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솔직히 얘기해봅시다. 요즘 게임에서 어떤 캐릭터가 먹힐 것 같나요?”
이의중 선데이토즈 개발사업 이사가 분위기를 잡으며 질문을 던졌다. 덩달아 심각해진 팀원들이 제각기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야채가 어떨까요. 세상을 구하는 친환경 야채 캐릭터를 만드는 거죠. 무, 양파, 홍당무가 괜찮을 것 같아요.”
“요즘 유럽에서는 탄탄한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 뜨고 있어요. 캐릭터보다는 게임작가와 함께 스토리라인을 정리하며 게임을 구상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회사가 스포츠 게임이 없잖아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야구 게임을 한번 준비해봤으면 합니다.”
4월 17일 오후 경기도 분당에 있는 선데이토즈 본사 회의실에서 오간 대화다. 새로운 게임 개발을 앞두고 열린 아이디어 회의 자리였다.
한쪽 벽이 다양한 게임 캐릭터로 장식된 회의실에서 이들은 태블릿피시와 노트북을 돌려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 미국과 유럽의 게임 동향과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주요 게임을 분석하며 이들은 애니팡의 뒤를 이어갈 선데이토즈의 차기작을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3시간여의 회의를 통해 얻은 결론은 “우리에겐 아직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였다. 이 이사는 “매주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며 팀원들에게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을 때까지 밖에 나가서 좀 더 놀다 오라”고 주문했다. 재미있게 놀아야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때문이다.
선데이토즈는 게임산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을 통해 한국 SNS 기반 게임시장을 제패한 기업이다. 이들의 대표작 애니팡은 무려 2,5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애니팡의 성공을 보고 수많은 유사게임이 나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대부분 사라졌고 여전히 애니팡이 게임 사용자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월 말 출시한 애니팡 사천성도 게임순위 6위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
그간 애니팡이 보여준 성공 스토리는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남들보다 한발 먼저 도전했기에 지금의 애니팡이 가능했다.
선데이토즈는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이정웅(32) 대표, 임현수(31) 이사, 박찬석(33) 이사가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이 대표는 한게임 개발자였고, 임 이사는 안철수연구소를 거쳐 엔씨소프트에서 일했다. 박 이사는 T3엔터테인먼트에서 댄스게임으로 유명한 ‘오디션?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SNS 게임 먼저 치고 나와 성공
셋은 각자 회사를 다니면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 모임을 가졌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살린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게 세사람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모임 공간 ‘토즈’에서 만나 게임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눴다. 회사 이름을 선데이토즈로 지은 배경이다. 아이디어가 점차 틀을 잡아가자 결국 사고를 쳤다. 2009년 자신들의 게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해보자며 회사를 설립했다.
아이디어는 넘쳤지만 사업 자금이 부족해 이 대표 어머니가 운영하던 학원 구석에 조그만 방을 얻어 게임을 개발했다. 공들여 개발한 게임은 싸이월드 앱스토어를 통해 소개했다. 애니팡·애니사천성·아쿠아스토리 등이다. 이때 만들어진 애니팡이 변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다양한 게임을 내놓았지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싸이월드를 찾는 방문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수많은 회의를 한 끝에 스마트폰 기반의 게임개발을 결정했다. 이때 그의 눈에 보인 SNS가 카카오톡이었다.
“수익 모델이 필요했던 카카오톡이 게임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7월 애니팡이 카카오톡의 ‘게임하기’에 등장한 배경이지요. 그리고 한달 만에 저도 믿기 힘든 변화가 벌어졌습니다. 순식간에 1,000만명이 애니팡을 다운로드한 것입니다.”
애니팡의 인기는 엄청났다. 두 달 만에 2,000만 명이 다운받으며 국민게임에 등극했다. 서버를 관리하던 임 이사는 “직장인이 서버에 몰리는 출퇴근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컴퓨터를 떠날 수가 없었다”며 “밤새 일하다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고 다시 돌아와서 일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세계적 명품 선보일 꿈 향해 열정 활활
지금 선데이토즈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애니팡의 성공을 이어갈 새로운 게임 개발이다. 이를 위해 이의중 이사는 미국과 유럽의 게임 개발 흐름을 연구하며 한국 게임산업의 변화를 점치고 있다. 그는 “경쟁사 게임 분석보다는 산업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어떤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SNS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게임은 무엇이 될까요. 초등학교부터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어떤 게임을 선호할까요. 질문은 끝도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결국 아이디어가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보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생각이 필요합니다.”
선데이토즈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시장 진출이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열광하는 게임을 꿈꾸고 있다. 이정웅 대표는 “매주 일요일에 만나 게임을 개발했던 열정은 그대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명품게임을 선보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글·염지현(포브스코리아 기자) / 사진·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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