종 수의 13.4퍼센트가 DMZ 일원에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생물종 다양성 유지를 위해서라도 DMZ를 꼭 보전해야 한다는 뜻이다. 멸종위기종이 사라지는 것은 경제적·사회적으로 볼 때 큰 손실이다.”
생물이 경제적인 가치도 크다는 뜻인가?
“생물은 엄청난 자산이다. 2009년 전 세계를 뒤흔든 신종 플루의 치료제 타미플루는 ‘스타아니스(팔각)’라는 식물에서 추출된 성분으로 개발됐다. 당시 타미플루의 매출은 한 해 약 2조원에 달했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회사, 식품회사 등이 해외 생물자원을 사용한 대가로 지불하는 로열티는 한 해 1조5천억원이다. 이처럼 생물자원은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보전하는 것만큼 지속가능한 발전 또한 중요할 것 같다.
“그렇다.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인 방법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생태관광지정제를 시행하면서 시범지역 5곳을 선정했다. 곡성 생태습지 나들길, 울진 왕피천계곡, 남해 생태관광존, 제주 동백동산습지, 양구 DMZ 원시생태투어다. 이 중 양구지역이 바로 DMZ 일원에 있는 곳이다. 금강산의 경치가 느껴지는 두타연을 볼 수 있고, 청정자연이 살아있는 대암산이 있는 곳이다. 또 10년 장생길, 펀치볼 둘레길, DMZ 야생생태관 등 안보와 생태에 관한 볼거리가 아주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기회가 된다면 다들 꼭 한번 다녀왔으면 좋겠다.”
DMZ 일원의 생태적 특성을 살린 생태평화공원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DMZ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세대, 말 못하는 동식물, 나아가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해야 할 자산이다. 해외에 나가서 물어보면 의외로 DMZ를 한국의 상징으로 떠올리는 외국인이 많다.
생태평화공원은 철원지역 내 십자탑 코스와 용양보 코스 등 2개 탐방로와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사업이 추진됐는데 비무장지대를 조망할 수 있는 십자탑 코스는 올해 10월에 조성이 끝날 예정이고, 용양보 코스는 군부대 측과 협의를 거쳐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관광지로 활용하면 자연이 훼손될 가능성이 커지지 않나?
“좋은 지적이다. 실제로 DMZ 일원은 사람이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생태계가 되살아난 곳이다. 당연히 DMZ 일원의 자연은 더욱 잘 보전해야 한다. 그래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맑고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하겠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DMZ에 세계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의회 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구상을 발표했다. 남과 북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매우 적절한 사업모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DMZ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되면 남북한 화합의 상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이 지역의 우수한 생태자원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남북한 협의와 국제 사회의 협력, 그리고 국민적인 합의를 거쳐 세계평화공원을 잘 조성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마지막으로 DMZ에 관해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바쁜 일정 속에도 울창한 숲이나 시원스럽게 흐르는 강과 계곡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 때가 많다. 이처럼 자연과 교감하는 삶을 향유할 수 있는 나라가 진정한 환경복지 선진국이다. 환경복지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DMZ 일원을 보전하고 복원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다.
또 DMZ 일원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관광자원화하는 노력도 꾸준히 하겠다. 작은 강물이 모여서 바다가 된다. 국민 한 사람한 사람이 DMZ를 지키는 데 동참하면 DMZ는 세계가 인정하는 생태의 보고이자 세계평화공원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글·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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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