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지난 10월 27일 청와대에서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청와대 경내인 녹지원의 아름다운 잔디밭에서 국악과 현대 음악이 어우러진 ‘아리랑’ 공연이 한판 흐드러지게 펼쳐졌다. ‘아리랑’이 보통 음악인가. 우리 민족의 애환과 역사를 품은 우리 음악의 상징이자 문화의 상징 아닌가.
박근혜정부 들어 문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아 문화를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기분이 좋다.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의 정책을 견인하는 4대 국정기조에 ‘문화융성’을 내건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문화융성은 다른 국정기조를 구현하는 데도 꼭 필요하다. 예컨대 경제부흥의 핵심인 창조산업도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산업, 곧 콘텐츠 산업이 생명이다. 종교를 비롯해 공연, 전시, 여행, 스포츠 등 문화적 활동이 국민행복의 근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열고 또 통일 후 남북 간 동족의 화해와 화합을 통해 진정한 통일기반을 구축하는 데도 비정치적인 문화교류와 문화활동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문화융성은 그러나 그리 간단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니다. 문화의 속성 자체가 오랜 시간을 두고 함께 공유하면서, 학습되고 또 축적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융성을 위해서는 시간과 돈과 구성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즉 문화융성은 난을 치듯이 기초부터 정성을 다해 닦고 보듬고 키워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응용산업이라 할 수 있는 문화산업에 가려 고사 상태에 빠진 기초예술, 곧 순수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문화재정 2퍼센트’ 공약은 최근 복지재정 수요가 커지면서 쉽지 않은 과제가 되었지만, 이것이 실현된다면 문화정책사에서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다. 사실 복지 중에서도 최고의 복지는 문화복지인 만큼 복지재정의 일부를 문화재정으로 돌린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문화가 돈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 없는 문화진흥은 생각할 수 없다.
문화융성은 뭐니 뭐니 해도 정부와 기업, 그리고 일반 국민의 문화의식과 노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노력은 곧 대통령의 노력을 의미한다. 충분한 문화재정을 확보하고, 국정기조의 뜻 그대로 모든 정부 정책에 문화인식을 반영하는 일은 문화체육관광부만의 노력으로는 벅차다. 그래서 정부 출범 후 대통령이 직접 문화융성위원회 보고를 받고, 관광진흥확대회의를 주재한 것에는 상징 이상의 구속력이 있다고 하겠다.
기업들도 문화예술에 대한 기부를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이미 해외 수출은 물론 방한 관광객들로 인한 상품 판매고에 한류를 비롯해서 우리 문화가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
녹지원에 울려퍼진 ‘아리랑’의 여운이 이 나라 방방곡곡에 들불처럼 퍼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이 녹아들고 마음이 부자가 되는 나라, 문화와 예술이 생활 자체가 되는 나라, 그래서 온 사회에 문화가 아름답게 꽃핌으로써 진정으로 문화가 융성한 나라가 되기를 염원한다.
글·박양우(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201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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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