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김효나(32) 씨는 매일 아침 9시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성남시 정자동 회사로 출근한다. 회사 건물 3층에 위치한 사내 보육시설 ‘늘 푸른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후 곧장 사무실로 올라온다. 출산 후 2년간 육아휴직을 한 김 씨는 그 후 1년 동안 친정에 아이를 맡겼다. 그때는 아이를 데려다 주고 오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여유가 생겨 저녁 회식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어린이집에서 직원들을 배려해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아이를 돌봐주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는데 회사에서 아이를 돌봐주니 그만둘 이유가 없어졌다”며 “회사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니 믿음도 가고, 동료 직원들도 배려해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이제 막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해서 아직 울고 떼를 쓰긴 하지만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보고 올 수도 있으니 마음이 놓인다”고 덧붙였다.
SK C&C는 ‘집처럼 행복한 회사를 만들자’는 모토 아래 2005년 사내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IT서비스 업계 최초다. 만 2세 이상 영유아 자녀를 둔 임직원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보육 기간은 최대 2년이며 여직원 자녀를 우선해 엄마들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는 직원들이 늘면서 2007년 시설을 확대하기도 했다. 기존 49명이던 정원을 76명으로 늘리고 보육교사도 10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같은 회사 물류서비스사업팀에 근무하는 한윤진(38) 씨는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도 이곳에 맡겼다. 2010년부터 어린이집을 이용한 첫째 딸은 올해 2월 보육기간 4년이 끝나 동네 유치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SK C&C는 더 많은 임직원 자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올해부터 보육기간 4년을 2년으로 줄였다. 한 씨는 “보육 기간이 줄어든 점은 아쉽지만 둘째를 또다시 맡길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아이도, 엄마도 한 건물 안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어버이날이나 명절처럼 특별한 날이면 아이들이 직접 사무실로 올라와 작은 이벤트를 하기도 해요. 사실 큰애 때는 그게 큰 장점인 줄 몰랐는데 이번에 일반 유치원으로 옮기면서 사내 보육시설이 얼마나 좋은지 깨달았어요.”
SK C&C의 사내 어린이집은 집에서 회사로 장소만 이동했을 뿐 같은 건물에서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의 월 이용료는 18만~28만원 수준.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최고 70퍼센트까지 저렴한 수준이다. 비용은 저렴하지만 영유아를 위한 인성과 창의력 개발, 올바른 생활습관 등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SK C&C는 사내 보육시설 외에도 여성 전용 휴게실과 수유실을 마련해 육아를 돕는다. 한 여직원은 “수유실 이용이 편리해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직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가족친화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포스코, 법적 육아휴직 기간보다 긴 최대 2년
남성적 이미지가 강한 철강기업 포스코도 임직원들의 육아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 회사 여직원들은 출산 전후 휴가 90일 외에 육아휴직을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다. 법률에서 정한 기간(1년)보다 훨씬 더 길다. 육아휴직을 쓰지 않을 경우 1주일에 15~30시간 내에서 단축근무를 신청할 수도 있다. 직원들이 평소 자녀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점을 감안해 주말 가족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매월 둘쨋주 토요일에는 직원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가족 체험형 교육을 제공한다.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블록 쌓기, 도자기 만들기,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포스코 임직원과 가족 422명이 참여했다.
포스코는 자녀가 있는 임직원을 위한 직장 보육시설과 수유실 등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2006년부터 제철소가 있는 포항·광양과 서울 대치동 본사에 보육시설을 설치했고, 2012년부터 각 어린이집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정원을 최대 2배로 늘렸다.
현재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어린이집에는 98명의 임직원 자녀들이 다니고 있다. 사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4점에 이른다.
포스코 HR지원실 소속인 박태준(38) 씨는 올해 2월까지 아들 세혁(5) 군과 함께 출퇴근했다. 사내 어린이집이 첫 개원하던 2010년부터 4년간 아이를 맡겼다. 포스코 역시 여직원 자녀가 우선이지만 시설을 확장하며 대기순번이던 남자 직원 자녀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졌다.
“아이가 아프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갈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어린이집 행사나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하기 쉽고요. 교사 수준이나 시설도 훌륭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서울 시내에서 가장 좋은 어린이집’이라고 칭찬이 자자해요. 회사에서 육아를 도와주니 직원들도 마음놓고 업무에 열중할 수 있습니다.” 박 씨는 “사내 보육시설이 없었다면 비싼 돈을 주고 개인 보모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아빠로서 육아에 한몫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글·허정연 기자 20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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