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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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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에게 널리 사랑받는 스타들에게는 ‘국민 ○○’라는 애칭이 붙는다. 이를테면 ‘가왕(歌王)’ 조용필은 ‘국민 가수’, ‘양촌리 김 회장’ 최불암은 ‘국민 탤런트’로 통한다.

‘국민 스포츠’인 야구에도 ‘국민 감독’이 있다. 원조는 ‘코끼리’ 김응용(73) 한화 감독이다. 김 감독은 19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에서 한국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한국야구의 세계대회 우승은 니카라과 슈퍼월드컵이 처음이었다. 김 감독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동메달을 차지하며 올림픽 사상 첫 메달의 기쁨도 누렸다.

‘국민 감독’ 바통은 김 감독의 한일은행 후배인 김인식(67) 전 한화 감독이 이어받았다. 김 감독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로 화려한 신‘ 고식’을 치르더니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일약 ‘국민 감독’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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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통합우승 이룬 ‘준비된 감독’

류중일(51)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제 3대 ‘국민 감독’ 야망을 키워가고 있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 지휘봉을 잡은 뒤 3년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일구며 명실상부한 리그 최고 사령탑에 등극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다. 올해 류 감독은 국내리그에서는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2연패이자 아시아경기대회 통산 4번째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류 감독은 현역 시절 ‘류격수(류중일+유격수)’라는 애칭을 얻었다. 넥센 강정호 같은 홈런타자는 아니었지만 견실한 수비는 그만의 전매특허였다. 삼성에서만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몸담았던 류 감독은 2011년 제13대 삼성 감독에 선임됐다.

기자는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한 달여 만인 2011년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한 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류 감독은 “모든 야구선수가 다 그렇듯 나 역시 훗날 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은 갖고 있었다. 또 나만의 야구도 하고 싶었다. 단지 그 기회가 갑작스럽게 찾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3‘감독’ 류중일은 승승장구했다. 부임 첫해 우승컵을 보듬더니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정상에 섰다. 1982년 출범한 한국프로야구에서 감독 데뷔 첫해 우승은 선동열 KIA 감독(삼성 재임 시절이던 2005년)에 이어 류 감독이 두번째다.

또 3년 연속 통합우승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다. KIA의 전신 해태가 1986~89년 4연패를 이루긴 했지만 통합 4연패가 아닌 한국시리즈 4연패였다. 거칠 것 없이 잘나가던 류 감독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지난해였다. 류 감독은 제3회 WBC에서 예선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1, 2회 대회 때 김인식 감독이 4강과 준우승을 일궜던 터라 예선 탈락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류 감독은 “지난해 WBC 때는 투수 엔트리 8명이 바뀌었다.

크고 작은 부상 때문에 (여러 선수들이) 막판에 나갈 수 없다고 했다. 따져보면 1~8번은 못 나가고 9~16번이 뽑혔다”면서 “그렇지만 아시아경기대회는 다르다. 최고 선수들을 뽑았으니 금메달을 꼭 딸 것 같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은 9월 15일 오후 3시 한자리에 모여 상견례를 하는 것으로 금메달 담금질에 들어간다. 또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합동훈련을 소화한 뒤 선수촌에 입성한다. 숙적 일본이 전원 아마추어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 만큼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한국이 참가국 가운데 최고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금메달이 떼어놓은 당상은 아니다. 한국은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복병 대만에 이어 ‘아마추어’ 일본에마저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동메달에 그쳤다. 이름하여 ‘도하 참사’였다.

최강 전력으로 대표팀 구성… ‘도하 참사’ 재현 없다

한국은 대표팀 최종 명단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을 남겼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 자격으로 대표팀 선발에 참여한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보기에 따라 한두 명이 아쉬울 수도 있지만 가장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고 생각한다”고 류 감독을 거들었다. 류 감독은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지 않고 코치들과 선수들의 생각을 최대한 존중하는 수장으로 평가된다. 항우(項羽)보다는 유방(劉邦) 스타일에 가깝다. 여하(如何·내 생각이 어때?)가 아닌 하여(何如·어떻게 할까요?)로 선수들에게 다가간다.

“(금메달을) 자신해야죠. 저는 제 능력보다 선수들의 능력을 믿는 스타일입니다. 이 멤버로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죠. 준비 잘할 겁니다. 결과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글·최경호 기자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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