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모든 기업은 최고의 직장(GWP, Great Work Place)을 꿈꾼다. GWP는 신뢰와 자부심을 가지고 동료들 간에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훌륭한 일터를 뜻한다. 그러려면 일거리만큼 다양한 놀거리가 보장돼야 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하는 행사란 늘 체육대회·등산·회식뿐이다.
잠자던 ‘오감(五感)’을 깨울 신나는 놀거리를 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해보자는 게 우리의 사업 주제다. 회사를 열었고, 이제 1년이 됐다. 스티브 잡스 사진에 내 얼굴을 겹쳐보며 희망을 품을 때가 있었고, 정신 감정을 받아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불안감에 휩싸일 때도 있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평정심을 유지하게 됐지만 창업을 힘들게 하는 여러 요인은 남아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의 도움을 받았다. 두 곳의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금도 받았다. 하지만 이 돈은 인건비나 생활비 명목으로 쓰지 못한다. 베타 서비스를 마치고 정식 버전을 준비하는 지금 직원은 나를 포함해 4명이다. 창업에 뛰어들기 전 짧은 사회생활을 통해 각자 모았던 돈이 조금 있었지만 학자금 대출금과 생활비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지금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같은 금액을 지원받더라도 우리가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다면 창업 준비 기간이 좀 더 단축되지 않을까? 지원금의 오용을 막기 위한 것이지만 사람이 재산인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이 점이 가장 걸린다.
대부분의 벤처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기획은 비교적 쉽지만 이를 구현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기술이 필요하다.
물론 지금도 다양한 벤처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교육 내용은 대부분 리더십이나 태도,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주로 정신교육인 셈인데 벤처기업에 정말로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기술이다. 그래서 이미 성장한 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배우긴 어려우니 기술이 있는 곳과 손을 잡으면 된다. 하지만 대기업 담당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가 대기업과 벤처의 활발한 협업을 위해 플랫폼을 열어주고,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좋은 중개자가 돼주면 어떨까?
벤처는 모험이고, 개척이며, 추진이다. 발굴 또는 도약이란 단어와도 잘 어울린다. 이 단어들의 진짜 의미가 살아나려면 생태계가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벤처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는 무엇보다 반갑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방향이다. 많은 벤처 관련 정책이 우리 같은 ‘창업쟁이’를 돕고 있지만 지원 정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창업하도록 만들 것이냐’가 아닌 ‘창업자의 준비 기간과 성장 단계를 어떻게 단축시킬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글·박지한 WEEBUR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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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