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중국 삼국시대, 오(吳)나라의 장수 여몽(呂蒙)은 두 가지 일화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신으로 모셔지기도 하는 촉나라 장수 관우를 죽인 인물이 다름 아닌 여몽이고, 괄목상대(刮目相對)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도 여몽이다. 무예에는 처음부터 능했지만 학문에는 약했던 여몽이 “학문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주군 손권의 말 한마디에 전쟁터에서도 책을 놓지 않아 매우 짧은 기간에 놀랄 만한 학식을 갖추게 됐다는 일화에서 나온 말이 바로 ‘괄목상대’다.
요즘은 그야말로 괄목상대의 시대다. 눈을 감았다 뜨면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기존의 것은 새로운 것으로 대체된다. 우리의 평균수명도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것 중 하나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60세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고, 그나마 남자들은 채 환갑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평균수명은 81세를 넘어서 불과 40여 년 만에 20년 이상 수명이 늘어났다. 그런데 오래 살게 되면서 뜻하지 않은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얼마나 살 것인지’보다 ‘어떻게 살 것인지’가 화두가 된 세상이다. 그 무수한 시간을 어떻게 살고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다.
현실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는 ‘준비’뿐
노후 준비의 기본은 먼저 먹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즉, 길어진 노후생활을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을 마련해 둬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65세 인구의 빈곤율이 49퍼센트를 넘고 있어(2013년 통계청) 고령자 2명 중 1명은 빈곤층이다. 경제적 노후 준비가 매우 부실한 상태임을 방증한다. 따라서 경제활동이 힘들어지는 노년에 대비해 돈을 벌고 있을 때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즉, 직장에 다니고 있을 때 퇴직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금을 통해 미리 노후의 생활자금을 마련해 둬야 한다. 많은 직장인이 퇴직금을 중간에 정산해서 일반 생활비로 소진해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노후의 월급을 미리 당겨 쓰는 것에 지나지 않아 노후를 궁핍하게 할 뿐이므로 지양해야 한다.
또한 회사가 지원해 주는 퇴직연금만으로는 현실적으로 부족하다. 회사 지원자금에 더해서 본인이 최대한 더 불입해 퇴직연금규모를 늘려야 한다. 여기에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통해 추가적인 준비를 한다면 노후의 재정적 토대는 어느 정도 마련이 가능하다. 직장을 그만두고 각종 연금을 받기 전까지 공백 기간이 있을 수 있는데, 이 기간에 대비해 기타의 개인연금이나 목돈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먹을 준비를 했으면, 더불어 먹고 나서 무얼 할지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먹고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다. 은퇴 후에도 20~30년은 거뜬히 살 수 있는 요즘인데, 먹고 소비하는 것만으로 채우기에는 이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자식과 가족 등 타인의 가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에 딱 좋은 시기가 바로 은퇴 이후다. 하지만 자아실현과 같은 비재무적인 가치의 실현은 준비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이다. 은퇴와 동시에 “자아실현을 하겠다”고 해서 ‘지니’(램프의 요정)가 궁궐을 짓듯 하루아침에 뚝딱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교육도 받으면서 경제적 토대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
글·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서동필 차장(CFA·공인재무분석사) 2014.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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