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부동산시장에 군불… 분위기 달라졌다

1

 

4월 7일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본보기집 주변은 집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완연한 봄 날씨에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겸해 아파트를 보러 나온 이들이다. 롯데캐슬, 모아 미래도&엘가 등 한강신도시 본보기집이 모여 있는 곳에는 아파트 본보기집을 보려는 이들로 주차할 공간이 부족했다.

4월 1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4·1 부동산 대책)’이 확정·발표되면서 서울에서 가까운 한강신도시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본보기집 관계자들은 오랜만에 찾아온 내방객들에게 아파트를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부동산시장이 모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시장에서는 4·1 부동산 대책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양도소득세·취득세 면제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부동산 거래가 피부로 느껴질 만큼 뚜렷한 변화는 없다.

다만 표면적으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4·1 부동산 대책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본보기집에는 부동산 관련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 3월 중순부터 예비 주택수요자들의 문의 전화와 방문이 늘고 있다. 지금이 집 구입 적기라고 여기며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려거나 신혼집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2

 

중국 등 외국인 부동산구매 대행사들 문의도 늘어

부동산 대책 발표 일주일 후인 4월 7일 본보기집을 둘러보기 위해 80여 팀이 이곳을 찾았다. 올 1~2월과 비교해서는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내방객이 없던 주중에도 아파트를 알아보러 오는 젊은 주부들도 있다고 한다. 아파트 미분양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진 양상이다.

롯데건설 박창규 사장은 “이번 대책은 전보다 획기적이다. 시장 반응도 전과 다르다.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본보기집 등에) 방문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강신도시 롯데캐슬 분양사업팀 서규석 본부장(43)은 “지난해 6월 분양을 시작했을 당시 본보기집을 찾는 이들이 꽤 많았지만 이후에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4·1 부동산 대책이 나오자 본보기집을 내방하는 고객들이 다시 늘고 있다”며 “몇 달 전만 해도 많아야 주말 하루에 40~50팀이 내방했지만 최근에는 많으면 100팀 정도가 찾아온다”고 전했다.

아파트를 구하려는 이들이 본보기집 담당자에게 묻는 질문도 달라졌다. 전에는 새로 만드는 집 모양만 슬쩍 보고 지나갔지만 이제는 4·1 부동산 대책에 따라 얼마나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물어본다고 한다.

김포 한강신도시 인근 본보기집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부동산 구매 대행사들의 문의까지 들어오고 있다. 이들은 ‘채’ 단위가 아니라 ‘동’ 단위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지 묻고 있다.

롯데캐슬 분양사업팀 박철완(46) 본부장은 “4·1 부동산 대책 전에는 외국계 부동산 자본의 문의가 전혀 없었다”면서 “부동산대책 발표로 아파트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외국인들이 인천공항·김포공항과 가까운 입지여건 때문에 한강신도시를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본국과 서울을 오가는 중국·일본·홍콩 쪽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예비 주택수요자, 관련 법률 국회 통과 때까지 관망

5하지만 아직 실제 계약까지 이뤄지는 일은 드물다. 정책이 국회를 언제 통과해 시행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예비 주택수요자들이 선뜻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는 이유다.

주말을 맞아 대학생 딸과 함께 본보기집을 찾은 허영숙(53)씨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은 네 식구가 함께 지내기에 좁아 이사할 아파트를 보러 왔다. 하지만 오늘은 가격만 비교해보고 돌아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집을 구입할 때가 아닌 것 같다. 4·1 부동산 대책이 나왔지만 국회 통과가 남아 있다. 양도세 문제가 걸려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국회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비 주택수요자들도 국회 통과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며 추이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이들 중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의 관심은 더 높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내집 마련이 보다 쉬워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요즘에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며 “4·1 부동산 대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부류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라고 설명했다.

결혼 3개월 차 새신랑 최진규(32)씨도 생애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 중 한 명이다. 4월 7일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김포 한강신도시 본보기집에 들렀다. 최씨는 “부동산 대책이 국회를 통과하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본 후 아파트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7월 결혼식을 올리는 신성호(37)씨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위한 대출 혜택이 많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결혼을 올리기에 앞서 미리 신혼집을 보러 왔다”고 말했다.

정부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혜택을 늘려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는 4월 10일부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주택기금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소득요건도 상향 조정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주택기금 관련 대책은 국회 통과 없이 시행규칙이나 시행령 개정만으로 바로 적용돼 최씨나 신씨처럼 신혼집을 구하는 이들에게는 직접적인 혜택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보다는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아

부동산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도 변했다. 투자보다 살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박 본부장은 “요즘은 1~2년 살다가 아파트를 팔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적어도 5~7년쯤 거주할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고 있다”면서 “자동차를 오래 쓰면 감가상각이 되는 것처럼 아파트도 조금씩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부동산 활황기처럼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면 4·1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금이 아파트를 살 적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개업소들은 시장 분위기가 빨리 뜨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포 지역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the1한강공인중개사무소 한희숙 소장은 “최근 부동산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집주인들만 흥분해 있다. 집을 팔려는 사람들은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아직 관망세”라고 말했다.

최남선 황금랜드공인중개소장은 “요즘은 30~40대가 집을 안 산다. 부동산 가격이 불안해서 신뢰가 사라진 상태다. 이를 안심시켜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과거에는 정책이 발표되면 공인중개업소에 전화가 빗발쳤다. 그에 비해 지금 시장반응은 미온적이다. 보다 과감하게 정책을 시행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 만기가 돌아온 가구는 전국에 120만 가구다. 이 중 부채가 없는 전세 가구는 43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가격 조건 등이 좋으면 새집을 구입할 수도 있는 수요다.

박 본부장은 “4·1 부동산 대책 이후 집을 사려는 대기 수요가 풍부하다. 이 때문에 한강신도시 인근에는 실제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글·박기태·박상주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