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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조세 통한 소득재분배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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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5년 동안 복지공약에 필요한 재원은 135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 중 60퍼센트, 약 84조원 정도를 세출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51조원은 세입기반 확충으로 비과세 감면과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2013 세법개정안은 이런 큰 틀에서 마련됐다.

김낙회(53) 세제실장은 “경제활동을 저해하는 세율인상 등 직접적 증세보다는 그동안 세제 혜택을 통해 정책 목적으로 달성한 감면 부분을 우선적으로 정비하고 비과세·감면 등으로 마련된 재원은 복지 지출을 통해 장애인·노인 등 더 어려운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이과세제도와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연말정산간소화제도 도입 등이 김 실장이 그동안 해온 일들이다. 김 실장은 이제 박근혜정부 초대 세제실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조세정책을 총괄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다음은 김 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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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에서 조세부담률을 현행 20.2퍼센트에서 2017년 21퍼센트 내외로 높이겠다고 한 것으로 압니다. 증세를 하기 위한 목적인지요.

“꼭 증세가 목적이라기보다 잠재성장률과 인구구조 등 중장기조세정책 여건과 국정과제, 공약가계부 이행 등에 필요한 재정수요를 감안해 마련한 것이지요. 다만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 경제활력을 저해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세 방안은 피할 생각입니다.”

 

비과세·감면 정비 등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요.

“이번 세법개정안에 따른 전체 세수 효과는 2조4,900억원에 달합니다. 소득공제제도의 세액공제 전환과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 공제한도 설정, 현금영수증 의무발급대상 확대 등으로 4조 4,800억원이 증가하죠. 하지만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자녀장려세제(CTC) 도입, 장애인·노인 고용 시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한도 인상 등으로 1조9,900억원이 감소됩니다.

결국 이번 세법개정안에 따른 세부담 귀착은 서민·중산층·중소기업은 낮아지고, 고소득자·대기업은 높아지게 돼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기능을 보다 강화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의 서민과 중산층을 비롯해 중소기업의 세부담이 약 6,200억원가량 줄어들게 됩니다. 반면 고소득자와 대기업의 세부담은 3조원가량 늘어나게 되죠.”

 

신용카드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지난해에 이어 5퍼센트포인트 추가인하할 방침을 밝혔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용카드 소득공제지원이 약화될 경우 지하경제를 더 키우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신용카드 사용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15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하향조정했으나 직불카드는 30퍼센트로 유지했습니다.

건전소비관행 정착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직불카드 등의 사용으로 전환하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종래 신용카드 사용분을 직불형 카드로 바꾸어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소득공제가 확대돼 공제혜택이 증가하므로,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등의 전체 사용량이 축소되는 등 과표양성화 효과가 낮아질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번에 눈에 띄는 신설 항목 중 자녀장려세제 도입 배경과 대상, 지원 금액 등이 궁금합니다.

“저소득층 조세지원을 위해 근로장려세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일반적으로 자녀장려세제도 같이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동안 근로장려세제만 시행했으나 이번에 자녀장려세제까지 확대하게 된 것이죠. 자녀장려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기본적으로 근로장려세제와 동일하고 총급여액 등 기준금액만 4천만원까지 확대해 수급자 범위를 넓혔습니다.

해당 연도 가구(부부)의 총소득이 4천만원 미만의 무주택 또는 1주택 보유가구에 한하고, 해당 연도 6월 1일 기준으로 가구원이 보유한 재산의 합계액도 1억4천만원 미만이어야 합니다.

지원금액은 최대 50만원까지 지급하고 총급여액 2,100만원 또는 2,500만원(맞벌이)을 기준으로 4천만원까지는 지급액수가 30만원까지 점차 감소합니다. 지원하는 부양자녀 수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으므로 자녀가 많을수록 지원금액이 크게 되죠.”

 

이번에 중소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과세특례제도가 개선돼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시작도 하기 전에 크게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변칙증여에 대해 엄중 과세한다는 기본방향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단 이번 개정은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과 무관한 거래까지 과세돼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위축되는 문제를 보완하려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은 유사업종을 영위하는 가족기업이 많고, 대주주지분이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큰 현실을 감안해 과세 요건을 완화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과세할 경우 비용절감을 위한 기업의 효율적 조직변경을 저해하고, 자기 증여에 과세하는 결과가 돼 타인의 증여에 대해 과세하는 증여세 기본 과세 논리에도 맞지 않는 측면을 감안한 것입니다.”

 

농수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제도의 공제한도를 설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부가가치세는 매출세액(공급가액의 10%)에서 자신이 구입한 재화와 용역의 매입세액(구입가액의 10%)을 공제해 납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농수산물은 면세재화이기 때문에 이를 구입한 음식점 등은 매입세액(매입가액의 10%)을 공제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죠. 농수산물의 경우 각종 조세지원으로 사실상 부가가치세 부담이 0.1~1.6퍼센트에 불과하고, 최고 80배까지 높은 공제율이 적용되는 문제가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음식점 등에서 농수산물 매입액을 과다 신고해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 공제한도를 설정해 부당공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글·박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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