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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소외마을 되살리기 예술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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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사하구 감천2동에는 특별한 마을이 있다. ‘부산의 마추픽추’로 불리는 감천문화마을이다. 산동네였던 이 마을은 동네 곳곳에 설치미술 작품을 만들어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루에 평균 500명 정도가 방문한다.

6·25전쟁 당시 이곳은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동네였다.

1980년대 말까지 3만 명이 살던 마을은 20년 사이 인구가 1만 명으로 급감했다. 주민이 고령화되고 유년층 수가 급격히 감소한 탓이다.

침체된 마을에 정부가 손을 내밀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마을미술프로젝트’를 주최해 문화적 가치가 잠재된 마을에 공공미술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였다. 마을미술프로젝트는 공공미술을 통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마을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마을을 대상으로 지역 예술가들에게도 창작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을 예술활동에 참여시킨다. 예술가들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면서 주민 의견을 반영해 동네를 예술마을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감천2동 프로젝트를 맡은 ‘아트팩토리인다대포’ 김영섭(54) 대표는 “‘부산의 꿈을 꾸는 마추픽추’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감천을 살리는 마을 재생 사업을 했다”며 “지역주민들과 예술작가들이 함께 작업에 참여하면서 마을을 아름답게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예술가들은 미술 경험이 전무한 주민들을 위해 예술 교육부터 시작했다. 감천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70~80대 노인들이다. 정규 미술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어르신들을 위해 도자기 만들기, 천연 염색 등의 미술 강좌가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전문 예술인의 지도로 공예·도자기 제작을 익혔다. 이제는 주민들의 실력도 부쩍 늘어 직접 만든 도자기와 공예품을 마을에 설립한 아트숍에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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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배운 동네 어르신들 창조적으로 변신

김 대표는 “예술 교육을 받으면서 주민들이 마을에 자긍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마을 청소 말고는 할 게 없었던 주민들이 창조적인 집단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감천마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으로 감천 2동에 ‘미로미로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마을 내 빈집 5곳을 평화의 집, 빛의 집, 어둠의 집, 사진갤러리, 북 카페로 변모시켰다. 지난해에는 2009년도에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이뤄졌던 마을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예술 지원이 이뤄졌다. 감천2동은 ‘마추픽추 골목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마을 내에 설치 예술품이 10점 더 늘어났다.

마을미술프로젝트 추진위원회 사무국 홍희숙(49) 부국장은 “예술이 접목되니 마을이 자생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며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마을을 관리하고 관광객에게 안내 봉사를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을 주민들은 사단법인 감천문화마을주민협의회를 만들어 자발적으로 동네 발전방안을 꾀하고 있다.

주민 김정희(43)씨는 “예술작품이 설치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마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예술로 마을의 문화적 가치가 향상된 만큼 경제적 이익까지 도모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마을미술프로젝트 외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문화격차 해소 정책은 다양하다. 저소득층 같은 문화소외계층에게 문화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간 문화 인프라 격차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09년부터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임대아파트 단지나 서민주택 밀집지역과 같은 문화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주민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 단체에 활동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해 주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예술활동이 일어나도록 돕는다.

정부는 향후 복합문화 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기존의 주민센터와 문예회관을 리모델링해 지역사회의 문화동호회가 활동할 여건을 마련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복합문화 커뮤니티센터를 만든 뒤 3년 동안 활동을 지원해 마을 내 문화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지역문화진흥법 만들어 지방 문화 격차 해소

지역문화진흥법 제정도 추진될 예정이다.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의 문화적 환경을 개선해 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법이다. 정부는 법 제정을 통해 서울과 지방의 문화적 편차를 극복할 방침이다.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는 지방의 문화예술 환경을 적극 조성한다는 것이다. 지역 문화예술활동가를 지원해 지역이 지닌 특유의 문화를 부흥시킨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를 위해 전 지역에 분포돼 있는 지역문화재단을 ‘문화인력 육성 거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현재 전국 45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문화재단은 2017년까지 70개로 확대될 계획이다. 문화재단이 전역으로 확대되면 차별화된 지역문화가 창조되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교육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글·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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